열린 관광지, 시·청각장애인 정보 접근 ‘미흡’

세미원에 촉지도가 설치는 되어 있으나 관리 미흡으로 음성지원이 불가하다.
▲세미원에 촉지도가 설치는 되어 있으나 관리 미흡으로 음성지원이 불가하다./ⓒ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관광환경 편의시설, 법적 기준 개선 필요”

2015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열린 관광지 확대로 주요 관광지의 물리적 접근성은 어느 정도 구축되었으나 홈페이지, 관광 안내 등의 전자 정보 접근은 여전히 형편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이하 센터)에서 관광환경의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2017-2018년 지정된 열린 관광지 중 8곳을 선정하여 시·청각장애인의 관점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관광환경 모니터링 결과를 점수로 환산하여 3점이 ‘적정’, 2~2.9점이 ‘보통’, 1~1.9점이 ‘미흡’, 0~0.9점이 ‘없음’으로 접근성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열린 관광지의 정보 접근성 점수는 현저하게 낮았다. 사전정보 및 이동로를 제외한 관광지 내 관광환경은 각 항목마다 평균이 0점에서 0.9점 사이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열린 관광지별로 봤을 때 평균 0.9점으로 가장 관광환경이 잘 되어 있는 곳이 삼탄아트마인과 삼례문화에술촌이지만 평균점수는 1.1점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이 0.5점으로 가장 낮았다.

열린 관광지 관광환경 모니터링 결과

센터에 따르면 사전정보의 평균 점수는 0.5점으로 관광지 안내 사이트는 있으나 열린 관광지의 편의시설을 안내하는 곳은 없다. 사이트 내 음성지원이 안 되고 8곳 중 2곳에는 관광지를 소개하는 동영상은 있지만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막이나 수어는 없다.

관광지 내 이동로 및 관광안내소가 1.0점으로 미흡하며, 대중교통 및 자동차를 이용한 물리적 접근성은 2.0점으로 ‘보통’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나 택시 이용은 용이하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은 미흡했다. 7곳이 대중교통에서 내려 주출입구까지 유도 및 안내시설은 아예 설치가 되어 있지 않으며, 일부 또는 전 구간에 인도가 없이 차도로 이동해야 한다.

열린 관광지 8곳 중 7곳은 주출입구에서 매표소, 관광안내소까지 안내하는 점자블록이 없으며, 모든 열린 관광지가 점자안내판까지 유도하는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점자안내판의 위치도 찾기 어렵다. 점자안내판의 음성지원은 관리 미흡, 유지보수의 어려움 등으로 방치되거나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시·청각장애인의 비전자 정보에 대한 편의제공 의무는 공중화장실, 공공건물 및 시설 등 생활과 인접해있는 환경에만 적용된다. 이에 점자전용 안내판을 제외하고는 점자, 음성지원은 없을 뿐만 아니라 글씨도 작거나 읽기 어려운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열린 관광지에 해설사가 있어 인적 지원이 가능하지만, 수어가 가능한 해설사는 없었으며, 수어통역센터와 연계되어 있지 않아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다. 체험장 또는 이용시설까지 유도 및 안내하는 시설은 없었으며, 체험 및 이용에서 점자, 수어 지원이 없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촉감을 활용해 전시물이나 조형물을 알 수 있으나 만져보면서 관람할 수 있는 관광지는 1곳 뿐이었다.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시설의 문제는 더 심각했다. 실내시설에 소화전과 함께 비상벨, 경광등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실외의 경우 열린 관광지 중 1곳에 소화전이 설치된 것을 제외하고 그 외에 비상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시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특히 화장실 비상벨의 경우 열린 관광지 내 장애인 화장실에서는 8곳 모두 있었으나 일반화장실에는 8곳 중 3곳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설치된 비상벨은 대부분 버튼식으로 되어 있다. 한 곳은 일반화장실에 비상벨이 버튼이 아닌 음성인식으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를 안내하는 점자도 없다.

현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 24조의2에는 관광시설에서의 차별금지와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구체화하거나 실질적으로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장애인등편의증진법에는 전시장, 동·식물원 등 일부만 포함되어 있을 뿐 ‘관광시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기준은 제외되어 있다.

이에 센터는 “관광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개선하기 위해서 먼저 법 기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광지에 가기 위해서 교통시설을 이용하고, 식사를 하며, 숙박을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자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면서 “관광을 위한 전 과정에서 개선이 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 다양한 부처 및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세세하게 설치되어 있는 남산 순환 나들길과 음성해설기기, 수어해설사 등을 통해 장애인의 정보접근을 지원하는 경복궁을 제시했다.

덧붙여 센터는 정부부처 간 협력과 함께 장애인단체, 당사자 등 민간과의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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