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S 장애 인정 촉구… 등록제 폐지 논의 불붙나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15일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 앞에서 CRPS 환자의 장애등록인정 촉구 및 15가지 유형으로 제한하는 현행 장애인 등록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15일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 앞에서 CRPS 환자의 장애등록인정 촉구 및 15가지 유형으로 제한하는 현행 장애인 등록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신청인, “CRPS 환자들이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살 수 있길 바래”
  • 대법원, “일상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으면 장애”

지난 8일 보건복지부 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하 CRPS) 청년의 호소에 이어 CRPS로 인한 신체상의 장애를 새로운 장애유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 법률지원단은 15일 장애등록여부 심사기관인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 앞에서 CRPS 환자의 장애등록인정 촉구 및 15가지 유형으로 제한하는 현행 장애인 등록 제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김재왕 변호사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장애를 신체적, 정신적 손상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참여에 어떤 장애를 받고 제약을 받는지에 따라 장애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에서는 장애를 신체적, 정신적 손상으로 규정하고 장애인 등록을 해야만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장애인연금은 물론 장애인용 주차 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별표1]은 지체, 시각, 청각 등 15가지 유형만을 규정하고 있고, 보건복지부 고시 ‘장애등급판정기준’은 15가지 장애 유형에 대한 판단 기준만을 제시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대법원(2019. 10. 31.선고 2016두50907 판결)은 장애등록을 신청한 자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임이 분명하다면, 15가지 유형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유사한 장애유형을 유추 적용하여 장애등급을 판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면서 “CRPS 환자 박 모씨의 경우에도 마취통증의학과는 장애정도를 판정하는 전문과목이 아니다 보니 장애등록에 필요한 진단서조차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재활의학과에 가서 진단을 받아 장애인등록신청을 하게 되었다“고 장애인등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CRPS뿐 아니라 HIV 감염인, 뚜렛 증후군, 치매 등이 있는 사람들은 장애인 등록이 안 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CRPS로 이번에 장애인등록을 신청한 당사자 박 모씨(이하 신청인)는 종합병원 간호사로 근무 중 2012년 1월, 이동식 내시경 기계에 오른쪽 발목이 끼는 큰 사고를 당했다. 신청인은 이후 정형외과에서 상처 부위의 치료 및 수술을 받았지만 통증·부종·이질통 등이 지속됐고, 결국 2017년 8월 CRPS 1형 확진을 받았다.

이날 신청인은 참석을 못해 대신 신청인의 발언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미연 변호사가 대독했다.

당사자인 박 모씨의 발언을 대독하고 있는 조미연 변호사/사진=더인디고

신청인은 “환부인 발목에 극심한 통증이 계속 이어져 불타는 듯한 작열통과 2-3일에 한 번꼴로 느껴지는 돌발통을 겪고 있다. 현재 통증은 오른쪽 족부(발바닥)와 무릎까지 전이·확대된 상태다. 통증으로 인해 매일같이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함은 물론, 복부에 척수신경자극기를 삽입하여 1주일 간격으로 신경차단술을 받으며 통증을 조절하고 있다. 이따금씩 돌발통이 견딜 수 없을 때는 119 구급대를 불러 응급실에 가서 모르핀을 주입하여 간신히 통증을 완화시키기도 한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살인적인 통증으로 어금니는 부서지고 일상은 꿈도 꿀 수 없다. 택시를 불러 이동하고 대부분 휠체어를 타고 있으며 조퇴와 결근을 반복하고 진통제인 모르핀의 약만 늘어가고 있다. 간간이 죽음을 생각한다.”면서 “통증 부위를 잘라내고 싶을 만큼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낸 것은 사회적 고립을 감내하면서 외롭게 싸우는 통증증후군 환자들이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의료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신청인은 CRPS로 인한 신체적 장애 때문에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5가지의 장애 유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장추련 나동환 변호사는 “신청인과 같은 CRPS 환자들은 신체 관절의 일부를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함은 물론, 휠체어를 보조수단으로 이용해야 할 정도로 보행과 일상적인 움직임에 제약이 크다.

이어 “국가유공자법과 산재보험법은 CRPS를 장애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절차를 두고 있고, 신체적·정신적 손상과 기능 상실로 인한 사회적 제약이 존재하는 장애 유형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CRPS 환자들의 장애인 등록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복지부 관계자가 기자회견에 참여해 추후 면담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고, 이에 장추련 박김영희 장추련 상임대표는 CRPS 환자들의 장애등록인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복지부에 의견서 전달하는 박김영희 대표/사진=더인디고

박김영희 대표는 “일상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15개 장애유형으로 등록되지 않아 장애인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15개 장애유형에 문제 있다고 말을 했으나 너무 늦게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그동안 15개 유형에 갇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콜택시 타고 요금 할인받고 하는 것으로 우리 삶을 제한하고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어떻게 투쟁하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복지부와 관계기관이 예산의 틀 안에서 제한하고 배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장애유형이 좀 더 확대되고 결국 누구나 일상의 삶이 어려우면 누구나가 일상생활이 어려우면 국가에 개별적으로 신청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당장은 CRPS 환자의 장애인등록이 중요하다. 하지만 15개 유형으로 제한한 현 장애인등록제도 자체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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