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비수급 빈곤층 73만 명…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위해 방안 모색해야

의료보장 자격별 1인당 진료비(2018년)
의료보장 자격별 1인당 진료비(2018년) 주: 진료실 인원 기준.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2019). 2018년도 건강보험통계연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2019). 2018년도 의료급여통계연보 자료 재구성.
  • 비수급 빈곤・차상위 가구의 절반 이상 의료비 지출에 부담
  • 의료급여 총진료비에서 입원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54.1%
  • 연구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까지 의료보장 제도 개선 모색해야”

최근 정부가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1~2023)’을 발표하면서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를 약속했지만 정작 의료급여는 제외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요구와 관련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26일 발간한 『보건복지 ISSUE & FOCUS』 제393호는 이와 관련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정책 과제’를 담았다고 밝혔다.

의료급여는 ‘제1차 기초생활보장제도 종합계획(2018~2020)’의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계획을 유지하되 기준 개선을 통해 의료급여 수급자를 확대하고, 3차 종합계획 수립 시까지 수급권자의 부양의무자 기준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기초생활보장 급여별 수급자 및 수급 가구 현황

2019년 현재 전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는 약 188만 명이다. 급여별 수급자 현황을 살펴보면, 생계급여 수급자 약 123만 명(94만 가구), 의료급여 수급자 약 140만 명(104만 가구), 주거급여 수급자 약 168만 명(119만 가구), 교육급여 수급자 약 29만 명(20만 가구)이다.

2019년 기초생활보장제도 사업별 예산을 보면, 의료급여가 약 8조 6000억 원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 예산 중 가장 많으며 생계·해산장제급여보다도 약 1.8배 높은 수준으로, 수급자 수와 사업별 예산을 고려하면 의료급여 수급자 1인당 급여비가 기초생활보장제도 중 가장 높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사업별 예산 현황(2019년)
기초생활보장제도 사업별 예산 현황(2019년) 주: 세출 규모는 예산 기준임. 자료: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사무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9).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9.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의료 이용 현황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건강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 의료 이용 시 낮은 수준의 본인부담을 부과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의료급여 수급자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약 485만 원으로, 건강보험 대상자 1인당 진료비 약 162만 원의 3배 수준이다.

입원, 외래 및 약국으로 구분해 보면, 의료급여 수급자 1인당 입원 진료비는 약 889만 원으로 건강보험 대상자 대비 2.3배, 외래 진료비는 약 150만 원으로 건강보험 대비 2.2배, 약국 진료비는 약 86만 원으로 건강보험의 2.4배 수준으로 건강보험 대상자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의료이용 행태는 자격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의료급여 총진료비에서 입원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54.1%로 건강보험 37.0%보다 17.1%포인트 높았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난 10여 년간 지속돼 왔다.

의료급여 비수급 빈곤층의 규모 및 의료서비스 박탈 정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로 선정되려면 가구의 소득인정액 기준과 부양의무자 기준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한다. 현재 의료급여 비수급 빈곤층(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은 73만 명(48만 가구)으로 생계급여 비수급 빈곤층(기준 중위소득 30% 이하) 34만 명(22만 가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가구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이면서 의료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은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비수급이라 할 수 있다.

의료서비스 이용의 필요성은 있었으나 병·의원을 방문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미충족 의료 욕구에 대해 분석한 결과, 중위소득 40% 이하 비수급 빈곤층에 해당하는 가구의 미충족 의료 욕구 정도가 수급 가구(17.4%)나 일반 가구(4.6%)보다 높게 나타나 의료서비스 이용에서 비수급 빈곤 가구의 박탈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비에 대한 가구 부담 수준을 분석한 결과, 의료급여 수급 가구에서 의료비 지출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가구 비율은 18.3%로 일반 가구(26.6%)보다 낮았다. 반면 비수급 빈곤 가구와 차상위 가구 중 의료비 지출이 부담된다는 가구는 각각 50.6%와 53.0%로 비수급 빈곤 가구와 차상위 가구의 절반 이상이 의료비 지출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정책 과제

의료급여는 수급 자격이 사전 결정되지만 급여 수준은 수급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 사회·환경적 요인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급여비도 사후 결정되는 구조여서 재정지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황도경 보건정책연구실 건강보험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재정 관리 기전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2년 이후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2023년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급여비는 약 3조 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으로 가정해 추계한 국회예산정책서 보고서에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5조 9000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연구위원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시까지 차상위계층 본인부담 경감, 긴급(의료) 지원, 재난적 의료비 지원 제도, 본인부담 상한제 및 보장성 강화 계획 등 비수급 빈곤층에 대한 의료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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