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장애인시설 집단감염, 복지부 매뉴얼 작동되나?

여주 장애인 거주시설 추가 확진 보도 내용
ⓒ유튜브 화면 캡처/https://www.youtube.com/watch?v=qJUMCnn_dS8
  • 라파엘의집 등 연이은 집단감염 속 예산 없이 매뉴얼 작동 가능?
  • SRC재활병원 집단감염, 제2의 청도대남병원 사태 오나
  • “코호트 격리는 경증을 중증으로 만드는 전염병 인큐베이터” 지적도

[더인디고 조성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 장애인, 노인 등 감염 취약계층이 집단으로 입소해 있는 요양기관 및 거주시설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해 방역 당국의 대책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개발한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되는지 의구심까지 이는 상황이다.

지난 13일부터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을 시작으로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SRC재활병원,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 등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등에서 다수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또 지난 25일에는 여주시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인 ‘라파엘의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 현재 수십 수백 명의 입소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임시폐쇄를 알리는 SRC재활병원 홈페이지 팝업 창 화면 캡처
SRC재활병원 홈페이지 팝업 창 화면 캡처

하지만 이들 시설에 대한 정부의 동일집단(코호트) 격리와 미진한 대책들로 인해 제2의 청도대남병원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정신병동 입원환자 102명 중 101명이 감염된 바 있다. 바이러스 전파가 빠른 폐쇄병동의 특성과 마땅한 대안도 없었다는 이유에도 불구하고 코호트 격리에 대한 문제도 함께 지적된 바 있다. 사망자 대부분이 코호트 격리조치로 인한 병원이나 시설 등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17일 정부브리핑에 따르면 SRC재활병원의 경우 16일 첫 확진환자 발생 후 접촉자 조사 중 31명이 추가 확진되어 누적 확진자는 총 32명이었다. 하지만 16일부터 임시폐쇄에 들어간 해당 병원은 현재 누적 확진자가 135명에 이른다.

관련하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SRC재활병원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방역 당국의 현장 대응이 오히려 사태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6일 성명을 통해 “격리된 70여 명의 대부분은 호흡기 문제 등 다양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 사망 위험성이 높은 중증 환자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큼에도 여전히 타 병원으로의 전원이 원활하지 않다”며 “환자 이송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코호트 격리 중인 원내는 다인실(6인 1실) 구조로 인해 직원과 환자가 화장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별도 휴게공간이나 감염 동선조차 확보되지 않아 끊임없는 교차 감염이 우려된다”며 “방역 당국은 코호트 격리된 사람들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회복시킬 방안을 찾는 것이지 격리자가 감염될 때까지 끝까지 가둬두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도대남병원을 통해 감염병에 취약한 계층을 코호트 격리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 바 있는데, 다인실 구조의 정신병동을 그대로 유지한 채 코호트 격리를 실행하는 것은 경증을 중증으로 만드는 전염병 인큐베이터와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중심의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매뉴얼’에 대해서도 무용지물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시 코로나19 발생 5개월이 지난 후에야 개발한 것도 아쉽지만 장애인뿐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만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과 실제 발생 시 어떻게 시의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냐는 문제 등이 지적된 바 있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의 대응 경험과 일부 장애인 단체의 의견 등을 반영하여 제작한 만큼 현재 상황에서 참고할 만한 매뉴얼은 시설 폐쇄 등에 따른 ‘장애인 거주시설 대응 지침’이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장애인 생활시설 감염으로 폐쇄되는 경우 임시시설, 주변 생활치료 센터, 병원 등 지역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임시시설은 1인 1실, 화장실 등이 갖추어진 주거 환경지원 및 인력 재배치를 의미한다. 또 격리공간 부족 시에는 시·도별 접촉자 격리시설로 이송하게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도 최근 재활병원 및 장애인 거주시설 등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시점이 열흘이 넘었는데도 과연 복지부의 매뉴얼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관련하여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근배 정책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복지부 매뉴얼은 구체적 이행에 대한 내용이나 수반된 예산이 없어 작동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면서 “임시 시설을 만든다는 것은 주거 분산을 말하는데, 거주할 곳을 누가, 어디에서 구하며 관련 예산은 누가 부담하는지가 없다. 또 집단 돌봄에서 분산 돌봄이 될 경우 돌봄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그 예산은 또 누가 부담하는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 단체에서도 의료적 필요에 따른 일시적 코호트 격리는 반대하지 않으나 코호트 자체가 길어지거나 이것만 대책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주거 지원을 요구해 왔다”면서 “매뉴얼에 주거 지원 등이 포함되었으나 관련 주체나 예산문제가 없어 전혀 작동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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