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Young의 쏘Diverse] 코로나19와 장애 권리에 대한 보고서

Disability rights during the pandemic report(코로나19 중 장애 권리 보고서) 표지
ⓒDisability rights during the pandemic report(코로나19 중 장애 권리 보고서) 표지
김소영 더인디고 집필위원
김소영 더인디고 집필위원

[더인디고=김소영 집필위원] 지난 10월 22일 7개 국제 장애인 인권단체가 연합하여 코로나19 대유행 하는 동안 134개 국가 당국의 관련 조치가 장애인을 보호하는 데 얼마나 미흡했는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나는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Validity 재단의 공동대표 Steven Allen을 통해 본 서베이를 알게 되었다. 전 세계가 팬데믹에 갇힌 상황에서 장애인에 대한 각 국가의 조치를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자료라고 생각되어 번역을 진행하였다.

서론의 연구 방법 등은 시간 관계상 번역하지 않았고, 주요 이슈의 내용과 결과가 적힌 본문과 결론만 번역 및 요약하였다. 미흡한 만큼 번역본은 참고만 하길 바라며, 원문도 함께 첨부하였으니 필요한 경우 함께 보길 권한다.

보고서는 4개의 주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에 대한 부적절한 조치 ▲치명적인 수준의 상당한 지역사회 지원 중지 ▲소수장애인에 대한 불균형적인 효과 ▲건강 보건에 대한 접근 거부 등이다.

Part 3에서는, ‘시설 거주 장애인에 대한 부적합한 조치’를 다루었다. 이미 시설 수용 자체가 인권 침해인 상황에서, 여러 방역 조치들은 시설을 감염과 죽음의 진원지로 만들었다는 것이 조사 결과이다. 응답 중 33%는 정부에서 시설 보호를 위한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고 응답하였고, 67%가 조치가 취해졌다고 응답하였는데, 불행히도 그러한 조치들은 ‘거주 장애인의 외출금지 조치’가 69%, ‘가족 등의 방문 제한 조치’가 80%를 넘었다.

더욱 우려되는 상황은 이와 같은 조치가 아무런 감시 체계 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임시 폐쇄된 시설에서 더 큰 인권 침해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다. 시설에 종사하였던 의료 종사자의 답변에 의하면, 대유행 기간에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 특히 정신건강 시설에서는 진정제 투여, 비동의 과잉처치, 감금 등이 일상적이었다고 답변했다. 안도라의 한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의 자해가 늘어나고 있는데, 시설에서 이를 막기 위한 해결책은 과잉처치하는 것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Part 4는 ‘치명적인 수준의 상당한 지역사회 지원 중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장애인은 그동안 일궈왔던 자립생활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자립생활을 위한 지역사회 활동지원 등의 서비스가 모조리 중지되었기 때문이다. 또 많은 나라에서 식량과 필수품에의 접근도 문제가 되었는데, 81개의 국가에서 1/3의 장애인이 식량에 접근이 불가능했다고 답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경찰 등 공권력의 도 넘은 폭력은 그야말로 두려운 수준이었다. 극단적인 사례로, 우간다에서는 두 명의 장애인이 통행 금지 시간에 밖에 있었다는 이유로 총을 맞았다. 이들은 농아인으로 안타깝게도 통행 금지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했으며, 당시 주변 상황도 알 도리가 없었다고 한다.

Part 5는 방역 정책이 ‘소수장애인에 미치는 불균형적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소수장애인은 장애아동, 장애여성, 장애소녀, 노숙 장애인, 격오지 등 시골에 사는 장애인 등이며, 그들은 이중, 삼중의 다층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아동의 경우 ‘장애아동/장애아동 가족 지원을 위한 조치’ 질문에 대해 ‘상당한 조치가 있었다’는 응답은 고작 10% 안팎이었으며,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는 대답이 43%, 55%였다. 특히 네팔, 체코 등 많은 나라의 답변에서 장애여성과 장애소녀는 교육이나 직장 생활 등의 외부 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폭력을 가하는 파트너와 함께 고립되었다는 증언이 있었다. 그래서 장애여성을 향한 여러 형태의 폭력이 증가했지만, 정부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았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마지막 Part 6에서는 ‘건강보건 접근에 거부’를 다루고 있다. 캐나다, 영국, 미국,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 많은 나라에서, 병상이 부족할 경우 치료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정부가 내린 지침이 명시적이거나 암묵적으로 장애의 유무를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장애인은 치료, 재활, 의약품 등 건강보건에 접근이 어려웠는데, 특히 호주의 한 장애인은 “생활비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호주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아예 식사를 거르는 지경에 이르렀고, 음식이나 약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동안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장애인들의 하소연이 통계와 수치, 사례로 분명하게 증명되었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당사자의 실제 경험과 목소리를 통해, 일상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팬데믹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르포르타주이다. 대한민국은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방역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설문조사에 우리나라 장애인 당사자들이 응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중증장애인들의 돌봄 공백과 거주시설이나 재활병원 등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본 보고서의 내용처럼 정부의 방역 조치는 또다시 코호트 격리로 대응하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 정부 스스로 만든 매뉴얼조차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K-방역은 한낱 허무한 자화자찬에 불과하다. 방역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해야 하지만, 매뉴얼과 지침은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국가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이며, 신뢰를 바탕으로 장애포용적 코로나19 대응책은 비로소 그 성과를 낼 수 있다.

원문 및 번역본 내려받기(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홈페이지)
http://www.kofod.or.kr/bbs_shop/read.htm?me_popup=&auto_frame=&cate_sub_idx=0&list_mode=web&board_code=crpd02&search_key=&key=&page=&idx=82167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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