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 나이 제한 폐지 아니면 죽음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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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최정자 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
▲중증장애인 최정자 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사진=더인디고
  • 65세 이상 활동지원 중단은 현대판 고려장
  • 문 대통령에게 “죽음을 멈춰달라” 호소… 편지도 전해

죽는 것보다 더 싫은 것이 시설이다. 차라리 당장 이 자리에서 죽여 달라!
– 최영자 씨-

장애인탈시설이 논의되는 마당에 지역사회에 살던 중증장애인이 만65세가 되면 노인요양시설로 강제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서자연)는 5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만65세 이상 나이제한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 ‘장애인활동지원법’은 하루 최대 24시간까지 장애인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만 65세가 되면 활동지원이 중단된다. 대신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적용돼 하루 최대 4시간으로 제한된 ‘방문요양보호서비스’를 받게 된다.

서자연은 “1급 장애인에게 한정되던 활동지원서비스가 중증장애인 전원으로 확대되었으며, 180시간이 최고였던 활동지원시간도 광역, 기초 지자체의 지원까지 더하여 한 달 720시간인 종일 지원서비스로까지 발전했다.”면서도 “하지만 시설을 나와 자립생활을 하던 중증장애인이 만 65세가 되는 순간, 죽음을 내건 선택을 강요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뇌병변 중증장애인 최정자 씨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노인장기요양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 그동안 24시간 활동지원을 받던 서비스 시간이 하루아침에 날아가 하루 4~5시간 정도 밖에 활동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65세가 되어도 장기요양으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해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도와 달라. 저만의 소원이 아니라 제 동료들의 소원이자 후배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더 이상 시간 부족으로 앞날을 걱정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한 데 이어 편지를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집행부와 최정자 씨가 편지를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집행부와 최정자 씨가 편지를 청와대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5년 전 탈시설하여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는 최영자 씨는 인터뷰에서 “감옥 같던 요양원에서 나와 보니 자유롭게 살 수 있어 좋은데 65세 되었다고 1일 최대 4시간 서비스만 받는다면 시설로 들어가라는 말이다. 차라리 죽여달라. 당장 이 자리에서 죽여 달라. 이 말밖에 할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5년 전에 탈시설한 최영자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5년 전에 탈시설한 최영자 씨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법률 개정과 예산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서자연은 “매 국회마다 법률 개정 논의가 있었어도 폐지되고 휴지조각이 되었다. 이번에도 여야 모두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논의조차하고 있지 않다. 예산을 주지 않으니 법률 논의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설에 있던 사람이 나왔다 다시 시설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도 탈시설이다. 매일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계속 진행하려고 한다.”면서 “정부가 의지를 보여 달라. 장애인의 생존권을 지켜 달라. 나이 먹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 달라. 반드시 법 개정되고 이에 합당한 예산을 편성하라.”고 촉구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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