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 보험수가 15년째 ‘209만원’… 보조기기 정책 질타

0
568
11월 13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주관으로 ‘재활보조공학기기와 장애인의 사회참여’ 토론회가 유튜브로 진행됐다 / 사진 = 유튜브 방송 캡처
11월 13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주관으로 ‘재활보조공학기기와 장애인의 사회참여’ 토론회가 유튜브로 진행됐다 / 사진 = 유튜브 방송 캡처
  • 보조기기에 몸 맞추는 증증장애인, 10명 중 8명은 사용 못해
  • 낮은 급여, 정보 부족, 명칭도 제각각… 문제점 수두룩
  • 건보, “내년 연구용역 실시”… 현실화될까?

“2016년에는 청각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매우 시의적절하고 당연한 조치였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15년까지 34만원이었다가 ‘16년부터 131만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한 디지털보청기의 지급이 이루어졌다. 이제는 전동휠체어 사용자들에게도 청각장애인의 디지털 보청기같이, 앉은 자세를 변환하여 욕창 발생의 위험과 피로를 줄여줄 수 있는 틸팅을 포함한 전동 시팅 옵션을, 전신마비 장애인에게는 특수 컨트롤러를 당연히 공급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20년 가까이 바뀌지 않는 209만원 지원 상한액을 폐지하고 전문가의 정확한 임상평가 등이 정책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2005년 전동휠체어의 보험급여 기준금액이 209만원으로 책정된 이후 아직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연세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김종배 교수의 지적이다.

13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총련) 주관으로 ‘재활보조공학기기와 장애인의 사회참여’ 토론회가 유튜브로 진행됐다.

연세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김종배 교수 / 사진 = 방송화면 캡처
연세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김종배 교수 / 사진 =유튜브캡처

김종배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인 경제 대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장애인의 사회참여의 첨병인 보조기기의 보급과 개발을 시의적절하게 대폭 확대할 때가 됐다”고 결론부터 언급했다.

하지만 김종배 교수는 “우리나라 지체장애인 중 최중증 장애인에 해당하는 전동휠체어 사용자는 세계에서 제일 싸구려 제품인 200만원 수준의 중국산 전동휠체어를 지급받고 있다.”며 “사지마비로 인해 수동휠체어를 구동할 수 없어서 전동휠체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중증장애인들은 종일 앉아 있으면서 자세변환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지급되는 전동휠체어로는 욕창발생 위험과 과도한 피로에서 해방될 수가 없고, 결국 직장과 사회활동도 유지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팔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들은 손으로 작동하는 컨트롤러를 조작할 수 없는데, 턱이나 머리 혹은 호흡으로 작동할 수 있는 컨트롤러를 지급하지도 않는다. 즉 조정할 수 없는 컨트롤러가 부착된 전동휠체어를 무책임하게 공급하고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부정수급자로 치부한다”며 현 보조기기 개발 및 보급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 / 사진 = 방송화면 캡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 / 사진 =유튜브캡처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도 “장애인에게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조기기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장애인의 낮은 소득과 ▲낮은 보험급여 ▲한정된 급여대상 품목 ▲보조기기 구입처 등 정보 부족 ▲자신에게 적합한 보조기기 사용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기관 등의 부재 ▲보조기기의 역할과 가치와 관계없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사회 인식 때문에 장애인의 삶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찬우 총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10명 중 8명이 보조기기가 맞지 않아서 못 쓴다’는 지적을 예로 들며, 맞춤형 제작 및 지원이 부족한 현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보조기기를 통한 장애인의 삶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 또는 생활환경 등에 따른 ▲보조기기의 다양화와 정보 전달 확대 ▲장애인 욕구 중심의 맞춤형 제작과 전달체계 활성화 ▲이용자들의 평가를 공유할 수 있는 컨슈머 사이트 등 소비자운동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보조기기 전문 업체 휠로피아 장완호 연구소장은 “정부 부처와 법에 따라 보조기기 명칭이, 보장구, 보조공학기기, 보철구, 복지용구, 재활보조기구, 정보통신보조기기 등 제각각이어서, 이용자와 보호자, 공급자, 서비스 수행 담당자 모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를 일원화할 수 있는 체계와 보조기기 품질관리에 대한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보조기기급여부 김선주 부장은 “1997년부터 건강보험공단에서 보조기기 6종에 대해 급여를 시작한 이래, 현재는 88개 품목이 이에 해당되지만 실제적으로 장애인의 욕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고, 다양한 정보 플랫폼도 변변치 않음을 인정한다”며, “특히, 전동휠체어 등의 급여 현실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연구용역을 실시하되, 지난 ‘16년 보청기 급여를 131만원까지 올렸지만, 보청기 가격도 함께 상승해 당사자보다는 공급자에게 인상 효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이 문제도 연구에 반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알림
66236b16a8d0c@example.com'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