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학대 처벌 실효성 낮아…장애인복지법 개정안 통과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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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대 처벌실태 연구보고서
ⓒ장애인학대 처벌실태 연구보고서
  • 중앙권익옹호기관, 장애인학대 처벌실태 연구 보고서 발간
  • 3년간 1210개의 형사 판결문 분석… 피해자 75.5%가 발달장애인
  • 장애인복지법 적용 3년간 94건뿐…집행유예 41.4%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중앙옹호기관)은 장애인학대에 해당하는 최근 3년(2017년~2019년)간의 형사 판결문을 분석한 ‘장애인학대 처벌실태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중앙옹호기관에 따르면 분석 대상 형사사건은 775건이며, 해당 판결문은 1210개이다. 775건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총 886명이며, 장애인 피해자는 923명이었다.

사건을 장애인학대 유형으로 분류하면 성적 학대(59.0%), 경제적 착취(15.5%), 중복 학대(14.5%), 신체적 학대(10.5%), 정서적 학대(0.6%) 순으로 나타나 성적 학대가 가장 많았다.

장애인학대 유형은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적 학대, 경제적 착취, 유기, 방임으로 구분되며 중복 학대란 1개 사건에서 2개 이상의 학대 유형이 나타나는 것이다.

학대 유형별 피해자 주장애
학대 유형별 피해자 주장애/ⓒ장애인학대처벌실태연구보고서

피고인과 피해장애인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웃, 지인, 고용주, 모르는 사람 등의 타인이 83.0%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기관 종사자 8.5%, 가족 및 친인척 6.9% 등이다. 타인 중에는 지인의 비율이 36.5%로 가장 높았고, 기관 종사자 중에는 장애인 거주시설 종사자가 4.6%로 가장 높았다. 피해장애인의 75.5%에 해당하는 697명이 발달장애인이었다.

피고인 중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전체의 48.1%였으며 징역형이나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41.4%, 벌금형 10.0%, 기타(공소기각, 선고유예, 형 면제)가 0.5%로 나타났다. 그러나 장애인학대 유형별로 살펴보면 신체적 학대의 경우 징역형의 비율이 31.6%로 떨어지고 벌금형이 24.2%로 늘어나며, 경제적 착취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40.5%로 평균보다 줄어들었다.

피고인 선고형
피고인 선고형/ⓒ장애인학대처벌실태연구보고서

검사나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은 428건이었는데 형량의 변화가 없었던 사건(268건)이 62.6%로 절반 이상이었으나 형량이 변화된 사건(160건) 중에는 76.9%에 해당하는 123건의 사건에서 피고인의 형량이 줄어들었다.

양형에 있어 지적장애인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 혹은 처벌 의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 피고인 동료의 탄원서, 장애인복지 증진에의 기여,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 먹여주고 재워줬다거나 감금, 폭언, 폭행 등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이 유리한 양형사유로 고려된 온정적 판결이 많아 장애인학대에 대한 인식 부족이 드러났다.

장애인복지법은 장애인학대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으나 3년간 장애인복지법이 적용된 사건은 94건에 불과하였으며 특히 장애인 노동력 착취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된 금지행위 제59조의9 제2호의2가 적용된 사건은 단 2건이었다.

본지 10월 29일 기사 장애인 학대, 10명 중 4명 집행유예… 처벌강화 등 해법 쏟아져 참조

현재 장애인학대범죄자의 처벌 및 피해자 지원에 필요한 사항들이 촘촘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여러 개의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다.

중앙옹호기관은 “장애인학대 범죄 정의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학대 범죄자에 대한 취업제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장애인학대 신고의무자가 학대를 한 경우에도 가중하여 처벌하는 규정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고 시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사법지원, 법률구조 제도가 도입되고,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충분한 초기 대응과 피해자지원을 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예산도 확보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연구 보고서는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누리집(http://www.naapd.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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