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대통령 옆에는 수어통역사가 함께하길

노만호 씨가 청와대에 낼 요청서를 들고 있다./사진=더인디고
노만호 씨가 청와대에 낼 요청서를 들고 있다./사진=더인디고
  • 수어통역 제공 책무는 정보 제공자에 있어
  • 농인의 새해 소망 “연두 기자회견에 수어통역사 배치”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지난해 12월부터 정부 정책브리핑, 올해 2월부터는 코로나19 브리핑, 또 8월부터는 국회 소통관 수어통역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농인들은 국민을 상대로 한 대통령의 연설에 수어통역이 없어 자괴감을 느낀다고 한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 등 장애인 단체들이 30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의 기자회견 등에 수어통역사 배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장애인 단체들이 30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의 기자회견 등에 수어통역사 배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장애인 단체들이 30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의 기자회견 등에 수어통역사 배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요구사항은 ▲연두 기자회견 등 대통령 연설시 옆에 수어통역사 배치 ▲청와대 홈페이지의 동영상 등에 수어통역 제공이다.

지난 12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청와대의 주요연설을 중계하거나 영상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할 때 농인의 실질적 정보 보장을 위하여 수어통역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권고했다.

이 입장문은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지 않아 농인들이 “한국수화언어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명시된 동등한 정보접근 취지에 어긋난다”며 청와대를 차별 진정한 것에 따른다.

장애벽허물기는 “20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에 수어는 한국어와 동등하다고 명시되어 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수어통역 제공의 책무는 정보 제공자에게 있다”면서 “인권위 권고는 대통령이 연설을 할 때 방송사에서 수어통역을 알아서 하라고 일임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주체적으로 통역사를 섭외하고, 통역에 대한 관리감독을 통하여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의 연설 등 동영상도 수어통역을 제작하여 영상에 편집하라는 내용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과 같이 특정 수어통역사를 청와대에 배치하여 발화자 옆에 서게 한다면 같은 내용의 수어통역을 방송사에 내보낼 수 있어 방송사마다 수어통역이 있고 없고 하는 시비와 내용에 차이가 나는 등 문제도 사라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중 수어통역사 김공주 씨가 농인 노만호 씨에게 수어통역을 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기자회견에서 김공주 수어통역사가 수어통역을 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농인 당사자 노만호 씨는 “자라면서 수어를 사용한다고 놀림 받는 등 많은 차별을 받았고 은행이나 병원에 혼자가지 못했다”며 “이제는 수어통역센터가 만들어져 통역사를 부를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수어통역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어가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언어에 그치지 말고 대한민국의 언어라는 것을 대통령이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며 “연설하는 대통령 옆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한다면 수어에 대한 인식도 농인들의 자부심도 높아질 것”이라며 신축년(辛丑年) 연두 기자회견에 소망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장애벽허물기는 “2017년 이후 청와대 수어통역사 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이번에는 꼭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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