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수 낀 장애인에 뒷수갑… 인권위 “신체 자유 침해”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더인디고
  • 인권위, 법무부장관·경찰청장에게 미란다 원칙 혼선 없도록 의견표명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의수를 착용한 장애인에게 경찰이 뒷수갑을 채워 체포·연행했다는 진정사건에 대해 과도한 경찰장구 사용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무교육 등을 실시할 것을 해당 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또한 법무부장관에게는 체포·구속된 피의자의 권리보장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의 내용에 진술거부권을 포함하여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 씨는 2019년 11월 3일 모 애견숍에서 강아지 분양 계약금 환불을 요구했으나 업주가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하여 시비가 생겼다. 해당 업주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손님과 말이 통하지 않고, 영업에 방해가 되니 손님을 가게에서 내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진정인 A 씨는 경찰관들이 퇴거불응죄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았으며, 의수를 착용한 자신에게 뒷수갑을 채워 신체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경찰관들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경찰관들은 “계약금 관련 분쟁은 경찰이 개입할 수 없는 사안임을 진정인에게 고지하고, 소비자보호원 등 다른 구제절차를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또 계속 업소 내에서 나가지 않으면 업무방해가 될 수 있다고 알렸다”면서 “체포 당시 진정인의 반항이 심해 뒷수갑을 사용하였으며, 지구대에서는 한쪽 수갑을 사용하여 좌석에 착석시켰고, 관할 경찰서 인계 시에는 앞수갑을 사용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사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언성을 높이던 진정인이 체포를 거부하려 약하게 팔을 움직인 사실만 확인될 뿐 폭행, 소요, 자해 등의 우려가 상당하다고 볼만한 신체의 움직임은 없었다”면서 “당시 긴박한 상황이라고 보이지 않음에도 경찰관들이 진정인이 왼쪽 팔에 의수를 착용한 경증장애인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 주의 의무를 게을리하였고, 신체적 장애, 질병, 신체 상태로 인해 수갑을 채우는 것이 불합리하다 판단되는 경우에 수갑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음을 규정한 ‘수갑 등 사용지침’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0조의 2를 위반하여 헌법 제12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진정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경찰청장에게 상당한 이유 없이 경찰장구를 사용한 경찰관들에 대해 주의 조치할 것과, 과도한 경찰장구의 사용이 재발되는 사례가 없도록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미란다 원칙과 관련해서 인권위는 “조사하면서 경찰관들이 ‘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등 일명 미란다 원칙 고지의 내용에 대하여 혼선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확인했다”면서 “(경찰청)범죄수사규칙 개정을 통해 체포·구속 시 진술거부권의 고지 의무를 명문으로 규정하였다. 이 사건은 규칙 개정 전이므로, 당시 경찰관들로서는 진정인을 체포할 때 진술거부권을 고지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청장에게 일선 경찰관들이 피의자 체포 시 이행해야 하는 권리고지의 범위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경찰청)범죄수사규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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