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는 자연재난… 홈리스 긴급구제 신청

이러다가 얼어죽는다. 주거지원 좀 해주시오라고 쓴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사진=홈리스행동
이러다가 얼어죽는다. 주거지원 좀 해주시오라고 쓴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사진=홈리스행동
  • 노숙 기간에 대한 제한 폐지, 임시주거비지원 등 정책 개선 요구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한파가 연일 계속되는 상황에서 거리홈리스와 쪽방 주민들이 긴급구제 진정에 나섰다.

2020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이하, 추모제기획단)은 1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혹한기 홈리스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의 긴급구제와 더불어 긴급복지지원제도 개선, 임시주거비지원 등 홈리스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2020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은 1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혹한기 홈리스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의 긴급구제와 더불어 홈리스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사진=홈리스행동
2020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은 1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혹한기 홈리스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의 긴급구제와 더불어 홈리스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사진=홈리스행동

서울역 지하도 중앙통로에서 잠을 잔다는 김 모 씨는 “자고 일어나면 추위 때문인지 다리가 저려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한다. 그나마 침낭이 있어서 잠을 자고 있지만 너무 추워서 3시간도 제대로 못 잔다. 매일 잠들 때면 ‘내일 아침에 깰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할 정도다”고 말했다.

김 씨는 “추위를 피해 희망지원센터에 들어가려고 해도 ‘코로나 검사 확인증’없이는 들어가지도 못한다. 코로나 검사 확인증을 받고 이용하고 싶지만 핸드폰이 없어서 검사를 받지 못했다”면서 “검사를 받고 싶어도 못 받는 거리홈리스가 저만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추워서 임시주거비지원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예산이 떨어졌다고 신청을 안 받아준다”며 “왜 하필 주거지원이 가장 필요한 겨울철에 중단이 되는 건지, 사람보다 행정이 먼저가 되면 되겠냐”고 답답해했다.

긴급복지지원제도의 위기 사유 가운데 노숙의 경우 지원 요건을 최초 노숙일로부터 6개월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리스를 지원하는 추모제기획단은 “노숙이라는 주거권 침해상황을 긴급한 지원과 개입이 필요한 위기상황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노숙 기간에 대한 제한을 폐지하여 현재와 같은 재난위기 상황에서 최소한의 거처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긴급복지지원법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하여 거주하는 주택 또는 건물에서 생활하기 곤란하게 된 경우’를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긴급지원을 하고 있다”며 “한파는 자연재난으로 거리홈리스에 대해 신속히 주거지원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파로 어려움에 처한 것은 쪽방 주민 등 비적정 거처 거주자도 마찬가지다.
동자동사랑방 대표 김호태 씨는 쪽방 주민 1000여 가구 모두 다 상황이 비슷하다면서 피해자 조남철 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조 씨는 서울시가 건물주로부터 세를 얻어 주거환경을 개선한 다음 저렴하게 주민들에게 임대하는 저렴쪽방에 산다. 관리는 서울시립 쪽방상담소에서 하고 있다. 조 씨에 따르면 최근 한파로 인해 방 안쪽의 창틀까지 얼음이 맺혔고 방안에서 입김이 나올 정도로 난방이 열악하고, 공동 화장실까지 얼어 지금 주민들은 화장실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쪽방이 너무 춥다 임시거처라도 제공하라는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사진=홈리스행동
쪽방이 너무 춥다 임시거처라도 제공하라는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사진=홈리스행동

추모제기획단은 “서울시의 쪽방과 관련한 동절기 대책은 마스크를 비롯한 생필품 지원 코로나 예방을 위한 주기적 방역 및 화재예방 관리 등이 전부로, 한랭질환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최저주거기준은 적절한 난방시설 등을 갖출 것을 명시하고 있으나 측정 가능한 구체적인 지표가 부재하여 실제적으로 적용이 안 되고 있다”면서 “적정한 냉난방 기준 등 측정이 용이한 구조・성능・환경 기준을 제도적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홈리스에 대한 혹서기, 동절기 대책은 변함없이 응급 잠자리와 시설 입소와 같은 시설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면서 “노숙을 위기 사유로 한 긴급지원제도의 개선, 임시주거비지원과 지원주택 정책의 개선과 전국적 확대, 난방 등 구조 성능에 대한 구체적인 최저주거기준의 설정 등 홈리스 관련 주거 정책을 개선하여 주거 제공을 중심으로 홈리스 정책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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