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흩어져야 산다… 신아원 입소 금지!

서울장차연 등 장애인단체들이15일 신아원 정문을 막고 ‘긴급분산조치 유지하고 긴급탈시설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장차연 등 장애인단체들이15일 신아원 정문을 막고 ‘긴급분산조치 유지하고 긴급탈시설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5명 이상 모이지 말라면서 왜 모이게 하나!
  • 당장 써야 할 서울시 탈시설 정책 보이지 않아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신아원) 비확진자 장애인들이 긴급분산조치 됐다가 다시 시설에 입소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장애인 단체들이 신아원 앞을 막아섰다.

15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 등 장애인 단체들은 서울 송파구 소재 신아원 앞에서 ‘신아재활원 긴급분산조치 유지 및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2월 29일 장애인 단체들이 신아원 거주장애인에 대해 긴급분산조치를 요구했고 서울시는 공문을 통해 긴급분산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 서울장차연에 따르면 1월 11일 신아원 확진자는 모두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비확진자는 가평과 명동의 임시숙소로 긴급분산조치가 완료되었다.

그러나 분산조치된 지 3일만인 1월 14일부터 순차적으로 비확진자를 재입소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장혜영 의원에 따르면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감염이 발생했을 때 종사자보다 거주인이 더 높은 감염율(신아원의 경우 종사자 29.9%, 거주인 47.9%)을 보였다.

서울장차연은 “비확진자의 경우 2주의 자가격리 기간 원칙도 지키지 않고 다시 집단 감금으로 내몰고 있다”며 “공식적인 입장 발표와 대책 없이 방역과 인권이 취약한 장애인거주시설로 재입소시키는 것은 다시 코로나19와 열악한 인권상황에 노출되도록 정부가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장애인 거주시설의 본질은 보호가 아니라 격리다. 더이상 시설로 돌아갈 수 없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가위로 끊지 못하게 쇠사슬로 묶고 있다./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 거주시설의 본질은 보호가 아니라 격리다. 더이상 시설로 돌아갈 수 없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가위로 끊지 못하게 쇠사슬로 묶고 있다./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114명이나 되는 장애인들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나, 2.5단계에 5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면서 밖으로 나간 사람을 왜 모이게 하느냐”면서 “2단계, 2.5단계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돌아다니는데 장애인거주시설 사람들은 나가지 말라고 한다”며 정부, 서울시, 송파구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복지법 제58조에 따르면 장애인 거주시설의 정원은 30명을 초과할 수 없는데, 이곳은 114명의 장애인이 거주한다”며 “미국이나 유럽 사회와 비교를 많이 하는데 그곳은 이미 시설을 폐쇄했다. 대한민국도 다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문애린 서울장차연 대표도 “옛말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하지만 지금은 흩어져야 산다”면서 “언제까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곳에서 집단적으로 모여 살아야 하나, 가족이 책임질 수 없으면 서울시와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서울시가 탈시설 정책 잘 하고 있다고 자랑하는데 당장 써야 할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긴급분산조치된 장애인의 입소를 막으려고 여기서 밤 세울 각오를 하고 왔다”면서 “이것은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로 송파구나 서울시에서 답변을 줄 때까지 이 자리를 사수할 예정이다”고 외쳤다.

장애인 단체들이 신아원 정문뿐만 아니라 후문까지 사수하며 1인용 텐트를 치고 강경한 투쟁을 이어 가자 송파구청과 신아원이 면담에 나섰다. 면담 자리에는 송파구청 장애인복지팀장과 장애인 단체 대표들, 신아원 원장 등이 함께했다.

신아원 후문을 막고 있는 모습/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신아원 후문을 막고 있는 모습/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총 114명 거주장애인 중 16명이 복귀한 상태로, 신아원 원장은 세 개의 건물이 운영되기 위한 최소 인원 입소를 주장한 반면, 장애계는 모여 있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며 입소 금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내주 월요일 오전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논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더는 입소를 금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