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콜’ 운전원의 장애인 비하·성범죄에 세종시와 지장협은 책임회피…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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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누리콜' 사업장 내 장애인 인권 침해 국가인권위 제소 기자회견 / 사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세종시 '누리콜' 사업장 내 장애인 인권 침해 국가인권위 제소 기자회견 / 사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세종시 누리콜 일부 운전원의 인권침해에 세종시는 ‘방관’
  • “귀찮게 왜 쏘다니냐”… 술이 덜 깬 상태에서 토하기도
  • 성범죄에 세종시는 ‘경찰 조사’ 운운, 지장협은 가해자만 조사

세종시 ‘누리콜’ 일부 운전원들이 수년간 장애인 비하 발언과 폭력 행위 등을 일삼았음에도 해당 수탁기관과 지자체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묵인하자 장애인단체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6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 ‘누리콜’ 사업장 내 장애인 인권 침해에 대한 성토에 이어 인권위의 시정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세종시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인 ‘누리콜’은 세종시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가 9년간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매년 약 13억원의 시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장애인의 안전과 편리를 제공해야 할 누리콜 운전원들이 욕설과 성폭력 등 인권침해를 일삼은 것도 문제지만, 운영 주체(지장협)는 물론이고 관리·감독을 하는 세종시조차 방관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인권위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숙 대표(사진 왼쪽)과 강태훈 집행위원장이 누리콜 사업장 내 장애인 인권침해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 사진 = 전장연

장애인이면서 누리콜 운전원이기도 한 강태훈 세종시교통약자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누리콜 23명의 운전원 중 대여섯 명이 수년간 욕설과 비하 발언을 반복적으로 일삼아 왔고, 자신도 피해자 중 한 사람”이라며 “공개된 장소에서 ‘여러 차례 ‘00 육갑한다’라거나 다른 장애인 이용자들에 반말은 기본이고, ‘귀찮게 왜 쏘다니냐’ 식의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또 “비 오는 날 시각장애인을 목적지가 아닌 길가에 내려놓거나, 심지어는 술이 덜 깬 운전원의 경우 이용객 앞에서 구토까지 하자, 해당 장애인이 민원까지 넣었음에도 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년간 반복되었음에도 인권위에 진정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해 6월경 복수의 운전자가 이용객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는데, 피해 장애인이 다른 운전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야 9월 초에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후 시 담당 부서에 공문은 물론이고, 시장과의 간담회 때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시 자체적인 조사 등은 없었다”며 “시는 오히려 ‘민간위탁 운영기관이라 해당 사항이 아니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전했다.

성범죄 가해자 중 한 명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위원장은 “그런데도 여전히 범죄를 부인하고 있고, 지장협 차원의 조사를 했다고는 하지만 피해자와 증인 조사 없이 가해자 말만 믿고 사건을 일단락했다”며 “지금까지와 시와 운영단체의 태도를 보면 전혀 변할 것 같지가 않아 인권위에 진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건설교통국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해당 운전원을 격리하라는 공문을 발송했고, 피해자 측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으나 진술을 거부한 데다 당시 경찰 조사로 넘어간 만큼 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탁 기관인 지장협과는 지난해 11월까지가 계약 만료다. 현재 새로운 계약을 위해 수탁 기관모집 중에 있다”며 “복수의 기관이 신청한 만큼 심사를 통해 오는 3월경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관계자들은 해당 운전원 4명과 세종시지체장애인협회, 세종시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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