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립생활운동의 원칙 중 가장 미흡한 것이 ‘전 장애영역 포괄’ 인정
- IL운동의 유효 전략으로 ‘장애다양성’과 ‘교차성’ 강조
- 제14회 장애인자립생활의 날 기념, 첫 날 IL 대상 시상과 컨퍼런스 개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한자연)은 제14회 장애인자립생활의 날을 맞아 ‘장애포괄적 사회건설과 장애다양성 보장을 위한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2021 자립생활컨퍼런스’를 4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제에 나선 장애주류화정책포럼 김동호 대표는 “장애포괄 사회개발은 각 정부부처, 국회, 법률, 조례 등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정책과 사회가 장애인의 삶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자립생활운동(IL운동)도 특정 집단 중심의 일반적 프로그램이 아닌 지역사회 기반 전 장애영역의 욕구에 부응하면서도 차별화된 자립생활서비스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호 대표는 IL운동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로버츠의 5대 원칙 중 ‘장애영역의 포괄과 협력’의 원칙을 언급하며 “그동안 한국의 IL 운동이 다양한 장애유형을 대상으로 하는 전략 수립과 서비스 지원보다는 제도적, 환경적, 인구적 특성은 있지만 너무 지체장애인 중심으로 전개됐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15개 전 유형을 반드시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다양한 장애 유형을 고려한 서비스를 개발하되, 특정 장애유형을 제한하지 않는 개방적인 서비스 제공과 동시에 법과 제도, 조례, 지역사회 권익옹호 등 모든 장애유형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및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여성네트워크 김효진 대표도 IL운동의 유효한 전략으로 ‘장애다양성과 교차성’을 제시했다.
김효진 대표는 “인간은 단일한 특성으로 정의하기 어렵고, 또 특정한 하나의 요인 또는 여러 요인들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식보다는 인간의 경험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는 상호교차성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장애문제도 이러한 교차성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여성을 이중적 차별이 아닌 다중적 차별로 인정하는 만큼 차별이나 블평등은 숫자로 셀 수 없는 복합적으로 파생되는 결과물”이라며 “IL운동이 기존 15개 유형뿐 아니라 뚜렛증후군과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 새로운 영역뿐 아니라 연령, 성별, 외국인, 비혼, 비만 장애인 등 다양한 특성의 장애인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당사자들의 경험과 사례 등을 중심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예상과 달리 IL센터에서는 시각·청각, 발달, 정신장애인 등을 위한 활동이 전개되거나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에서의 쟁점은 장애포괄적 전략이 중요하지만 지역사회 장애유형, 단체 간 역할 등을 어떻게 조정하면서 추진할 것인가이다.
은평늘봄IL센터 김선윤 센터장은 “보조금 중심으로 센터가 운영됨에 따라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당사자 욕구에 기반하되, 지역사회 조직 차원의 연대를 통해 상호 차별성이나 상승효과가 나는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자연 황백남 상임대표는 “장애와 비장애인, 장애와 질환의 분열과 분리된 구조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어려움에 처한 장애인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모든 장애인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고. 전국 IL센터 및 장애단체들과의 협치를 통해 함께 해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이날(14회 자립생활의날)을 기념하여 IL운동과 정책발전에 공헌하거나 자립생활을 몸소 실천하는 개인이나 IL센터에 수여하는 ‘2021 IL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복지부장관 훈격의 IL 대상 수상자는 센터부문의 ‘해뜨는양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선정됐으며, 개인부문은 김태균 광명IL센터장 신인수 보문IL센터장, 박경서 연천IL센터장, 정미정 음성IL센터장, 권인자 충남중증장애인IL센터장, 신연주 양천구장애인권교육센터장 등이 수상했다.
또 국회의장상은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동기 교수가 수상했으며, IL활동가에게 수상하는 국민연금공단이사장상에는 조병기 경북IL센터 사무국장, 권세훈 서대문햇살아래IL센터 사무국장, 남민 서울IL센터 동료지원 서클 멤버, 이경미 중구길벗IL센터 팀장, 박송이 신세계중랑IL센터 사회복지사가 수상했다.
또 故구근호 활동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구근호 동료상담가상에는 임종민 사람중심IL센터 동료상담가, 강석철 우리동작IL센터 동료상담가가 선정됐다.
[더인디고 THEINDI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