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제21대 장애인 비례대표 당선자에게 바란다

사진 = 이문희 편집위원
  • 제40회 장애인의 날 기념, ‘장애인의 삶 위협하는 정책 사각지대 제거해야

[더인디고 논평=편집위원] 마흔 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이한다. 이번 장애인의 날은 사회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침통한 시기인 만큼 장애인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남다르다. 그러기에 장애인 개개인의 존엄한 삶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던져준다.

장애인의 존엄한 삶을 위한 새로운 길은 우선적으로 장애인 관련 법률에 만연되어 있는 사각지대 해소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단적인 예는 코로나19를 맞닥뜨린 장애인 보건의료체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비롯한 다양한 보건의료법률과 장애인건강권법 그리고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서의 집단감염과 사망, 신장장애인들의 투석 문제, 장애인거주시설의 집단감염 발생 등은 장애인의 삶 자체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세부 대응 지침을 마련하도록 권고함에 따라 시설 종류에 맞게 수정·추가된 시설 대응 지침을 배포하였다고 밝혔다. 문제는 유독 정신보건시설에는 사회복지시설의 일반적인 내용에 불과한 코로나19 대응지침이 배포되었다는 점이다. 청도대남병원의 집단감염과 대규모 사망이 또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정부는 간과하고 있다. 결국 장애인의 삶에 위협 요인이 제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장애인 관련 법률이 18개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지만 각각의 법률들이 발생시키는 사각지대의 문제는 심각하다.

장애등급을 2단계로 만들어놓고 등급제 폐지라고 홍보하는 보건복지부, 연금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장애인연금, 우리나라 전체 건축물의 0.04% 수준에 불과한 편의증진 대상 건축물, 정부는 이러한 건축물을 기반으로 장애인 재난대피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발표하고 있다. 공공교통 버스로는 시외로 나갈 수 없는 휠체어 장애인, 장애인에게는 있으나마나한 보조기기법, 병원 방문에 가장 큰 어려움인 이동과 의료비 문제는 방치되고 있는데다 시행령 제정마저 여전히 요원한 장애인건강권법, 여전히 금융차별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다. 장애인이 근로자로 인정받더라도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시키는 최저임금법, 말뿐인 장애인 맞춤형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비효율성, 키오스크 등 기술개발이 이루어져도 장애인을 외면하는 장애인정보접근성, 새 학기가 시작되어도 시각장애 학생들은 제 때 점자교과서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뿐인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실태조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드러난 문제가 장애인 초고령화 현상이다. 그러나 여전히 외면만 할 뿐 그렇다할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장애인 가족문제를 외면하는 장애인복지정책과 정신질환을 가졌다는 이유로 평생을 정신병원에 갇혀 지내도록 만드는 법뿐 아니라 평가받기 좋은 프로그램으로만 제시되는 장애인정책5개년계획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아쉽게도 제20대 국회에서 대부분 해결되었어야 할 사각지대였다. 약 30년의 역사를 반추해 볼 때 유독 20대 국회에서 이를 제도화하거나 사각지대 제거로 연결하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은 장애를 겪는 국회의원이 없었다는 점이다. 공감 능력이 부족한 비장애인 의원들의 떠밀기식 회피도 한몫한다. 현장 중심 투쟁과 정책 및 입법 활동 등은 늘 있어왔는데도 말이다.

제40회 장애인의 날과 새로운 국회 원 구성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다시 희망을 걸어 본다.

장애인 비례대표 3인이 21대 국회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앞으로 4년은 260만 장애인과 그 가족을 대변하는 장애인 당선자들의 시간이다. 과제가 무엇인지는 이미 앞서 언급했다. 이번 선거에 내세운 당 공약도 크게 새로울 것 없다. 부족하다면 구체적 실천방안 뿐이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비례대표 후보자 간담회에서도 스스로 약속했던 것처럼 소속 당을 넘어 함께하겠다고 했다. 당시 현장의 목소리가 무엇인지도 이미 알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부디 꽃처럼 한철의 희망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거대 단체나 어느 한 유형의 조직, 이익집단의 속삭임보다는 투박하지만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과 공감하며 연대하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장애인의 삶을 위협하는 복지정책의 사각지대를 제거함으로써 진정한 권리가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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