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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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 장애인차별처폐공동투쟁단
  • 제40회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을 마감하고 20회 장애인차별철폐의날을 기대하며
  • [한 발 늦은 논평]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4.23

4월 20일, 봄 날씨 답지 않게 아침부터 바람이 몹시 불더니 한낮에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비가 내렸고, 바람이 불었다. 벌써 40회째 장애인 날, 몇몇 지자체장들께서는 지역의 장애인 시설을 찾아 장애인의 날을 축하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그런데 장애인들이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치며, 장애인에 대한 일상적인 ‘코호트 격리’를 해제해달라고 거리로 나섰다.

21대 총선이 산업세대에서 민주화세대로 넘어가면서 선거는 마무리 되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가 됐다. 하지만 과연 장애인들의 참정권은 보장되었는가?

의사소통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의 선거권이나 투표를 행사할 수 있는 정보접근권과 투표접근권은 확보되지 못하였고, 그동안의 행위에 대해선 논외로 하고 어찌됐건 후보엄마의 선거운동에서 연설을 한 발달장애인 딸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도 사실이고, 지방의 어느 지자체 선관위에선 장애인들에게 일방적으로 거소투표를 하라고 권했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당선자의 안내견 회의장 출입을 놓고도 국회 사무처가 고민 끝에 출입을 허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왠지 씁쓸하다.

코로나19 대응에서 정부와 일선에서 고생했던 의료진과 공무원들의 희생에 외신에서는 연일 대한민국의 방역 그리고 질병관리에 대해 칭찬을 하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에 도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대응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나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초기에 요양시설이나 정신장애인 집단시설에 코호트 경리나, 중증장애인에 대한 자가격리 시 지원 방법의 문제, 치료나 진료 시 정보전달과 의사소통의 문제 등 이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었다.

문재인대통령이 대통령선거 시 공약했던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시설폐쇄’ 등은 집권 후반기인 지금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장애인들에게는 아직도 일상이 코호트 격리일지도 모른다.

선거기간 중에 있었던 정치인의 장애인비하와 차별 발언에 항의하는 장애인 단체에게 메이저급 장애단체에서 폭력적이라는 내용의 말도 안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중증의 장애인들이 아스팔트를 기어가며 투쟁으로 만들어 놓은 열매들만 빼먹는 메이저 단체가 할 말은 아닌 듯하다. 유럽에서는 유럽장애인포럼 ‘포괄적 코로나19 장애인 대응 지침’을 유럽연합 집행국에 제출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행진이 끝나고 마무리 집회에서는 21대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발달장애인을 동생으로 둔 언니가 분노를 담아 절규하듯 장애인차별철폐를 외쳤다. 그간의 설음과 한이 느껴졌다. 이제는 설움, 분노, 한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맡기고, 420 투쟁의 거리에서 장애인들이 요구하였던 ‘장애등급제 폐지’의 구체적인 내용들, 즉 장애인의 권리에 기본을 둔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 서비스법’ 제정과 ‘부양의무제 폐지’ ‘시설폐쇄’를 위한 일들을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장애인들에게 기본적인 권리를 부여하고 있지 않다. 알고도 외면하고, 몰라서 차별하고 이제 그런 시대는 마감하여야 하겠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소외를 해결하고, 사회참여를 보장하고,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보장하여 완벽한 시민권을 확보하자.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대한민국의 장애인 시민권 확보를 칭송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春來不似春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따뜻한 봄은 언제나 오게 될 지 …
[더인디고 The 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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