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인데, 안내방송을 들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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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항공 기내방송
▲ 기내에서 수어 안내 방송을 제공하고 있는 베트남 항공/ⓒ 더인디고
  • 제도개선솔루션위원회, “항공권을 구입하거나, 항공을 이용하는 데 있어 여전히 불편 겪어..”

“전에 비행기 이륙까지 시간 여유가 많아 쇼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탑승 시간이 되어 가보니 비행기가 이미 시간을 당겨 이륙을 한 뒤더라고요. 안내방송을 했다고 하는데 청각장애인이라 저는 전혀 듣지 못 했던 거죠.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청각장애인 이모 씨

“입국하는 길에 탑승한 항공기의 수화물 수취대가 변경됐다는 안내멘트를 듣지 못해 4시간 동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청각장애인 김모 씨

장애인단체 실무책임자로 구성된 ‘장애인제도개선 솔루션위원회(주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는 청각장애인이 항공권을 구입하거나 항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솔루션위원회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의 경우 비행기가 기존보다 일찍 이륙한다는 방송을 듣지 못해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거나 수화물 수취대가 변경되었다는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해 엉뚱한 수취대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어느 승무원의 경우에는 청각장애인에게 말을 하지 못하냐고 묻는 등 이처럼 매년 청각장애인이 항공을 이용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각장애인은 항공권 구입 및 이용(발권․탑승) 시 수어영상을 통한 정보제공 및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정보접근성에 제한을 받고 있다. 공항에서 항공기 탑승 장소가 변경되거나 수하물 수취대가 변경되는 등 다량의 정보가 안내방송(음성)만으로 정보를 제공해 청각장애인은 정보를 획득할 수 없다. 문제는 긴급 상황 발생 시 안내방송만 나올 뿐 자막은 부재하여 실시간 상황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다.

기내에서 역시 수어통역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비행기 안전 요령이나 응급상황 발생 시 상황대처에 대한 정보제공이 이뤄지지 않아 항공기 이용권뿐 아니라 안전권까지도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장총은 지난 22일에 열린 솔루션위원회에서 ▲ 항공 이용 시 안내 방송 등 영상물(비행기 안전요령, 응급상황 발생 시 요령)에 수어영상을 삽입하여 농인의 제1 언어인 수어로 정보 제공 받을 권리 보장, ▲ 안내 방송 시 음성언어와 자막이 동시에 제공되도록 하고, ▲ 개인별 휴대전화 문자를 통한 안내 가능 시스템 개선 요청, ▲ 항공사 직원을 대상으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교육 실시 등의 결과를 도출한데 이어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 한국공항공사에 개선 사항을 요청하였다고 밝혔다.

참고로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장애인의 일상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5개 장애인단체들이 연합하여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협의체로서 지난 2011년부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운영해 오고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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