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노동자들 ③] 대한민국의 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
ⓒ우다야 라이

[특별기고] 우다야 라이(Udaya Rai)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더인디고는 세계 노동절 130주년과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외면 받는 노동자들’이라는 주제로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임금이 아닌 장애인 서비스 급여로 인건비를 받고 있는 활동지원사에 이어 장애인 임금근로자, 특히 최저임금적용 제외 임금을 받고 있는 9천4백여 명의 중증장애인의 노동현실을 게재했습니다. 마지막 순서로 곧 30년 역사를 맞는 한국 이주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우다야 라이(Udaya Rai)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이 ’더인디고‘에 보내온 특별기고를 싣습니다. 네팔 출신인 그는 1998년 한국에 들어와 서울 동대문구 봉제공장 등에서 일하다 2009년부터 이주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노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다야 라이
▲ 우다야 라이 위원장

이주노동자들은 1980년도 후반부터 한국에 오기 시작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아무런 제도가 한국에 없었습니다. 싼값에 노동자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94년에 정부가 산업 연수생 제도를 실시했습니다.

당시 이주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연수생으로 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산업 기술을 가르쳐 주기 위해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노동자로 일 했습니다. 다쳐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월급도 절반 이하로 받았습니다. 노동법이 아무것도 적용되지 않았었습니다. 욕설, 인권유린, 폭행, 여권과 통장 압류 등 철저한 인권 사각지대였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 이주노동자 및 인권단체들이 산업연수생 제도 반대 투쟁을 벌였습니다.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결국 정부는 2004년 이 노예 제도와 같은 산업 연수생 제도 대신에 이후 고용허가제라는 제도를 실시했습니다.

이 제도는 이주노동자를 노동자로 받아들였습니다만 모든 권리는 사업주한테 주었습니다.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근본적으로 제한했습니다. 사업장 변경과 선택의 자유를 박탈했습니다. 법으로 보장되어야 할 권리들을 한국 정부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직장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 연수생제도 당시와 마찬가지로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강제노동은 물론이고 직장 선택과 변경의 자유가 없어서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인 동료와 사업주에게 폭언, 폭행당해도 직장을 옮길 자유가 없습니다.”

더 문제는 이주노동자 스스로 이러한 열악한 근로조건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업주와 한국인 동료의 폭언, 폭행에 시달려도 참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폭행과 폭언을 당해도 증명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강제노동에 몸과 마음도 망가지고 있습니다. 사업주한테 “사업장 변경해주세요”라고 요구하면 돌아오는 것은 협박입니다. “자기나라로 보내 버린다, 이탈신고 해버린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더 불안해합니다. 사업장을 변경할 수 없으니 강제노동에서 벗어나가 위해 자살까지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업 분야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63조 때문에 휴일, 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잔업 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하루 이틀밖에 쉴 수 없습니다. 숙소시설도 아주 열악합니다.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에서 살고 있습니다. 당연히 난방시설도 제대로 안됩니다. 겨울에는 너무 춥고 여름에 너무 덥습니다. 이런 방에 살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런 열악한 숙소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2~3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
▲ 농축산업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임금과 숙소 환경을 규탄하고 있다. /ⓒ우다야 라이

노동법에는 노동자가 퇴직 14일 안에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의 경우는 이 퇴직금 받기 위해 모든 기간이 끝나고 출국해야 합니다. 출국하면서 공항에서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명백한 차별입니다. 방법이 까다로워 못 받고 나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산재 발생률은 한국인에 비해 6,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안전교육도 없이 일터로 향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 오자마자 현장에 투입됩니다. 작업에 대해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빨리빨리 해서 수량 채우라고만 합니다. 안전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들은 적게 투자해서 많이 생산해 주는 기계라고 생각합니다. 이주노동자의 생명보다는 이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산업재해가 많이 일어나고,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는데, 산재 발생률이 한국인에 비해 6배나 높다는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산재로 사망한 이주노동자 수는 2016년 71명에서 2018년 136명으로 약 2배나 늘었습니다. 사망에 이르지 않은 경우까지 합하면 한 해 7300여건에 달합니다. 산재 은폐가 빈번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을 것입니다.

우리도 똑같이 세금과 보험료 납부하는 노동자, 동등한 대우 받았으면…”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제도 개선을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주노동자의 역사가 30년이 지났는데도 한국정부와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지원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이 제외되어 있습니다. 재난지원금을 이주노동자에게 안준다고 합니다. 우리가 근로소득세, 지방세, 주민세, 간접세 등 세금도 다 내고 건강보험도 다 납부하고 있지만 지원금에서는 배제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합니다. 이주노동자도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차별받지 않도록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주민으로서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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