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모어 찬’S] 모금과 우리의 편협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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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찬 더인디고 집필위원

[더인디고=장경찬 집필위원]  5월은 따스한 햇볕과 녹음이 푸르러지는 계절의 여왕이자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가정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과 같이 특별하고 의미 있는 날이 모여 있는 가정의 달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때에 비해 가족과 함께하고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 많아진다.

5월이 되면 또 하나 많이 진행되는 것은 모금관련 방송과 광고이다.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이슈로 관심도가 낮아졌지만 가족에 대한 것들이 강조되는 달이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때에 비해 감정적 후원을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매체, 모금단체들마다 차이는 있어도 가정의 달이 있는 5월과 12월 연말에 좀 더 집중적으로 특별하게 사례를 소개하고 수혜 가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러한 모금은 다른 시기, 다른 방법보다 단시간 안에 큰 모금액을 만들 수 있어서 여러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 중에서도 크게 의료비 지출이 필요한 중증질환이나 희귀난치질환을 앓고 있는 대상층이 주로 출연하여 자신 혹은 가족의 투병생활과 사연을 공유하고 모금된 금액은 당장에 필요한 고액의 치료비와 수술비로 사용된다.

나를 그리고 가족을 판매하여야 얻을 수 있는 도움?

모금 방송이나 매체에 참여하면 분명히 대상자나 그 가족에게 도움이 될 줄 알면서도 그것은 그들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외부 모금 매체에서 사례 연결 요청을 받고 현재 우리가 직접 지원하고 있는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면 대부분 고민 끝에 거절 의사를 밝힌다.

가족들은 모금을 통해 지원을 받으면 당장의 목돈이 필요한 수술비, 치료비 등이 해결되긴 하지만 그렇게 외부에 노출되는 것이 뭔가 나와 가족의 어려움을 상품으로 내세워 판매하는 것 같고 응원해 주고 함께 해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많은 분들이 시혜와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지원 받고 나서 밖에서 외식하는 경우나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에도 눈치가 보인단다. 혹여나 주변 이웃이나 방송을 통해 알아보고 아이 치료비도 없으면서 저런데 돈쓰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까 무섭고 두렵단다.

이런 두려움은 이전에 이슈가 되었던 기초생활수급대상 아이의 돈가스식당 방문, 특정 브랜드 패딩을 가지고 싶어 했던 아동의 후원자 이야기를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돈가스식당 이야기는 2018년 한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었다. 돈가스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시민이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어린이가 사먹자 불쾌함을 느꼈고 자신의 세금으로 가격대가 있는 돈가스를 아이가 사먹는 것을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게시글은 “동네 아이가 기초생활수급자인데 유명 체인점에서 밥을 먹었다. 일반 분식점보다 비싼 곳인 이곳에서 밥을 먹는 게 불쾌하다.”며 “아이와 그 누나와 둘이 와서 하나를 나눠 먹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당 한 메뉴씩 시켜 먹더라. 내 세금으로 그들이 먹는 건데, 보고 있으니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에는 ‘가난한 사람들은 나보다 좋은 것을 가지고 있거나 하면 안 돼.’라는 생각이 있을지 모른다.

연출된 어려움, 그리고 우리의 시선

이런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고정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아이러니하게 모금기관의 광고들이다. 최대한 사람들에게 모금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어렵고, 배고프고, 집이 없고,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그리고 더 자극적이고 감정에 호소할 수 있도록 결핍하고 불행한 현실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결핍과 가난에 대한 생각을 고착화시켜 나와는 다른 가난한 삶을 사는 사람, ‘나는 저 사람들보다 잘 살아’ 혹은 우월감을 갖게도 한다. 이런 방식들은 최근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지만 모금에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계속 사용되고 있다.

사진출처=보배드림

위 사진은 예전 한 커뮤니티에서 초등학생의 우문현답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던 사진이다. 초등학생의 답은 명답이었지만 우리 모두의 생각은 선생님이 낸 문제의 의도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어려움을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방송이나 매체에서도 또한 그러기에 자극적으로 표현하여 그렇게나마 참여하게 하고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하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각과 고정관념을 가지게 만드는 이런 방법과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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