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의 접근성] 코로나19로 인한 정보 격차의 영향과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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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더인디고 = 손학 편집위원]

코로나19 재난상황, 정보의 중요성이 커지다

손학 더인디고 편집위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가 재난상황에 빠져들게 되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가능한 피하고 소독 등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기본이 된지 오래다. 지금은 보급이 다소 안정화되었지만, 초기에는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마스크 보급을 안정화하고자 약국을 통해 요일제를 시행했었다.

직장생활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사무실에 출퇴근을 하여 일하던 환경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늘어났다. 업무상 미팅들은 취소되고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컨퍼런스로 진행되었다. 온라인을 통해 많은 업무와 활동이 대체되는 바야흐로 ‘언컨택트(비대면, uncontact)’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온라인으로 생활화해 왔던 이들이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많은 부분에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이 불편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이전에도 온라인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보취약계층의 상당수는 일상화된 온라인 환경에서도 많은 불편과 차별을 견디면서 지내왔다.

모바일 정보 격차가 생존의 문제로

현대 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 격차가 삶의 격차를 좌우한다. 장애인과 고령자로 대표되는 정보취약계층이 정보의 사용, 정보 접근성의 부재로 삶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내오고 있었다. 평등과 인권을 요구하는 많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사회, 특히 공공의 변화는 더디기만 했다. 하지만, 재난 상황에서는 정보나 정보 접근성의 격차로 생필품이나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면 이제는 생존의 위협을 당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사진=더인디고

마스크 배포가 시작되던 어느 날, 필자의 노모가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 약국에서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 하지만, 마스크는 모두 판매되었고 결국은 몇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오셨다. 필자의 동생은 미리 모바일을 통해 판매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구매가 가능한 시점과 장소를 찾아 마스크를 구매했다. 필자의 어머니는 정보의 부재로 인해 피해자인가 아니면 답답한 노인인가?

지난달 지인을 통해 그 당시 마스크 판매처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모바일 앱이 30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게 많은 정보채널이 있었음에도 왜 우리 어머니는 불필요한 줄을 서서 시간을 낭비하고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위험한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일까? 정보 격차로 발생하는 고령자 등의 정보취약계층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보 격차에서 소득(물질) 격차로의 영향

정부에서는 코로나 영향으로 어려워진 가정 형편을 위해 지원금을 나누어 주기로 결정했다. 지자체에서도 자체 예산을 확보하여 추가적인 지원금을 나누어 준다. 어려운 시기,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라 생각한다. 서울시의 경우 지원금을 제로페이와 선불카드 등으로 신청인이 선택하여 받을 수 있다.

필자는 동주민센터에 방문하여 재난지원금 신청을 해보기로 했다. 담당자 분은 친절하게 재난지원금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옆에 노인분이 지원금을 신청하고 계셨는데 제로페이 앱은 사용이 어려울 수 있으니 다른 선불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을 해주기도 했다. 친절한 안내였지만 같은 재난지원금임에도 제로페이를 사용하게 되면 적립과 보너스 등의 부가적인 해택을 누릴 수 있는데, 고령이거나 장애인 분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모바일 기기 등을 다루기가 서툴러 어려워하시는 분들까지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여기서 필자는 사용자의 기본적인 지식 부족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의 최소한의 배려가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모바일과 같은 정보통신기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계속 조성되면 정보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금전적인 불평등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제로페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제로페이를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정했던 그 편견이 접근성 부족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재난시대에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며, 금전적인 이점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정보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누릴 수 있도록 정책을 잡고 진행해야 할 것이다.

나도 나의 어머니도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서!
[더인디고 The Indigo]

[SCE Korea 대표이사] 모바일, 사물인터넷 분야 접근성 컨설턴트로써 UN ITU-T에서 접근성 관련 국제표준개발과 정보 접근성 개선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승인
알림
6623d04500815@example.com'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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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lek@triplek.net'
김광곤
3 years ago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결국 사람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데 사람들의 인식이나 살아오면서 박히게 된
고정관념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속도에 비해 매우 느리게 바뀌거나 바뀌지 않는 것도
정보 격차에 한 몫을 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crazy4dream@naver.com'
윤승진
3 years ago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