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평등법 제정, 21대 국회 답하라”

▲30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평등법 제정 의견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
  • 차별 규율하는 개별법만으론 한계
  • 평등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되었다
  • 설교나 전도 그 자체는 평등법 적용 받지 않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두를 위한 평등’을 향해 담대한 걸음을 내디딜 때라며 국회에 ‘평등법 제정’ 의견표명을 냈다.

인권위는 이 날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평등법)’ 시안을 제시하며, 21대 국회에서 이를 조속히 입법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2006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표명한 지 14년만이다.
인권위는 14년 전인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에게 차별금지법 입법 추진을 권고하는 입장을 냈고, 이듬해 정부 발의안이 처음으로 국회 문을 두드린 이후 19대 국회까지 모두 7번의 법안 처리 시도가 있었다. 결국 입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된 데에는 보수 개신교 등의 반대가 가장 컸다.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유지해온 보수 기독교계 등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 금지를 위한 설교 등이 제한 될 수 있는 데다, 오히려 동성혼이 합법화 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였을까. 인권위는 법률명을 차별금지법이 아닌 평등법이라고 명명한 이유에 대해 “법의 목표와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평등의 원칙은 기본권 보장에 관한 우리 헌법의 핵심 원리다.”며 “우리나라는 다수 국제인권조약의 당사국으로서, 국제적으로 합의된 인권규범을 국내에 실현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인 우리나라는 이제 국제사회의 평등법 제정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애, 성별, 연령, 특정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규율하는 개별법이 존재하지만 개별법만으로는 다양한 차별 현실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사회의 모든 차별을 망라하는 포괄적·일반적 평등법은 차별 요소간의 수직화를 방지하고, 일관되고 통일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지난 4월 인권위가 실시한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서 10명 중 9명 정도가 평등권 보장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88.5%) 이는 작년 조사(72.9%)보다 15% 정도 높은 결과라며 평등법 제정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내다봤다.

인권위가 제시한 평등법 시안은 2006년에 권고한 법안에 기초하되 차별 개념을 보다 명확히 정리하여 ▲직접차별, ▲간접차별, ▲괴롭힘, ▲성희롱, ▲차별 표시·조장 광고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직접차별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등을 이유로 분리·구별·제한·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 간접차별은 외견상 중립적 기준을 적용하였으나 그 기준이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야기하고 그 기준의 합리성 내지 정당성을 입증 못하는 것이다.

괴롭힘은 ▲개인이나 집단에 대하여 적대적, 위협적 또는 모욕적 환경을 조성하거나, ▲수치심, 모욕감, 두려움 등을 야기하거나, ▲멸시, 모욕, 위협 등 부정적 관념의 표시, ▲선동 등의 혐오적 표현을 하여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성희롱은 업무, 고용, 교육, 그 밖의 관계에서 사용자, 근로자 또는 업무관련자, 공공기관 종사자가, ▲그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행한 성적 언동 또는 요구하는 경우, ▲성적 언동이나 요구를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불이익의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 ▲성적 언동이나 요구를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을 주거나 이익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이다.

차별 사유로는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인종, 출신지역, 신체조건, 혼인여부, 종교,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고용형태 등 21개의 예시적 규정을 두었다. 차별 영역으로는 고용, 재화·용역, 교육·직업훈련, 행정·사법 절차·서비스로 구분했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차별시정 책무도 상세히 규정하고 고용 등 각 영역에서 발생하는 차별 유형을 추가했다. 특히 차별 피해자나 그 관계자에게 불이익 조치를 한 경우, 가중적 손해배상과 함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 수위를 높였다.

한편, 평등법이 제정되면 교회에서 목사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표현하는 설교를 하거나 거리에서 전도할 수 없다는 우려에 대해 설교나 전도 그 자체는 평등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나 고용상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법 제정에 대한 기업의 우려에 대해서도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에 차별로 판단하고, 불리한 대우 등의 행위가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평등법은 21대 국회의 중요한 입법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이에 평등법 입법의 방향과 담아야 할 내용을 정리할 때 참조가 될 수 있는 평등법 시안을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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