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에서 수어통역 실시… 인권위 권고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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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메인뉴스 화면
ⓒKBS
  • 9월 3일 방송의 날 맞아, 지상파 3사 최초 메인뉴스에서 수어통역 제공
  • 청각장애인 단체, 일제히 “환영”… “MBC, SBS도 수용해야”

한국방송(KBS)은 오는 9월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앞으로 수어 통역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농인 시청권을 위하여 KBS 9시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메인뉴스에 수어통역 제공’을 권고한지 3개월만이다.

KBS에 따르면 그동안 주로 낮 뉴스 시간대와 각종 뉴스특보 등에 수어통역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시청자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 중 메인뉴스에서도 수어통역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청각장애인들의 방송 접근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TV 화면의 제약으로 인해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특징을 가진 메인뉴스에서는 수어 통역 제공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스마트 수어방송’ 서비스 확대와 수어 통역 수상기 개발 등 기술적 발전 상황에 맞춰 장애인 권익 향상을 위한 점진적인 서비스 확대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KBS는 수어통역을 하지 않는 이유로 ▲법정 의무 할당량 5%를 초과하는 5.7% 수어통역 방송제작 중 ▲남북정상회담, 재난·기상 관련 뉴스특보 등 수어방송 제공 중 ▲9시 뉴스는 비장애인의 시청권 조화를 위해 사회적 논의와 타협 필요 ▲장기적 수어통역을 위한 별도의 TV 수상기의 개발과 보급, 스마트 수어방송 등을 위한 법령과 제도 정비 필요 등을 들어 인권위에 제출한 바 있다.

KBS는 장애계의 요구와 인권위의 권고 수용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여러 차례 가졌다.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일 의무는 없지만 외부 여건에 맞춰 개선한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청층을 아우르는 공영방송사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KBS는 “장애인 방송접근권의 사각지대를 없애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특히 ‘뉴스9’은 KBS의 간판뉴스일 뿐 아니라 국내 뉴스 프로그램 가운데 부동의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선제적인 수어 통역 제공은 장애인 권익 향상에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도 내비쳤다.

한편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장애벽허물기)’은 KBS의 보도가 나가자마자 환영 성명을 냈다. 장애벽허물기는 몇 년 전부터 지상파 방송의 저녁 종합뉴스에 수어통역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지상파 방송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지난해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낸바 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인권단체들은 지난 6월 2일 KBS 앞에서 9시 뉴스에 수어통역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장애벽허물기는 성명서에서 “인권위 권고 이후 KBS는 방송 화면 구성의 문제 등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KBS가 농인의 시청권을 존중하며, 방송 접근 시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의지로 인권위 권고를 수용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MBC, SBS도 인권위의 권고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곧 긍정적인 입장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KBS의 9시뉴스 수어통역 실시 수용으로 농인들의 방송 접근 환경은 물론 시청자들의 수어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국농아인협회 관계자도 전화 통화에서 “KBS의 결정에 환영한다.”며 “수어를 사용하는 전국의 농인들도 9시뉴스를 수어통역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는 한국농아인협회와 회원들이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장애인방송시청보장위원회’ 참여를 통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노력의 결과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타 방송사에서도 메인뉴스에 수어통역이 제공되길 기대한다.”면서도 “방송에서 화자(말하는 사람)와 자막의 정확도 제고는 물론 딜레이 현상이 없도록 ‘자막방송의 품질향상’과 수어통역사의 정확한 통역지원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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