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자의 색연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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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사진=더인디고

[더인디고=김민석・dia] 

김민석
김민석 더인디고 집필위원

요즘 여러분의 관심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코로나19, 재택근무, 노마스크 갈등, 부동산 가격 폭등, 불경기…… 다양한 키워드가 떠오른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에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든다.

가족 중에도 프리랜서로 댄스를 가르치는 분이 있는데,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어려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또 외식업을 하는 고등학교 동창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안 그래도 어려운 가게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며 한가득 걱정을 털어놓았다. 반면 코로나19로 더 바빠진 사람과 기업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배달과 택배업에 종사하는 분들과, 면역력에 좋은 건강식품을 만드는 회사, 마스크와 소독제를 만드는 기업 등이다. 그리고 온라인 기반의 기업도 예전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업이 성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황은 코로나19로 같지만 어떤 기업은 어려워지고, 어떤 기업은 더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기업가’, ‘비즈니스 아이템’, ‘팀워크’, ‘비즈니스 모델’, ‘자금’ 등 몇 가지 정답일 것 같은 단어가 떠올랐는데, 첫 번째 주요 요인은 맞추지 못했다. 2015년 빌 그로스(Bill Gross)는 Ted 강연에서 성공한 기업의 5가지 요인을 설명한 적이 있다. 빌 그로스가 실제로 경험한 것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성공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타이밍(Timing)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이 팀 구성원과 실행력, 비즈니스 아이디어, 비즈니스 모델, 자본조달 등이었다.

성공한 기업의 5가지 요인
타이밍이 42%, 팀 구성원과 실행력이 32%, 비즈니스 아이디어 28%,  비즈니스 모델 24%,  자본조달 14% 순이다.
▲성공한 기업의 5가지 요인(출처: TED, The single biggest reason why start-ups succeed, Bill Gross)

그렇다면 현재 사업이 잘 되는 사람도, 어려운 사람도 그들의 팀워크나 비즈니스 모델이 좋거나 나빠서라기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즉 타이밍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타이밍은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코로나19를 우리 뜻대로 종식시키거나 확대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사업이나 일자리를 무작정 하늘에서 내려줄 타이밍에만 맡기고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그래도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이번 9월부터 11월까지 이화여대에서 ‘2020 이화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가 진행된다. 비즈니스를 통해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없을까? 라는 생각과 아이디어를 실제 창업, 창직을 통해 구현하도록 돕는 과정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가가 갖추어야 할 정신,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 등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멘토링이 진행된다.

학교 이외에도 각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도 다양한 창업 관련 교육과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을 할 때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는 기업가(창업가)이고, 다음은 비즈니스 모델, 마지막은 자금이다.

누군가가 “나 사업해볼까?”라는 말을 했을 때, 일반적으로 우리는 “무슨 사업할건데? 돈 벌이가 돼?”라는 질문을 한다. 이때 어떤 사업을 할지, 어떻게 돈을 벌지 등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일반 사업계획서와는 차이가 있다. 사업계획서는 사업 전반에 대한 내용이 기술되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보다 압축적, 핵심적이며, 수익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된다. 따라서 단순하고 영향력 있게 제시되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보통 9 블록 캔버스(9 block canvas)를 활용하여 설명한다. 9 블록 캔버스는 가치제안을 중심으로 고객관계, 채널, 고객(목표 고객), 수익원(수익모델), 핵심활동, 핵심자원, 핵심파트너, 비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틀’을 제시한다.

고객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s)을 중심으로 고객, 채널, 고객관계관리, 수익원, 핵심활동, 핵심자원, 핵심파트너, 비용
▲9 블록 캔버스

위 9 블록에 담겨있는 아홉 가지의 모든 요소가 중요하지만, 사회에 긍정적인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가치제안’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라준영 교수는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을 위해 영리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여, 가치제안, 가치창출, 가치확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구성 요소를 제시하였는데,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다.

가치제안은 목표고객, 가치제공물, 전략적 포지셔닝,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의 구분
가치창출은 자원, 핵심역량, 내부가치사슬, 외부가치네트워크,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 동시 적용
가치확보는 수익모형과 성장원리

비즈니스 모델로 확인해보는 사회적가치 창출

다솜이재단은 2004년 교보생명보험과 함께일하는재단이 만든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을 모태로 한, 국내 1호 사회적기업이다. 다솜이재단은 취약계층 환자를 대상으로 무료간병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유료간병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돌봄분야 종사자와 관리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다솜이 케어서비스는  무료간병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유료간병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유료 간병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간병료를 인하하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킨다.
ⓒ 다솜이재단 홈페이지

다솜이재단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면, 가치제공물은 모두 돌봄서비스에 전문화되어 있으며, 이는 재단의 미션과 부합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자원과 능력 분야에서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서비스 대상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창출되므로 향후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 및 그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즉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그 수익구조를 단순하고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즈니스 모델이 변해야 살아남는다

앞서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했는데,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 경영 여건의 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기업은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을 점검해 볼 시기가 되었다. 언택트 시장 확대와 지역사회 목소리의 다변화는 기업의 사업 목표와 사업 형태가 적합한지 자문하게 하며,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토록 자극한다.

즉, 비즈니스 모델은 한번 정해지면 평생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통해 성공한 기업이 많은데,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업을 확장 또는 지속가능 하도록 한다. 따라서 예비창업가 또는 기창업가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집하지 않고, 이미 성공한 기업의 변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참고하고 노력한다면 혁신할 수 있는 용기와 무한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자생력과,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예로 호주의 프로보노(Pro Bono)지는 변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기 위한 7단계를 제시하고 있다(이로운넷, 2020).

1단계: 수혜자에게 어떤 사회적 영향을 미칠 것인가?
2단계: 지원하는 고객은 누구이며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3단계: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4단계: 어떤 사회적기업 모델을 채택할 것인가?
5단계: 모델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6단계: 조직의 자원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7단계: 전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효율적이고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가?

이처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방법은 다양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혁신’을 해야 한다는 그 목적은 같다. 혁신을 통한 사회적 가치창출, 기업의 수익기반 확보 그리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구현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나아가야 하는 길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빌 그로스가 말한 ‘타이밍’이 안 좋았다는 이유는 잠시 내려두고, 코로나19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시민은 현재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이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도록,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중심으로 시간과 재정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시장수준의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힘이며 때로는 기술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디커플링, 2019)

필명 dia (공동집필)
공적마스크 실시간 재고확인 서비스인 ‘모두의 마스크 (modoomask) 프로젝트’ 참여 등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혁신’을 고민하고 실천하며,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적경제통합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

[앙자의 색연필]은 7월 10일부터 김민석 교수의 지도와 감수를 거친 학생들의 글, 총 10편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더인디고 The Indigo]

앙자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 경영학 박사), 대학에서 환경을, 대학원에서 마케팅과 CSR, 지속가능경영을 공부하고, 삼성에버랜드, 삼성전자, LG전자에서 일했다. 현재는 연구소와 대학교에서 ‘나은 삶을 함께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준법진흥원 원장으로 윤리경영, 준법, 컴플라이언스 등 ISO 인증 및 교육을 하고 있다. e-mail: lab.sustain@gmail.com / kazak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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