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에 전자 회원증?…“오히려 급식 접근 방해”

따스한채움터 회원증 발급 및 급식시간 조정 안내문
▲따스한채움터 회원증 발급 및 급식시간 조정 안내문/ⓒ홈리스행동
  • 홈리스행동, “RFID 회원증 발급은 방역 목적의 정보수집 범위 넘어선다”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서울시가 무료급식소에 무선인식 회원증을 도입한 것과 관련하여 오히려 급식 접근을 어렵게 하고, 인권 침해 소지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홈리스행동은 15일 성명을 내고 서울역 무료급식장 ‘따스한채움터’에 도입되는 RFID 형식, 즉 전자태그 방식의 회원증 도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따스한채움터 외벽에 부착한 안내문을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방역관리를 강화하고자 RFID 회원증을 도입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홈리스행동과의 통화에서 “따스한채움터 이용자들이 QR코드 활용이 어렵고, 수기식 방역 명부도 잘못 적거나 적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RFID 회원증은 9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접수하며, 당일 현장 발급을 원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홈리스행동은 “RFID 회원증 발급을 위해 홈리스들은 신분증 제공, 사진 촬영, 노숙이력 확인 등을 거처야 한다. 홈리스에 대한 낙인이 만연한 상황에서 개인 정보 제공을 꺼리는 홈리스들은 따스한채움터 이용을 회피할 우려가 크다.”면서 “RFID 회원증 도입은 기본권인 적절한 식량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분증 확인이 불가능한 주민등록말소자나 가족관계미등록자, 외국인홈리스들의 경우 급식지원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으며, 열악한 취사 설비 탓에 무료급식을 이용해왔던 쪽방주민(16.3%, 2019 서울시 쪽방 거주민 실태조사)들 역시 생계급여와의 ‘중복지원의 제한’을 이유로 이용 거부를 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사회권규약은 모든 사람이 적당한 식량을 누릴 권리를 인정하며 당사국이 그 권리 실현을 위해 적당한 조치를 할 것을 규정한다. 또한 사회권위원회는 일반논평(12)을 통해 당사국에게 적절한 식량에 대한 접근성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6조3항은 “최소한의 정보 외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정보주체에게 재화 또는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련하여 홈리스행동은 “출입명부는 4주 후 파기가 원칙이며, 최근 ‘성명’을 ‘시군구’로 대체하는 등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다.”면서 “RFID 회원증 발급은 많은 정보 요구로 방역 목적 정보수집의 범위를 넘는, 최소한의 정보를 넘어서는 것으로 개인정보보호법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홈리스행동에 따르면 서울지역 민간급식소 중 절반 가량이 코로나19 확산 초기 문을 닫았고, 지난 달 중반 수도권의 강화된 2단계 조치 이후 또 한 번 여러 급식소들이 문을 닫거나 식수 인원을 축소했다. 이에 복지부는 “민간자율 급식 의료지원 서비스 중단·축소에 대응하여 지자체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진료시설 등의 서비스 제공량 확대”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일일 3식을 제공하던 것을 방역관리 강화를 이유로 9월 13일부터 중식, 석식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홈리스행동은 “RFID 회원증 도입은 급식장 문턱을 높여 식사 제공량을 오히려 억제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며 “지금은 홈리스들을 위한 급식대책을 확대할 때지 방역을 빌미로 정보인권마저 침해하며 밥줄을 조일 때가 아니다.”며 RFID 회원증 도입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상 노숙인시설에서 급식을 제공하듯, 거리홈리스 및 취사가 어려운 비적정 거처 홈리스를 위해서는 법정 기준에 맞춘 ‘급식시설’을 통해 급식지원을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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