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김순석 열사 동상・기념관 추진위 공식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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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순석열사 동상·기념관 추진 요구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순석열사 동상·기념관 추진 요구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유튜브 화면 캡처
  • 전장연, “김순석 열사는 장애인 운동사에서 전태일 열사와 같아”
  •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거리의 모든 턱을 없애는 운동 전개 필요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장애해방운동가 김순석 열사를 기억하기 위한 동상 및 기념관 추진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9월 19일은 ‘거리의 턱을 없애라’고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순석 열사의 추모일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김순석 열사 36주기 추모제에 앞서 ‘김순석열사 동상·기념관 추진위원회’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순석 열사는 1984년 9월 19일 “시장님, 왜 저희는 골목골목마다 박힌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왜 저희는 목을 축여줄 한 모금의 물을 마시려고 그놈의 문턱과 싸워야 합니까. 또 우리는 왜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지나는 행인의 허리춤을 붙잡고 도움을 호소해야만 합니까”라며 분노와 절망의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을 했다.

이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2005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된지 15년이 지났다. 저상버스도 도입되었고 특별교통수단도 만들어져 조금은 나아졌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여전히 많은 장애인이 이동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면서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는 커피숍의 턱들이 여전히 장벽으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거리의 턱, 커피숍의 턱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단절하는 턱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지켜라!’고 외쳤듯이 장애인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김순석 열사는 ‘거리의 턱을 없애라’고 외쳤다.”면서 “김순석이 장애인 운동사에서 전태일과 같은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제대로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 동상과 기념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동상은 김순석 열사가 당시 서울시장에게 거리의 턱을 없애 달라고 외쳤기에 서울시청 광장·거리에, 기념관은 강서구 건립 중인 ‘어울림센터’ 내에 설치하는 방법 등을 제안하면서 요구안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 5월 장애주류화포럼 김동호 대표는 김순석 기념관과 동상을 청원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청원에 공감하면서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 등과 함께 소통하고 숙고하여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본지 기사 “서울 거리 턱 없애 달라” 36년 전 목숨 던진 김순석 열사…기념관 건립 논의 촉발(https://theindigo.co.kr/archives/6511) 참조

현재 어울림센터 건립은 강서구 지역주민의 님비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며 박 대표는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하며 “비장애인 중심의 모든 물리적 환경을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거리의 모든 턱을 없애는 운동으로 바꿔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석열사 동상·기념관 추진위원회’ 제안 기자회견 후에는 김순석열사 36주기 추모제가 진행됐다.

추모제에서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비장애인에게 턱 하나가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장애인과 교통약자에게는 턱이나 계단 하나가 큰 산이다. 물리적 벽을 하나씩 없애나가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애해방운동가 김순석열사 36주기 추모제에서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장애해방운동가 김순석열사 36주기 추모제에서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더인디고 The 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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