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전반기 2년의 장애인정책 성적, 낙제점 겨우 면해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18일 이룸센터에서 ‘제49회 RI Korea 재활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의 중간 이행성적을 발표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18일 이룸센터에서 ‘제49회 RI Korea 재활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의 중간 이행성적을 발표했다./사진=더인디고
  • RI Korea, ‘재활대회’서 문재인 정부 5차 종합계획 중간성적 발표
  • 전반기 2년(’18~’19) 전문가 70.5점, 장애인 만족도 62.3점
  • 양측 모두 낙제점 이하 정책도 약 16%인 11개에 달해
  • 정책 성패, 남은 1년 반에 달려… 정책기조 전환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문재인 정부 장애인정책 중간평가 결과 낙제점은 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학계와 현장의 분야별 전문가 22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평가단’ 점수와 장애인 100여 명의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각각 4점 만점에 2.82점(70.5점)과 2.49점(62.3점)으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이하 재활협회)는 18일 이룸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과 김예지 의원,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공동으로 ‘제49회 RI Korea 재활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18~’22)의 중간 이행성적을 발표했다. 이날 대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했다.

‘제49회 RI Korea 재활대회’가 18일 이룸센터에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제49회 RI Korea 재활대회’가 18일 이룸센터에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사진=더인디고

문재인 정부는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에서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이루어지는 포용사회’를 위해 5대 분야 22개 중점과제 및 69개 세부 정책목표를 제시했다.

재활협회에 따르면 1998년 1차 종합계획이 시작된 이래 매 5년마다 중간평가를 실시함으로써, 미진한 정책에 대한 이행 촉구와 차기 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번 평가는 기존과 유사한 방식으로 목표이행 달성 여부에 대한 양적평가와 이를 근거로 한 각 영역별 전문가 평가, 그리고 장애유형의 당사자 101명을 대상으로 정책 만족도를 조사했다.

■ 문재인 정부 전반기 2년, “기대에 못 미쳐”

종합계획이 차수를 거듭하면서 장애인의 통합사회 실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가단 점수(70.5점)만 놓고 본다면 지난 1·2·3차 종합계획은 60점 이하, 4차는 67점인 것과 비교했을 때 약간 상승한 수준이다.

평가위원장을 맡은 나운환 대구대학교 직업재활학과 교수는 “5개년 계획이 회를 거듭하면서 장애인의 통합사회 실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장애인의 경우 낙제점수에 가까운 62.3점으로 평가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현 정부 역시 장애인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69개 세부과제 중 11개 과제는 평가단과 장애인 양측 모두 낙제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장애인권리보장법제정과 ▲장애인문화예술활동 접근성제고 ▲로봇활용 장애인돌범서비스도입 ▲장애판정제도개선평가단 ▲시설거주 자립생활전환체계마련 등이 대표적이다. 22개 중점과제 중에서는 ‘장애인권리보장 및 종합지원체계 구축’이 가장 낮게 평가돼 이들 부분에 대한 시급한 정책개선이 요구된다.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의 이행 중간평가 총괄표 일부 발췌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의 이행 중간평가 총괄표 일부 발췌/출처: 토론회 자료집

평가단에 비해 장애인 만족도가 떨어지는 정책으로는 ▲장애등급제폐지 및 맞춤형 종합지원체계 구축 ▲장애인건강주치의제 도입 ▲정신장애인 사회통합지원 ▲장애인 학대 피해 예방 및 피해자 지원 강화 ▲장애 영유아 보육지원 강화 ▲장애연금 기초급여액 인상 ▲장애인기업 성장기반 구축 ▲발달장애인 성적 권리 및 가족지원체계 구축 ▲방송접근 및 이용환경 보장 정책 등이다.

반면 ▲새로운 거주서비스 유형 개발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보전현실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장애인 소득공제 방식 개선은 장애인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60점 내외여서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양측 간 점수차가 크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이용석 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은 “정책의 계획과 시행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문가 집단과 직접 삶의 현장에서 제도의 대상이 되는 장애인 집단 간의 시각차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면서 “지원체계의 대상인 장애인들은 맞춤형 종합지원체계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정책의 낮은 체감도는 새로운 제도의 시행이 아닌 기존 제도를 짜깁기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예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돌봄 정책인 커뮤니티 케어는 요란한 시작과는 달리 현재는 진행 여부마저 모호한 실정이며, 건강주치의제도는 법 제정 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시범사업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도 “4점 척도에서 전문가는 1점부터 4점까지 다양한데 장애인은 대부분 평균 ‘2.5점’으로 평가했다. 정책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고 하는 것은 당사자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별 체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며 설계 기획 과정의 문제를 삼았다. 그러면서 “기획 과정부터 장애인이 자신이 주권을 갖고 참여하지 못한 탓이다.”며 전반적인 정책 과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정책이행 목표, 1년 반 안에 마침표를!

나운환 평가위원장은 정책목표 달성과 장애감수성 모두를 반영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나 위원장은 “장애인 정책이 복지적 관점과 구조에서 탈피, 정책기획의 근간에는 국민의 기본권적 권리와 삶이 총체적 기조가 되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의제 형성, 결정 및 집행이 중요하다.”며 “장애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인력 풀과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양측 모두 낙제점으로 평가하거나 격차가 큰 정책들, 예를 들어 장애등급제, 권리보장, 건강권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정책들은 정책의 우선순위 설정과 중간평가 결과에 대한 적극적인 환류를 통해 계획의 수정과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이행모니터링과 해당 부처, 특히 21대 국회에 진출한 장애인 의원 등과 적극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용호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일부 잘 진행되는 것과 성과도 있지만 미흡한 정책도 있다.”고 인정하면서 “올해 코로나 정국으로 빠지면서 인력도 없고 과제에 집중할 여력도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내부 논의를 거쳐 올해 연말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의 안건에 상정하는 등 정책을 잘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에 참석한 최혜영 의원과 이종성 의원 그리고 장혜영 의원은 모두 이번 중간평가 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남은 임기동안 충실이 이행하기를 바랐다. 그러면서도 최혜영 의원은 청년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장혜영 의원은 “코로나19로 장애인의 삶이 위협받는 지금, 거주시설 중심의 정책을 폐쇄할 골든타임이다.”고 주장했다.

최혜영 이종성 장혜영 의원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정의당 장혜영 의원/사진=더인디고

반면 이종성 의원은 17일 자신의 질문에 대한 박능후 장관과의 차별적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전반기 정책이 잘 이행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장관의 인식 태도 때문이다.”고 작심하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종성 의원의 4차 추경에 장애인 예산이 하나도 없다는 질의에 “광부, 농부라는 단어도 없다. 방역 취약계층에 장애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변을 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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