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이 홍보수단? 발달장애인들 괴롭힌 표준사업장’ …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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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서를 제출하고 힜다
인권위에 차별진정서를 제출하고 힜다./사진=더인디고
  • 장애인 고용한다며 광고하던 게임회사, 사내 카페 열자마자 나 몰라라
  • 장애인 표준사업장 ‘웹젠드림’, 시험과 막말 일삼으며 괴롭혀
  • 피해 직원, 스트레스로 2주마다 심리와 약물치료 병행
  • 점검 소홀한 공단도 자유로울 수 없어 … 공단 관계자 “자체 방안 강구하겠다

발달장애인을 1년 넘게 지속해서 괴롭힌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웹젠드림(사내카페)’ 관계자와 장애인들의 근무환경 점검 및 지원을 소홀히 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기지역본부 본부장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인권침해 피해자 A씨(21세)의 아버지 이 모 씨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는 5일 발달장애인 직원들에게 비하와 모욕적인 언사 및 태도를 일삼은 해당 팀장과 매니저를 인권위에 진정했다.

발달장애인 인권 무시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각성하
발달장애인 인권 무시한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각성하라 / 사진 = 더인디고

또 사내카페 관리 직원들의 운영방식과 장애인 지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반복됨에도 관심을 갖지 않은 웹젠드림 대표이사, 그리고 취업소개 이후 점검 소홀과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공단 경기지역본부장도 피진정인에 포함시켰다.

피해자 A씨가 일하는 웹젠드림은 모회사 웹젠(게임회사)이 작년 3월 사내에 카페를 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카페 설립 초기 발달장애인 1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2월부터 7월, 그리고 최근에 다시 재택근무를 이어 오고 있다.

웹젠드림은 사내카페를 열 때부터 많은 홍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는 중견기업으로서 고용노동부 선정 ‘2019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100대 기업에도 올랐다. 당시 선정 기준에는 일자리 증가뿐 아니라 질적 수준 등이었다.

하지만 본지가 지난 8월부터 취재한 결과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담당 팀장과 매니저들은 반말과 고압적 말투는 기본이고, 비하와 모욕적인 표현들로 성인 발달장애인 직원들을 대했다.

[시험예시]
1. 아이스 카라멜라떼 달게 약자 및 제조 순서를 적으시오.
2. 아래 음료에 필요한 에스프레소 총 수량과 몇 번 추출해야 하는지 적으시오
따뜻한 아메리카노 2잔, 아이스티 1잔, 따뜻한 카페모카 1잔, 아이스 바닐라라떼 2잔, 아이스 녹차 1잔, 아이스아몬드라떼 3잔 중 1잔 샷 추가  
* 담당 팀장과 매니저들이 재택근무 동안 발달장애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낸 시험문제다. 이런 시험문제를 매일 9문제 정도 제시하고 15분 안에 그 순서를 종이에 적도록 했다.


특히 올해는 재택근무 당시 주 5일 매일 일정한 시간에 시험을 봤으며, 시험을 제때 안 봤거나 혹은 문제를 많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어김없이 단체 대화방(단톡방)에서 문자나 전화로 질책하기 일쑤였다. 출근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식의 태도와 언사로 괴롭혀 왔다는 것이 그동안의 문자와 다수의 녹음 및 증언 등으로 확인됐다.

*본지 9월 29일 자 기사 “직장 내 괴롭힘당하는 2·30대 발달장애인… 장애인 사업장 인권침해 심각 (https://theindigo.co.kr/archives/10275) 참조

연차 등 휴가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했다. 연차를 사용하려고 할 때 모욕적인 표현으로 지적을 하거나, 시험 보기 싫으면 차라리 연차를 쓰라고 강요했다. 관리 직원들의 이러한 운영 방식 및 태도는 올해 5월 이씨가 회사 측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담당 팀장에 가로막혀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피해자 A씨는 관리 직원들로부터 문자나 전화 등을 받을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 증상을 보였고, 8월부터 주 2회 약물 및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인권위 진정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아이의 동료 직원이 견디다 못해 퇴사했고, 이제는 제 아이가 괴롭힘을 당하다 못해 병원 치료까지 받게 되었다”며 “하지만 자식이 불이익을 받을까 봐 참을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든 회사와 소통을 해보고자 했으나 너무 폐쇄적이었기에 직접 나섰다”고 진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결국 기업은 장애인을 홍보수단으로 고용하면서 동시에 국가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며 “회사 관계자들의 공식적인 사과와 파면, 그리고 운영위원회 구성 등 제도적 개선을 마련해 줄 것”을 모회사 웹젠과 정부측에 요구했다.

10월 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발달장애인을 괴롭힌 카페사업장 관리자에 대한 차별진정 기자회견이 열렸다.
10월 5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발달장애인을 괴롭힌 카페사업장 관리자에 대한 차별진정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더인디고

장추련 박김영희 상임대표도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와 사업주는 ‘장애인을 취업시켜 준 것이 어디냐, 감사해야지’라고 인식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권리와 직장 내 갑질 근절 문화 등을 논할 때, 장애인을 향해서는 ‘의무고용 몇 퍼센트?’,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느냐’를 따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례를 통해 장애인도 어떤 직장에서 어떻게 일을 하느냐, 즉 그 특성에 따른 정당한 편의제공 및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또 괴롭힘당하지 않으며 일할 권리가 있음을 확실히 못 박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웹젠드림 관계자와 통화하기 위해 지난 9월 28일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웹젠드림에 장애인 취업을 알선한 고용공단 동부지사의 경우에도 담당 과장이 올해 2월부터 업무를 맡았지만 관련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 올 한 해에도 지속해 온 데다, 취재 결과 지난해 8월경 또 다른 피해자 B씨의 부모가 해당 지사 전임 관계자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와 고용공단이 장애인 인권을 포함한 표준사업장 관리 및 대책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표준사업장을 관리하는 또 다른 공단 관계자는 “문제가 있는 사업장, 특히 웹젠드림의 경우에도 지난해 발달장애인 이해교육을 시켰고, 그 이후에도 분기별 모니터링 등을 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방문조사 등이 제한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복수의 직업재활 전문가들은 “최소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표준사업장의 경우 부모와 장애인 직원 대표 등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 구성, 전문 인력배치, 외부 감사 등을 단계적으로라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표준사업장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5조 및 장애인복지법 59조에 따른 학대 및 성범죄 신고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업장보다 인권침해가 더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인권위 진정 내용에는 경기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표준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여 장애인의 근무환경을 점검하고, 해당 사례와 같은 피해자가 확인될 경우 신속하게 시정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도 포함되어 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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