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교에는 장애학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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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부모연대 조경미 운영지원 국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조경미 운영지원 국장

[조경미=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운영지원국장]

2020년 교육현장은 낯선 코로나19와 함께 ‘원격교육’이란 새로운 교육 방법이 적용되면서 혼란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교육부는 학교에서의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지자 온라인 개학으로 학생의 안전 및 학습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원격수업을 도입했다. 온라인 개학이란, 말 그대로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서 원격수업을 하거나, 교사들이 만들어 보내준 학습꾸러미 등으로 대면 수업을 대체하는 것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장애학생 특성을 고려한 소규모 대면 수업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속에 이런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1년 동안 온라인 수업으로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공백이 발생했다.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부모들은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코로나가 1단계이든 3단계이든,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는지 또 학교장과 교사가 누구인지에 따라 매일 등교가 가능한 학교가 있었던 반면 그렇지 못한 학교도 있었다는 것이다. 장애학생을 위한 대면교육의 필요성이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어야만 가능하단 사실에 내가 사는 지역과 학교를 탓하고, 나의 운을 탓하며 교육에 손댈 수 없는 현실을 경험했다.

둘째는 수업은 비대면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돌봄교실은 대면으로 운영된 점이다. 이것은 비장애학생의 경우도 동일했지만, 장애학생의 경우는 일반학교와 특수학교가 극단적으로 대비되어 나타났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의 경우 돌봄교실 이용이 가능하나,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다니는 장애학생의 경우 돌봄교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아무도 오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장애학생은 돌봄교실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였다. 지원인력과 프로그램조차 없이 비장애학생들 위주로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일반학교 특수학급을 다니는 장애학생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교육받을 권리’나 ‘통합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였다. 일반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원반 수업을 지원하면서 “우리 아이가 학교 다니기 힘들었겠구나. 이렇게 듣고만 앉아있었겠구나”라고 이야기한 학부모가 있었다. “그냥 영상 틀어놓기만 한다”, “학습꾸러미는 부모가 하는 것”이라는 등 자녀의 온라인 교육을 지원하는 학부모들의 고충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다.

필자의 초등학생 아이 역시 원반 수업 온라인 영상을 단 1개도 보지 않았다. 일하는 엄마이기에 지원할 수도 없었지만, 도움반 아이에게 적합하지 않은 교육 영상을 보라고 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한 교사가 ‘원반 수업은 안 봐도 된다’고 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 교사가 원망스러웠지만 나중에는 고마웠다. 다 보라고 했다면, 분명 못 보았을 테니까.

이렇게 코로나는 우리 아이들이 일반학교에서 어떤 모습으로 교육받는지를 직접 확인하게 된 기회였다. 일반학교는 장애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특성을 담아내지 못했다. 또한 특수학급 위주의 교육만 이뤄지고 있으며, 장애학생을 고려한 지원정책 하나조차 진행되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렇게 1년은 아이들의 교육을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하였다.

장애를 가진 학생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수업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수업 수준이 낮다는 이야기가 대다수였다. 개인별 수준에 맞게 교육을 받아야 할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일방적인 온라인 교육이 과연 적합한 교육적 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2021년을 시작하면서 부모들은 다시 묻고 싶다.

적어도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코로나19 시기 교육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가정에서도 온라인 교육이 가능한 지원인력이 배치되었는지’ ‘개인별 수준에 맞는 교육 내용이 제공되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면교육을 해야 한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주고 옷에 맞춰 입으라는 식의 온라인 수업, 그림의 떡같이 닿을 수 없는 수업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한 해를 보내고 나니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온라인 교육은 차별이라고!

적절한 교육적 지원 없이 지난 한 해 동안 진행된 온라인 교육의 다른 말은 장애인 교육의 외면이었다고 말이다.

2021년 장애학생 교육은 배려 아닌,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 말로만 하는 교육 공백 해소가 아니라, 초등 저학년 교육격차를 우려하듯 장애학생 교육을 외면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의 한계를 우려해야 한다. 다시 한번 학교에는 장애학생도 있음을 우리는 모두 잊지 않아야 한다.

조경미 활동가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에서 장애학생 차별 문제 해결 및 교육권 확보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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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ngel1004@naver.com'
최모양
3 years ago

너무 공감 백배한 글이네요ㆍ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