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압수·정보차단·약물통제 등 신아원 인권침해 ‘천태만상 ’… 장애계,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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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는 장애여성공감 등 3개 단체 주최로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이 열렸다. / 장애여성공감
▲22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는 장애여성공감 등 3개 단체 주최로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이 열렸다. / 장애여성공감
  • 신아원 탈시설 강모 씨, 시설 인권침해 증언
  • 코호트격리, 분산조치, 재입소 과정에서 신아원 ‘강도 높은 통제’

“코호트 격리 속 외부와의 소통 차단과 통화내역 검열, 휴대전화 압수, 원인도 정보도 모른 채 10년간의 약물투여, 당사자의 탈시설 요구 무시, 강압적 태도, 비하 발언, 퇴소 제한으로 거주이전의 자유 침해… ”

‘신아재활원(신아원)’에서 탈시설한 강모 씨에 의해 해당 시설에서 일상적인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22일 오전 장애여성공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장애인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장애인 거주시설 신아원의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신아원 원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서정엽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신아원은 117명(’21.2.25 기준)의 발달장애인이 거주하는 대형시설이다. 작년 12월경,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거주장애인 114명 중 56명 확진, 종사자 69명 중 20명의 확진이 발생했다. 장애인 단체들의 긴급탈시설 촉구로 서울시는 지난 1월 11일 전원 ‘긴급분산조치’를 취했으나, 3일 만에 거주인들이 재입소를 하게 됐다.

강 씨도 재입소 되었다가 지난 2월 22일, ‘탈시설 하고 싶다’는 편지를 장애여성공감과 송파구청에 전송함으로써, 당사자의 탈시설 욕구가 더욱 부각됐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안 신아원 측이 알게 되면서, 강 씨의 휴대폰 압수와 여러 위협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5년간 신아원과 거주인들의 자립을 지원해왔던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이하 공감) 진은선 팀장에 따르면 강 씨는 두려운 나머지 슬리퍼 차림으로 장애여성공감 사무실을 찾아와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강씨가 시설 관계자에게 자필로 쓴 편지 내용에는 “자신을 찾지 마세요, 약 챙겨 오지 마세요. 통장, 도장, 내꺼 전화 주세요”가 적혀 있었다.

장애여성공감 유진아 활동가는 기자회견에서 “강 씨의 탈시설을 지원하면서 오랜 시간 시설에 의해 일상적으로 진행된 인권침해를 인지하게 됐다”며, “특히, 12월 집단감염에 따른 코호트격리와 긴급분산조치 및 재입소 과정에서 2주가 넘는 동안 휴대폰 압수, 검열, 사진과 메시지 삭제 등 외부와의 통제가 강도 높게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또 “강 씨는 10년 이상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약을 처방받았는데, 이 약은 알코올 의존성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물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이 약의 효능과 부작용, 왜 먹는지도 알지 못하면서 ‘내가 옛날에 술을 마셔서 자꾸 나가려고 하니까’라는 말로 대신했다”고 전했다.

약을 강제로 먹은 거주인은 강 씨 만이 아니었다. 유 활동가는 “신아원은 거주인들에게 약 복용에 대한 정보와 부작용 등을 설명하지 않았고, 치료 과정에서도 당사자의 의사를 배제했다”며 “이것은 화학적 방식으로 거주인을 시설에 적합하게 만드는 아주 간단한 방식”이라고 성토했다.

신아원의 인권침해에 대해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최현정 변호사는 “강 씨가 탈시설 하고 싶다는 편지까지 썼음에도 신아원이 이를 조치하지 않고, 오히려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은 그 자체로 헌법 제14조가 보장하는 ‘거주인의 거주이전 자유 침해’이며, 거주인의 통화내역과 메시지를 감시하거나 이를 일부 삭제한 것은 ‘정보통신망 법’ 위반에 해당하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또 “의학적 근거 없는 약물 통제는 형법상 상해죄에 해당하고, 비하 발언은 장애인복지법 위반, 예배 강요는 종교 자유의 침해이다. 문제는 시설에서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는 이유는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규칙을 강요하는 등 시설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구조적 속성 그 자체”라며 “인권위는 산아원에 헌법과 법률에 따라 시정권고를 내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신아원에서의 인권침해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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