刑 마친 발달장애인, “치료’이유로 11년간 감호소에 가둔 국가”… 손배소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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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공동대리인단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치료감호를 비판하며 국가배상 청구 및 차별구제 소송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더인디고
▲30일(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공동대리인단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치료감호를 비판하며 국가배상 청구 및 차별구제 소송을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더인디고

  • 치료감호 요건 명확한데도 ‘발달장애라서’.. 자의적 판단은 차별과 고문
  • ‘치료’ 이유로 최장 15년간 감호소에 행정 구금
  • 80여 명의 발달장애인, 지금도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
  • 소송 대리인단, 장애인차별로 국가배상청구 및 차별구제 소송
  • “유엔 진정 등 국제사회 환기와 제도개선에도 나설 것”

“제 아들은 지금 국내 유일 국립법무병원인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하루하루 그곳의 정해진 법칙과 규율 속에 살고 있습니다.
아들은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지옥과도 같은 곳에서 삶의 의미를 잃은 채, 눈이 돌아가고 몸무게도 현저히 빠지는 등 열악하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언제 나갈지도 모르는 그 막막함 속에서 아들은 죽지 않을 정도의 양만큼의 밥을 먹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병동 안에서는 다른 수용자들에게 전치 2주의 심한 몰매를 맞고도 아무런 저항도 못 합니다.
치료감호소가 살을 빼기 위해 가려는 곳이 아니잖아요. 소박하지만 부모·형제가 있는 가정에서 치료받게 해주세요”

형기를 모두 마치고도 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공주치료감호소(이하 감호소)에 구금을 당한 원고(피해자) 이씨의 어머니가 쓴 편지다.

명백한 이유도 없이 국가에 의해 11년 4개월 동안 감호소에 구금되어야 했던 지적장애인 황모 씨, 같은 이유로 구금된 자폐성 장애인 이모 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에 청구에 나섰다.

특히 아직도 구금 중인 이씨의 경우 치료감호 종료를 위해 본안 청구와는 별도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정한 ‘임시조치’를 신청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연구소)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원곡법률사무소 등은 원고(황씨와 이씨)를 대신해 ‘공동대리인단’을 구성, 오늘(30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치료감호는 국가에 의한 고문이자 장애인을 사회에서 배제·분리하는 중대한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80여 명의 발달장애인이 치료명목으로 최장 15수용

공동대리인단에 따르면 황씨는 범죄로 인해 지난 ‘09년 9월, 징역 ‘1년 6월’형과 치료감호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총 0점으로 위험 수준 ‘하’에 해당하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의료진의 ‘치료감호 종료’ 의견이 있었음에도 형기의 8배가 넘는 11년 4개월 동안 감호소에 구금됐다. 황씨는 작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위원회) 진정을 계기로 현재 가종료된 상태이며, 감호소를 나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원고 이씨도 징역 1년 6월의 형기를 다 살았음에도 여전히 ‘치료 명목’으로 감호소에 수용되어 있다. 하지만 이씨는 약물 복용 외에 자폐성 장애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서적 유대감이나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갖고 있어, 동료 감호자들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등 감호소 내에서도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수정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 ⓒ더인디고
▲김수정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 ⓒ더인디고

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수정 서울지부장은 “발달장애인을 낳는 순간부터 우리 사회가 그리 상식적이지도 않는, 몰인정하고 염치도 없는 사회임을 알게 된다. 발달장애인이라서 병원도 모자라 감옥에 장기간 가두고 분리·배제하는 이 사회가 법치주의가 맞는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현실을 토로했다.

실제 감호소에 수용된 발달장애인은 원고만이 아니다.

2021년 1월 기준, 1002명이 감호소에 수용되어 있으며 이 중 발달장애인은 88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수용된 치료감호소 환경도 교도소와 다르지 않다. 수용자 1인당 4.9제곱미터(1.4평)으로 과밀수용과 신체의 자유가 박탈되는 것은 교정시설과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치료감호법에 따른 ‘치료감호’는 심신장애 상태 등에서 범죄행위를 한 자로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고, ▲특수한 교육이나 개선 등 치료 필요성이 인정된 자에 한 한다. 즉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함으로써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복귀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강제적인 치료와 구금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차별’이자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 15조 ‘고문 또는 잔혹한,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로부터의 자유’를 명백하게 위반한다는 것이 공동대리인단의 주장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6조의 손해배상과 제48조 차별구제 나설 것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차별소송 이유와 근거 등에 대해 “치료감호는 사법부 통제를 받지 않는 행정 구금이기에 수개월의 징역을 선고받고도 최장 15년까지 수용될 수 있다”며 “그런 만큼 국가로서는 신중하게 종료 여부를 심사해야 하지만, 발달장애인에 대한 심사기준조차도 없다 보니 여러 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또 “치료감호제도 자체가 차별을 조장하고 이를 더욱 공고히 함에도 국가는 차별방지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오히려 이를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피해에 대한 입증책임이 원고에 있는 국가배상법이 아닌, 국가에 입증책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장애인차별금지법으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국가는 어떠한 이유로 이들을 오랫동안 구금했는지, 그 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사진 왼쪽)와 박정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변호사(사진 오른쪽) ⓒ더인디고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사진 왼쪽)와 박정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 변호사(사진 오른쪽) ⓒ더인디고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현재 구금 중인 이씨의 잠정구제 방안을 ‘치료감호심의위원회(위원회)’가 아닌 법원에 ‘임시조치 신청서’를 제출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짚었다.

연구소 인권센터 박정규 변호사는 “치료감호종료를 해당 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지만, 현재 위원회는 물리적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양을 심사하고 있다. 또 자폐성 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을 장애 특성이 아닌 폭력적 행위로 간주하는 상황에서는 이씨가 번번이 탈락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또 “소송은 최소 1~2년 걸리기 때문에 명백한 치료 이유도 없이 구금된 이씨의 피해를 하루빨리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지금까지 법원이 임시조치를 명한 적은 단 한 건도 없지만 이번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 법원이 직권으로 적극적인 구제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치료감호법 제44조에 근거 6개월마다 피치료감호자와 그 법정대리인 등은 치료감호의 종료 여부를 심사 결정해 줄 것을 ‘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감호소가 제출한 위원회 개최현황에 따르면 위원히는 매월 일정한 날에 평균 253건을 심사하고, 그 중 퇴소 결정 비율은 7.85% 수준이다. 온종일 심사한다고 하더라도 산술적으로 당사자들의 기본권 자체가 충분히 보호될 수 없는 이유이다.

차별’ ‘자의적인 자유권 박탈’ ‘고문’… 대한민국 치료감호유엔 진정

공동대리인단은 유엔 진정 등 국제적으로도 공론화시키며 법 제도의 변화를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류다솔 변호사는 “‘세계인권선언’과 ‘자유권 규약’에 따르면 어느 누구도 자의적 체포나 구금을 당하지 않아야 하고, 설령 자유의 박탈인 구금의 경우에는 법에 따라 신중하고 개별적인 심사를 거쳐야 하며, 합법적인 목적과 사안별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며 “‘자의적’이란 표현 자체는 근거도 없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자유의 박탈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류다솔 변호사(사진 왼쪽_ ⓒ더인디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류다솔 변호사(사진 왼쪽_ ⓒ더인디고

또 “발달장애인이 감호소에서 겪은 무분별한 치료감호는 고문방지협약에서의 고문에도 해당할 뿐 아니라 ‘수용자’의 위치와 ‘장애’로 인해 자신의 상황에 대해 명확히 문제 제기가 어려운 ‘교차차별’로도 볼 수 있기에 국제법상 인권 침해요소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류 변호사는 “이 사안을 UN 장애인인권 특별보고관, 자유권위원회와 고문방지위원회 등에 진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내년 고문방지협약 심의가 있을 때도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동대리인단은 법무부를 행해 ▲현재 구금 중인 자폐성 장애인인 원고 즉각 석방과 ▲치료감호제도 즉각 개선 ▲감호소에 수감된 발달장애인들의 치료 필요성 전수조사 ▲치료감호 심의위원회 개선과 불복절차 포함한 절차적 권리 보장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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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etobiabcd@naver.com'
최진이
5 months ago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동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