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장콜 보조석 착석금지, 차별 아니다’는 인권위에 “행정심판 빨리 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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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단체가 25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콜택시 보조석 착석금지 차별진정 기각 규탄 및 인권위 행정심판 조속한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단체가 25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콜택시 보조석 착석금지 차별진정 기각 규탄 및 인권위 행정심판 조속한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 장애계, “인권위, 2년 동안 차별에 침묵・재생산했다”
  • 인권위에 610명 항의 잔정… 행정심판 결과 촉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해 6월 ‘발달장애인의 장애인콜택시 보조석 착석금지는 차별이 아니다’라고 결정한 것에 대해 장애인 단체가 재차 비판에 나섰다.

또 이 같은 기각결정에 대해 ‘인권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지도 7개월이 지났지만 어떠한 소식도 없자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한국피플퍼스트 등 장애인단체는 25일 오후 2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0명의 서명이 담긴 항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전달했다.

2019년 8월 당시 자폐 당사자가 보호자와 함께 서울시공단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 보조석에 탑승하려고 하자 운전기사는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어 승차를 거부했다.

장추련은 그해 12월 19일 ‘발달장애인의 보조석 탑승 거부는 선택권을 제한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시정권고 진정을 했으나, 인권위는 장애인 차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0년 6월 29일 기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인권위는 기각 이유에 대해 “탑승 시 어느 좌석에 앉을 것인지는 자기 결정권의 한 영역으로 존중되어야 하고, 비장애인들의 욕설이나 폭행 등의 사건들과 비춰보아도 특별히 위험하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다”면서도 “장애인콜택시의 기본 목적이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편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해야 하는 책임이 특별교통수단 운영자에 있다는 점에서 이는 이동을 거부하거나 제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추련 등 장애인 단체들은 인권위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기각하자 2020년 10월 26일, 인권위 규탄 기자회견과 함께 바로 인권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장추련에 따르면 인권위는 ‘인천교통공사의 경우 뒷자리에 탑승한 자폐성 장애인이 발로 차 운전원이 위험했다는 CCTV가 있고, 부산시설공단의 경우에도 모든 유형의 장애인 승객도 보조석 탑승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처럼 발달장애인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교통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고 발생 시 탑승자뿐만 아니라 상대 차량 등 피해 범위가 클 수 있고 운전자는 외부상황에 집중해야 하는데 발달장애인이 보조석에 탑승하면 그게 어렵기에 거부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들은 “인권위가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인간으로서 가지는 기본권적인 행동의 자유와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과 선택권을 제한해도 된다’는 터무니없는 논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인권위가 스스로 ‘발달장애인은 일반적으로 위험하다’는 잘못된 장애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어 “비장애인이나 다른 유형의 장애인에 대해서는 보조석 탑승을 허용하면서 유독 발달장애인 당사자에 대해서만 일률적으로 보조석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명백한 차별”임을 재차 강조했다. 또 “안전상 위험이라는 잣대를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만 유독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보조석 탑승을 거부한 행위를 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한 인권위는 지난 2년 동안 차별에 침묵하고 동조하고 오히려 차별을 재생산한 책임을 지고 지금이라도 발달장애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추련은 인권위 행정심판이 너무 길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의 뜻을 전했다.

인권위 행정심판위원회는 행정심판 청구 시 3개월 안에 결정해야 함에도 7개월이 넘는 동안 한 달 연기통지서만 보내고서는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는 상태다. 인권위가 차별에 대한 재생산에 이어 기본적인 절차도 어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단체들은 “우리들의 항의 진정이 인권위의 인권적인 판단을 하루빨리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언제나 그랬듯 우리의 권리를 우리 자신의 행동으로 만들어 왔던 지난 과정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항의진정 서명에 참가한 분들의 이야기

“의사소통이 어려워도 당사자 욕구는 존중받아야 하며 장애를 이유로 차별하지 마라. 인권위는 누구를 대변하는 단체인지 각성하라”
“비장애인도 택시탑승할 때 보조석에 앉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도 당연히 가능해야죠”
“장애가 있다고 해서 위험하다고 단정 짓는 건 말도 안돼요. 더 위험한 것도 있을텐데 색안경 쓰지 마시고 똑같은 사람이라고 봐주세요”
“장콜에서조차 자기결정권ㆍ선택권이 무시된다면 장애인 인권은 없는 건가요”
“우리아이들은 위험하거나 아픈 아이들이 아니라 다를 뿐입니다”
“발달장애인도 장애인이기 전에 사람입니다 절대로 차별하지 말아주세요 장애인 콜택시도 마음대로 타고 싶습니다. 왜 1~2급만 태우십니까”
“비장애 승객도 주취폭력 잦은데 승차금지 해야겠네요.”
“운전석에 칸막이 설치하는 방법도 있는데 안전하기 위해 발달장애인 결정권을 무시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입니다.”
“인권위는 스스로 장애감수성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인권은 진행형입니다. 낡은 사고방식에서 깨어나기 바랍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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