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빈곤 진입과 탈출에 건강, 노동, 주거 영향 커
- 다부처 연계구조와 일선 공공 전달체계의 통합적 대응 필요
[더인디고 조성민] 18세 이상 장애인의 ‘다차원 빈곤율’은 2018년 34.13%로 비장애인 11.35%의 3배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차원 빈곤 중 ‘건강’이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크며, 빈곤 진입과 탈출 과정에서 ‘건강-노동-주거’의 결합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2012~2019년 한국복지패널 자료를 사용,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삶의 격차에 대한 다차원의 빈곤을 분석을 통해 그 수준과 변화, 원인 등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보고서는 장애인의 사회적 요구도가 높은 ▲소득 ▲노동 ▲주거 ▲건강 등 4대 정책영역을 중심으로 하되 다차원 격차로 ▲교육 ▲자산 ▲사회보장 등을 포함, 7개 차원의 박탈 경험에 기초한 빈곤을 분석했다.
분석 방법으로는 오하카 블라인더(Oaxaca-Blinder)의 격차 분해법과 알 키레 포스터(Alkire-Foster)의 다차원 빈곤 지수를 사용했다.
■ 장애인은 소득 빈곤 등 복합적인 박탈… 장기간 지속
연구책임을 맡은 오욱찬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장애인이 전통적인 소득 빈곤뿐만 아니라 교육, 자산, 노동, 주거, 건강, 사회보장 등 다차원의 영역에서 경험하는 복합적인 박탈 수준이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면서 “특히, 고령 장애인의 다차원 빈곤율이 매우 심각하며, 장애인의 다차원 빈곤은 비장애인에 비해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연구보고서는 7개 차원에서 3개 이상의 박탈 경험을 가진 경우를 다차원 빈곤으로 정의하고, 박탈 경험의 정도를 반영하여 ‘조정 다차원 빈곤율’을 산출했다.
이 중 장애인의 평균 박탈 차원 개수는 2018년 2.96개로, 비장애인 1.55개의 약 2배에 달했다. 18~64세의 근로연령층에서는 장애인 2.31개, 비장애인 1.26개, 6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는 장애인 3.98개, 비장애인 3.15개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조정 다차원 빈곤율은 18~64세의 근로연령층에 비해 매우 높다. 반면 고령층의 경우 비장애인도 조정 다차원 빈곤율이 매우 높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격차는 고령층이 근로연령층보다 작다.
2018년 기준 18~64세 조정 다차원 빈곤율은 장애인 22.74%, 비장애인 6.64%이며 65세 이상 조정 다차원 빈곤율은 장애인 52.07%, 비장애인 37.45%이다.
조정 다차원 빈곤율은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매우 높지만 2011~2018년 사이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근로연령층의 경우 장애인의 감소 속도가 더 빨라 비장애인과의 격차가 감소하는 반면, 고령층의 경우 비장애인의 감소 속도가 더 빨라 장애인과의 격차가 증가했다.
■ ‘건강’은 다차원 빈곤에 가장 영향… 건강·노동·주거는 빈곤 진입과 탈출 모두 연관
또 장애인의 다차원 빈곤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단일 차원은 ‘건강’으로 전체 조정 다차원 빈곤율에 18.14%를 차지했으며, ‘자산’이 17.14%로 뒤를 이었다.
이와 달리 비장애인의 조정 다차원 빈곤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차원은 ‘자산’으로 기여율 18.24%, 이어 ‘사회보장’ 18.15%다.
당해 연도를 포함하여 직전 3개년 연속으로 다차원 빈곤 상태였던 ‘장기 다차원 빈곤’의 비율은 2018년 기준 장애인이 42.90%로 비장애인 11.56%의 3.7배에 달했다. 또한 고령층 장애인은 장기 다차원 빈곤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이 다차원 빈곤에 진입(비빈곤→빈곤)한 경우 가장 높은 박탈 진입률을 보인 것은 건강 45.95%이며, 노동 35.78%과 주거 33.62% 등도 높은 박탈 진입률을 보였다.
장애인이 다차원 빈곤에서 탈출(빈곤→비빈곤)한 경우에도 가장 높은 박탈 탈출률을 보이는 차원은 건강, 노동, 주거로 나타났다. 다차원 빈곤의 진입과 탈출에서 건강, 노동, 주거가 깊은 관련성을 보이는 것은 비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이에 보사연은 “장애인의 다차원 빈곤에서 건강의 영향력이 가장 크고, 다차원 빈곤 진입과 탈출에서 건강-노동-주거의 결합이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차원에 대한 복합적 대응을 위해서는 정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부처 연계구조의 형성이 중요하고, 또 정책의 집행 단계에서는 다중적 복합 욕구를 가진 장애인에 대한 일선 공공 전달체계의 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보고서 내용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홈페이지(https://www.kihasa.re.kr)에서 [발간자료→연구보고서→‘연구보고서 No.’ 혹은 ‘연구보고서 제목’이나 ‘저자명’ 검색]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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