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청와대에 저상 관람버스 도입 권고해놓고… 없어도 차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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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람 안내 홍보영상 캡처
▲청와대 관람 안내 홍보영상 캡처
  • 인권위, ‘청와대 관람 서비스’ 차별, 정당한 편의제공 권고
  • 관람버스는 “편의상 제공 의무 아냐”… 차별시정 “기각”
  • 진정인, 인권위 모순적 판단에 “유감”

[더인디고 조성민] 청와대가 저상 관람버스 도입 등 접근성 개선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인권위의 파단에 모순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청와대 관람을 원하는 모든 국민이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또 일부 관람 안내시설의 접근성도 개선할 것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권고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전윤선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는 몇 년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후 방문에 나섰지만, 관람버스에 탑승할 수 없어 정당한 편의제공을 하지 않는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청와대가 연간(약 200일) 계약을 맺어 운행하는 버스는 모두 4대로 휠체어 사용자는 탑승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청와대 관람을 위해 사전 예약한 관람객들은 예약한 일정에 맞추어 경복궁 동편 주차장의 ‘만남의 광장’에서 예약사항 및 신원을 조회한 후에 관람버스에 탑승한다. 관람버스는 청와대 춘추관 앞까지 0.8km 구간과 무궁화동산 앞부터 경복궁 동편 ‘관람안내서’가지 1.4km 구간이다.

하지만 현재 청와대가 휠체어 사용 장애인 등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은, 청와대 홍보관(춘추관) 앞에서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여 하차하거나 개인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한다. 주차비는 유료다. 또 청와대 관람안내소에서부터 홍보관까지 담당 직원이 동행하는 방식의 인적편의도 제공한다.

다만 장애인이 요구 또는 동의하는 경우 장애인 관람객을 안거나 업어서 이동하는 방식으로 관람버스 탑승을 위한 인적편의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안전사고와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6조 4항(공공기관 및 그 소속원은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를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을 들어 ‘청와대 관람’ 행정서비스는 차별”이라며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동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 임산부, 유모차를 탄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등 다양한 유형의 교통약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재 피진정인이 운영 중인 4대의 관람버스 중 우선 1대라도 저상버스를 도입하고, 점차 예산 확대를 통해 도입 대수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또 “경복궁 동문 주차장 만남의 장소에 설치된 관람안내소 등의 시설 또한 장애인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장애인등편의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장애인 등의 이용이 가능한 접수대 또는 작업대 높이는 바닥면으로부터 0.7m이상 0.9m 이하인 것에 비해 관람안내소의 높이는 1m터 수준이다. 관람 쉼터의 출입문도 2cm 이하여야 하지만 0.4m 높이의 계단이고, 폭도 0.75m로 되어 있어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권위는 진정사건의 원인이 된 ‘관람버스’에 대해서는 “보안 등 청와대라는 공간의 특성상 관람객이 겪는 불편을 일정부분 해소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5분 내외의 탑승 시간동안 청와대까지 이동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청와대 관람은 관람객들이 버스에서 하차해 홍보관을 통과한 이후부터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시작된다”고 판단했다.

즉 “청와대가 관람을 위한 이동지원 수단으로 저상 관람버스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앞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6조 제4항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위반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진정인 A씨의 차별 시정 요구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인권위의 이런 결정에 대해 전윤선 대표는 더인디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인권위가 같은 조항을 들어 ‘청와대 관람 행정서비스는 차별’이라면서 그 행정 서비스 일환으로 ‘저상 관람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차별행위가 아니다’고 하고, 그러면서도 저상 관람버스 1대라도 도입을 권고하는 것은 인권위 스스로 모순적인 판단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 “전시행정이 아닌 이상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국가기관이라는 점에서 모든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인권위가 모 유원지의 관광열차는 매표소에서부터 탑승할 수 있도록 설비할 것을 권고해놓고, 청와대가 국민의 편의를 위해 관람 안내소부터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접근성이 없어도 괜찮다는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자칫 이 문제가 전국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나 관람열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통령비서실은 “국내 전세버스 업체 중에서 저상버스를 보유한 경우는 없다”며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버스는 대부분 특수학교와 연간계약을 맺고 있어서, 저상버스를 구입하는 것 외에는 실질적인 대안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의 한계로 현재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기 어렵지만, 향후 적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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