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D 선택의정서 비준과 실효성 보장 위한 첫 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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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장애인연맹(DPI) 등은 10일 오후 2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실효성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비대면으로 열고, 개인진정제도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은 김예지 의원의 기조연설과 발제 및 토론자들의 모습 전체가 담긴 장면이다. ⓒ더인디고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장애인연맹(DPI) 등은 10일 오후 2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실효성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비대면으로 열고, 개인진정제도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은 김예지 의원의 기조연설과 발제 및 토론자들의 모습 전체가 담긴 장면이다. ⓒ더인디고
  • 개인진정제도 실효성 담보 위한 단계별 지원체계 마련 “한목소리”
  • 정부 측도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비준 노력 재차 강조

[더인디고 조성민] 국내 장애계가 13년째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의 비준을 촉구하면서도 이후 실효적 이행 방안을 위한 논의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장애인연맹(DPI) 등은 10일 오후 2시 ‘유엔장애인권리협약(협약) 선택의정서 실효성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비대면으로 열고, 개인진정제도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 정부는 2007년 협약에 서명을 한 데 이어 2008년 국회 비준까지 마쳤지만, 제25조 마항(생명권)과 선택의정서는 유보한 상태다.

선택의정서는 ‘개인진정제도(개인통보제도)’를 둠으로써, 개인이나 집단이 협약에서 규정한 권리와 존엄성을 침해당했을 때 국내 모든 절차로도 구제받지 못할 경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CRPD위원회)’에 권리 구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비준국의 중대하고 조직적인 협약 위반이 있을 경우 CRPD 위원회가 당사국을 방문해 조사할 수 있는 ‘직권조사’도 규정했다.

한편에서는 그 중요성을 알면서도 선택의정서가 비준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이후를 걱정하는 것이 너무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비준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지금부터라도 실효적 이행에 따른 절차나 과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실질적인 대비를 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김예지 의원의 10일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김예지 의원의 10일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지난 3월 여야 의원 74명과 함께 선택의정서 비준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김예지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개인진정제도와 직권조사가 포함된 선택의정서 비준이 실현될 경우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의 실효성은 한 단계 더 담보될 것이며, 우리는 장애인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해당 소관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선택의정서 비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도 “선택의정서의 실효성 있는 이행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 방안과 각 기관의 역할, 그리고 개인진정 제도의 국내 적용에 필요한 관련 법령과 제도의 제·개정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의정서 비준 실효성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 중요… 독일에서는 인권위 내 13명이 전담인력”

발제를 맡은 이동석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그 방안으로 “선택의정서를 비준한다고 해도 국내 구제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국내 권리구제 제도에 대한 개선과 ▲선택의정서 비준 후 개인진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진정 지원제도 마련 ▲결정 이행을 위한 법률 및 절차 마련 ▲결정 이행 모니터링을 위한 집행 기구 설치 ▲선택의정서 교육 및 홍보 강화 등이 필요하다”며 “법률구조공단과 같이 개인진정을 지원하는 장치를 마련하되, 장애인단체가 직접적 지원 역할을 수행하도록 위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토론에서는 유엔의 권고에 대한 우리 국가가 책임감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우리나라가 비준한 7개 국제인권조약 중 개인진정이나 조사절차를 활용할 수 있는 조약은 모두 4가지. 이를 통해 UN에 접수된 사건은 총 19건에 불과하다.

이용석 한국장애인연맹 실장은 “유엔자유권위원회가 2006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개인진정에 대한 견해의 효과를 발효하게 하는 국내적 조치가 없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며 “UN CRPD 선택의정서가 비준되더라도 UN의 권고를 단순히 권고로만 받아들이고 이행 책임감을 갖지 않는다면 그 어떠한 권리도 구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실장은 또 “개인진정은 진정 접수, 심리적격검토, 본안심리, 결과 전달에 이르기까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발제자의 다양한 지원제도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지원체계와 관련해서는 진정인 적격 여부 판단 등은 현장 경험이 많은 장애인단체가 맡더라도 인권위가 중심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의견에 김성호 국회 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 조사관도 독일의 사례를 들며 국가차원의 지원과 인권위의 역할, 전문인력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조사관은 “독일도 2009년 선택의정서 비준 당시 우리나라 인권위 기능을 하는 ‘독일 인권연구소’ 내에 CRPD 모니터링팀이 설치됐다”며 “초기에는 4명(팀장 1, 팀원 3)으로 시작했다가 현재 13명(팀장 2, 팀원 11)이 활동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행 모니터링과 연구, 조사 분석에 이어 정부와 유관부서 자문이나 권고, 또 사법부 판결에 대한 논평과 이행방안까지 제시하는 역할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 채용지원금제도와 관련해 법 문헌상 차별은 없어도 관련 요건을 갖추는 과정에서 ‘내용적 차별이라면 차별’이라는 개정 권고를 냈고, 독일정부도 의견을 수렴했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비준위해 최선 다하겠다”

이날 토론에는 선태의정서 비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입장도 재확인됐다.
지금까지 보건복지부와 외교부는 선택의정서 비준에 적극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이동준 외교부 인권사회과장은 “복지부에서 외교부에 비준 의뢰하면 정부 측에서는 대통령 재가까지 4개월, 이후는 국회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용호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도 “2019년 1월 당시 총리 주재로 열린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처음 외교부와 법무부가 참석한 가운데 비준 추진에 이어 연구도 끝냈다”며 “현재 관계 부처 의견 수렴이 끝나면 이번 정부에서 비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미연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협약 비준 자체가 이행을 약속한 것인데 선택의정서 비준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조속한 시일 내 비준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개인진정제도와 관련하여 장애인 당사자 등 원고의 손해배상 요구 시 국가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다만 기각률이 40% 이상인 만큼 준비과정에서 철저한 근거와 논리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사국이 위원회의 권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해서 위원회도 그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시 국가보고서에 이행여부를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당사국의 법적 환경을 이유로 장애인의 권리가 묵살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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