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문턱과 좁은 출입문…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겐 너무 먼 ‘피팅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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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류매장에 설치된 피팅룸 ⓒ더인디고
▲한 의류매장에 설치된 피팅룸 ⓒ더인디고
  • 대부분 의류매장, 접근가능한 피팅룸 없어… 법적근거 필요
  • 탈의실, 샤워실과 달리 피팅룸 같은 독립공간은 해당 안 돼

[더인디고 조성민] 휠체어 사용자가 옷을 구매하기 위해 의류매장 피팅룸(간이탈의공간)에서 이를 갈아입고 싶어도 적당한 공간이 없어 불편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장애인 전문 의류 브랜드가 생겨나는 등 장애인의 ‘입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변화가 있음에도, 정작 의류를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대부분의 의류 제작 및 판매는 비장애인에 맞춰져 있다 보니 그동안 장애인이 옷을 선택하고 사는데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며 “편의시설 등에 ‘피팅룸’ 등을 추가하고 관련 규격 등의 설치 기준도 마련할 것을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에 제안했다”고 19일 밝혔다.

실제 A씨는 OO백화점에서 선택한 옷을 갈아입기 위해 피팅룸으로 이동했지만, 높은 문턱과 좁은 출입문 때문에 휠체어를 탄 상태로는 이용이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옷을 먼저 구매하고 집에서 갈아입어 봤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아 교환 때문에 왕복 2시간 거리의 의류매장을 다시 방문해야 했다.

B씨 또한 △△아울렛을 방문, 탈의를 우해 넓은 피팅룸이 있는지 직원에게 물어봤지만, 휠체어가 들어갈 수 곳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매번 옷을 구매하러 갈 때마다 여러 매장에서 듣던 이야기라 종종 전시된 옷들 사이에서 최대한 빨리 옷을 갈아입는다고 한다.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체장애 및 뇌병변장애 중 수동휠체어 이용자는 5.3%(82,052명), 전동휠체어 이용자는 2.3%(35,607명)로 총 117,659명에 달한다. 약 12만 명에 가까운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의류매장에 방문했을 때 자신의 옷을 갈아입기 힘든 환경에 처해 있다는 뜻이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대기업 의류매장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편하게 탈의할 수 있도록 공간이 큰 장애인용 피팅룸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류매장은 장애인이 입장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턱과 더불어 출입문과 내부공간 규격이 좁은 경우가 다수이다. 매장 내 공개된 공간에서 탈의하거나 그마저도 없으면 탈의가 불가능하다.

해결책은 있을까!

장애인제도개설솔루션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피팅룸 설치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법적근거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등의편의법)’ 시행령 제3조(편의시설 설치 대상시설)에 명시된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 내 판매시설에는 의류매장이 별도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시행령 4조(편의시설)에도 샤워실 및 탈의실은 편의시설로 등록되어 있지만, 의류매장 피팅룸과 같은 독립적인 간이탈의공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적 근거는 없어도, 고객 편의를 위해 의류 매장 일부 등에는 장애인도 편하게 탈의 가능한 공간을 설치한 곳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장애인법(USA California ADA Compliance) 등에는 출입문 폭(81cm), 옷걸이 높이(122cm), 내부공간 가로(170cm), 세로(198cm) 등 피팅룸 규격에 대한 설치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에 의류매장 내 휠체어 장애인용 피팅룸을 설치할 수 있도록 장애인등의편의법 ▲시행령 3조(대상시설)에 판매시설 항목 내 의류매장 추가, ▲시행령 4조(편의시설)에 기타시설 항목 내 피팅룸 추가 및 권장 기재, ▲시행규칙 2조(세부기준)에 편의시설의 구조·재질 등에 관한 세부기준 내 피팅룸 규격 등 설치기준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해당 안건에 대한 진행 경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http://kodaf.or.kr) 제도개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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