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뒷수갑 채운 경찰 “정당한 공무집행”, 부모연대 등 “인권침해”…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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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피해자 가족이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발달장애인을 무리하게 체포·연행한 경찰의 인권침해 및 장애인차별행위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비마이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피해자 가족이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발달장애인을 무리하게 체포·연행한 경찰의 인권침해 및 장애인차별행위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비마이너
  • 경찰 “정당한 공무집행”, “발달장애 여부 몰랐다” 변명
  • 부모연대·장추련 “경찰관 징계, 인식개선 교육, 매뉴얼 개선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정도가 심한 발달장애인을 강압적으로 뒷수갑을 채워 체포한 경찰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조사를 받게 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발달장애인 고모씨를 무리하게 뒤로 수갑(뒷수갑)을 채워 체포한 조치 등은 인권침해이자 장애인차별이라며 22일 안산 와동파출소 관계자와 안산 단원경찰서장 그리고 경찰청장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7일 JTBC가 단독으로 보도(혼잣말 발달장애인에 “외국인이냐”…뒷수갑 채워 체포)하면서 알려졌다. 9일에는 ‘경찰의 장애인 인권침해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게시됐다.

▲발달장애인 뒷수갑 체포 사건은 ‘경찰의 장애인 인권침해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게시됐다./사진=국민청원 캡처
▲발달장애인 뒷수갑 체포 사건은 ‘경찰의 장애인 인권침해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게시됐다./사진=국민청원 캡처

부모연대와 JTBC에 따르면 지난 5월 11일 저녁, 평소 알아듣기 힘든 혼잣말을 반복하는 특성이 있는 고씨는 외출한 어머니와 누나를 집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 지나가던 한 중년 여성이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고씨가 자신을 위협하는 것으로 오인하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고씨에게 외국인 등록증을 요구하며, 인적사항 및 혐의사실에 관해 물었지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고씨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고씨가 답을 회피하고 현장을 이탈하려 한다고 판단,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고씨에게 뒷수갑을 채웠고, 강압적으로 경찰차에 밀어 넣어 파출소로 인치했다. 하지만 파출소에 인치된 고씨는 경찰의 강압적 행동에 더 당황하며 도전적 행동 등을 했지만 그때까지도 뒷수갑 그대로였다.

고씨는 결국 어머니가 파출소를 찾아와 신원을 확인해준 뒤 석방됐고, 신고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혀 사건은 종결됐다.

하지만 사건을 대리한 부모연대와 장추련 등 진정인 측은 “체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및 종결 이후 경찰의 태도는 아쉬움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어 뒷수갑을 채워 강압적인 연행을 한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사건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어머니에게 ‘장애인 아들을 목걸이도 없이 밖에 내보내면 어떻게 하냐’며 차별적인 발언도 서슴없이 내뱉었다”고 말했다.

또한 “일차적 관리책임자인 파출소장은 고압적인 자세로 고씨의 부모에게 위력을 행사했고, 이에 항의하는 아버지에게는 ‘당신 딸이 그렇게 신고하면 당신은 수갑을 안 채울 거야. 왜 이렇게 불만이 많냐. 이러한 식의 체포 방식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오히려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며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만 수립하면 끝날 수 있는 일을 경찰은 ‘정당한 공무집행과 고씨가 발달장애인인 줄 몰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변명만 늘어놓았다”고 전했다.

이 사건 진정 대리를 맡은 나동환 장추련 변호사는 “발달장애인은 언어를 통한 의사 표현이 어려워 형사사법 절차에서 더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부당하게 뒷수갑이 채워진 채 파출소에 끌려갈지도 모르는 체포·연행 등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신뢰관계인 동석, 의사소통 조력 등 발달장애인에 대한 보호와 지원의 규정들이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모연대와 장추련은 ▲위법·부당한 현행범체포 및 과잉 진압행위를 한 담당 경찰관 징계와 장애 인식개선 교육 ▲경찰관의 ‘장애인 수사 관련 현장 대응매뉴얼’을 개선 ▲경찰관 전원에 대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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