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로드맵’ 발표 앞두고 장애계 갈등 고조, “시설퇴소는 죽음” vs “권리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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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있고 싶어요 ⓒ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알다
▲혼자있고 싶어요 ⓒ 읽기쉬운자료개발센터 알다
  • 시설 이용자 부모회, 상복 입고 복지부 앞 ‘절규’
  • 탈시설 반대 국민청원과 조직 결성 등 집단적 움직임 시작
  • 부모연대, ‘24시간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연대 손짓
  • 전장연, “권리의 문제… 시설폐쇄, 시설화 유인 제거해야”
  • ‘탈시설 로드맵(안)’ 자체를 두고도 논란 증폭 예고

[더인디고 조성민] 정부의 가칭 ‘탈시설 로드맵(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탈시설 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뿐 아니라 로드맵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이용자부모회)’ 100여 명의 회원들은 26일 오전 11시 세종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현행 탈시설 정책 방향을 강하게 반대했다.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결성 등 탈시설 정책로드맵전면 반대

이들은 폭염 속에서도 상복을 입고 “시설퇴소나 폐쇄는 사형선고”라며 “중증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정부의 탈시설 정책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전국의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회원들은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는 중증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탈시설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사진 = 집회 차가자
▲26일 전국의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회원들은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는 중증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탈시설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 사진 = 집회 참가자

이용자 부모회는 “지난 10년 동안 ‘탈시설’이 화두지만, 정작 시설에 거주하는 중증 발달장애인들은 직접적인 당사자임에도 한 번도 목소리를 못 낸 채 그 변화를 직격탄으로 맞아야 하는 처지”라면서, “무책임한 탈시설 정책이 부모를 예비 살인자로 만드는 등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특수학교 하나 만드는 것도 무릎을 꿇고 애원해야 하는 사회에서 지역사회 통합은 악몽과도 같은 것”이라며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지역사회에서의 질 좋은 서비스 등 중증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와 더 다양한 선택권 등이 선행되지 않은 한, 장애인 거주시설을 존치하되 시설의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어머니는 본 지(더인디고)와의 통화에서 “중증 발달장애인과 하루만 살아보라, 24시간 국가가 책임진다 하더라도 나이 많고 도전적 행동이 심한 장애인을 활동지원 한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겠냐”며 “공간을 떠나 벌어지는 일들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제발 시설로 가든 지역사회에 남든 당사자와 가족이 알아서 선택하게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26일 전국의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회원들은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탈시설 정채과 로드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 = 집회 차가자
▲26일 전국의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회원들은 보건복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탈시설 정채과 로드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 = 집회 참가자

이용자부모회는 곧 발표 예정인 ‘탈시설 로드맵(안)’에 대해서도 전면 반대했다.

이용자부모회는 “정부가 탈시설 로드맵을 계획하면서 단 한 번도 시설거주 장애인 부모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면서 “복지부가 실시한 전수조사(’20.9~’21.1.29) 결과, 본인 응답 등 의사소통이 가능한 6,305명 중 ‘시설에서 살고 싶다’가 60%에 달하는데도, 장애인복지법 개정을 통한 ‘거주시설 신규설치 금지’나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시설폐쇄를 하겠다는 식의 로드맵을 전면 재검토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4일 시작된 ‘시설퇴소는 우리(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사형선고‘라는 국민청원이 26일 기준 1만 6천명을 넘었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지난 14일 시작된 ‘시설퇴소는 우리(발달장애인 가족)에게 사형선고‘라는 국민청원이 26일 기준 1만 6천명을 넘었다 / 사진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한편 지난 14일에는 ‘시설퇴소는 우리에게 사형선고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19일에는 경상북도장애인복지시설협회가 ‘시설부모연대’를 결성하는 등 탈시설 정책 흐름에 조직적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당시 경북시설협회는 공문을 통해 “지자체 탈시설 조례제정과 ‘무분별한 탈시설화에 대응하고자 시설부모연대를 창설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부모연대, “24시간 국가책임제, 함께 싸우자”… 로드맵에도 국가 지원체계 명확하게 담겨야!

반면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는 이용자부모회의 주장에 대해 반목을 넘어 발달장애자녀의 권리를 위한 연대를 제안했다.

부모연대는 27일 성명을 통해 “이용자부모회에 앞서 발달장애자녀의 권리와 복지 증진을 위해 활동해온 부모단체로서 가슴이 먹먹함을 금치 못한다”며 “지금까지 지역사회 지원체계가 전무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오롯이 감당해야 했던 것은 부모였고, 결국 죽음 등 가정파괴로 이어지거나 거주시설 입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공감의 입장을 나타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이 ‘발달장애국가책임제 도입하라’현수막을 들고 있다ⓒ더인디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이 ‘발달장애국가책임제 도입하라’현수막을 들고 있다ⓒ더인디고

이어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의 절박한 요구는 결코 ‘거주시설 존폐’의 문제가 아닌, 발달장애자녀들이 지역사회에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하루 최대 24시간 발달장애인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부모연대는 또한 “정부는 빈껍데기 같은 탈시설 정책이 아닌, 발달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나오더라도 24시간 안전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수립과 이행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며 “곧 발표될 탈시설 로드맵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장연은 이미 정부 로드맵() ‘경고’… 발표되더라도 모두의 비판 불가피

한편 보건복지부는 탈시설 로드맵 초안을 수립, ‘장애인 권리보장법 민관협의체 TF’ 위원이나 주요 단체 중심으로 의견을 받고 있다.

탈시설 운동을 전개해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 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전장연 만의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현재 정부안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더인디고 기사 ‘전장연, ‘국가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은 ‘유엔장애인권리햡약’ 대로!‘참조

이날 전장연은 로드맵의 명칭을 ‘탈시설 로드맵’으로 명확히 할 것과 10년 내 장애인거주시설 폐쇄를 분명히 밝혔다. 또 신규설치 및 입소 반대 등 시설화 유인 제거, 그리고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각 정당에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탈시설지원법 제정 및 장애인예산 촉구’ 결의대회 후 각 정당에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더인디고

정부의 탈시설 로드맵 발표가 이르면 다음 주 초로 알려진 가운데, 결국 그 내용과 이후 추진 과정에서 장애계 내부의 갈등뿐 아니라 이를 조율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이미 예고된 셈이다.

특히, 탈시설 주장에 법적 명분과 당위를 추동했던 ‘장애인 탈시설시설지원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며, 이 법의 제정 여부는 논쟁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 장애인거주시설 장애인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한국갤럽이 대면과 온라인 조사를 병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그 결과가 어떠하든 정작 시설에 있는 장애인은 응답만 했을 뿐 현재 정부와 단체, 그리고 자신들 부모가 주장하는 탈시설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부모도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존중한다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탈시설을 찬성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 누구도 책임지지 못하는 주장만 있다”며 “결국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지만, 어쨌든 로드맵을 통해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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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lnip@hanmail.net'
안기찬
1 month ago

시설 입소자들에는 시설이 집인다.
집에서 나가면 어디로가야 합니까?
진정한 탈시설이란 시설 밖에서 정상인들 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이나 체험을 한 후 정상인들이 귀가하듯 시설로 귀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