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구상솟대문학상 한승완 시인, 이원형어워드 한부열 작가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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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한부열의 ‘사랑해요’/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작품, 한부열의 ‘사랑해요’/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올해 30주년을 맞은 ‘2021 구상솟대문학상’은 한승완 시인이, ‘4회 이원형 어워드’는 한부열 작가가 수상했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는 2021년 장애인문학과 미술의 주인공을 선정,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2021구상솟대문학상(사진 왼쪽) 한승완 시인과 4회 이원형 어워드를 수상한 한부열 작가 /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2021구상솟대문학상 한승완 시인(사진 왼쪽)과 4회 이원형 어워드를 수상한 한부열 작가 /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2개 상을 운영하는 방귀희 회장은 “올해는 2개 상 모두 경쟁이 치열하여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다. 장애인문학과 미술 분야에서 단 한 명의 주인공에 주어지는 상인만큼 수상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수상자 선정 분위기를 전했다.

장애예술인협회에 따르면 올해 구상솟대문학상에는 46명이 응모했다. 이어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10명의 시를 맹문재 시인(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유자효 시인(구상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이승하시인(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심사, 3명으로 압축했다.

이들 2021구상솟대문학상 심사위원의 심사 점수를 합산한 결과 한승완(45세, 지체장애)이 시인이 최고점을 받았다.

이승하 심사위원장은 “한승완의 ‘벚꽃백신’은 자연의 치유력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겨나가는 과정이 실감 나게 전개되는데 언어의 조율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며 “‘벚나무에 봄비가 찾아와 원료를 주입시키면/ 벚나무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 백신을 만들 채비를 한다’는 첫 문장부터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바이러스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퇴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공기, 맑은 물, 나와 너의 거리, 청정한 자연이 치유할 수 있다고 보는 시인의 주장에 십분 동의한다”며 최고의 시평을 남겼다.

한승완은 현재 사회복지사로 대전 소재 모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편 이 상은 1991년 ‘솟대문학’ 창간과 더불어 솟대문학상을 제정, 운영하다가 故 구상 시인이 솟대문학상 발전 기금으로 2억 원을 기탁함에 따라 2005년 명칭을 ‘구상솟대문학상’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며 장애인 문학의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만 원이 수여 되고, ‘E美지’와 ‘솟대평론’ 에 소개된다.

올해로 4회를 맞는 이원형 어워드는 모두 6명이 응모, 한부열(남38세, 자폐성발달장애) 작가를 포함 3명이 본심에 올랐다.

심사위원은 김영빈 화가(한국장애인전업미술가협회 회장), 박현희 교수(성산효대학원대학교), 석창우 하가(본 협회 이사)로 심사위원 등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현희 교수는 “한부열은 작품 소재와 표현기법에 대한 창작의 폭을 확대했다”며 “특히, 경쾌한 색채 배색 및 겹침과 반복된 이미지 등의 구성적 재해석은 창의적 발상으로 구현된 독창적 예술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품, 한부열의 ‘선물’/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작품, 한부열의 ‘선물’/사진=한국장애예술인협회

캐나다에 거주하는 조각가 이원형 화백이 고국 장애미술인의 창작 활동 활성화를 위하여 2018년 제정한 이원형어워드는 세계적인 조각가인 선배가 후배를 지원하는 의미가 있는 상이다. 이원형어워드는 상패와 상금 200만 원이 수여 되고 이 역시 ‘E美지’에 소개된다.

벚꽃백신

한승완

벚나무에 봄비가 찾아와 원료를 주입시키면
벚나무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 백신을 만들 채비를 한다
살갗에 생채기를 내어 꽃봉오리를 띄운다
아기벚꽃 잎이 살짝 고개를 내밀면 기다렸다는 듯이
꽃샘바람이 불어와 방해를 하지만
굴하지 않고 벚나무는
뿌리부터 가지까지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
가지주사기에 아기꽃을 채우고야 만다

긴 겨울이 지나고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 희망이 시간이 찾아온다
아기꽃이 고개를 가누기 시작하면
따스한 봄바람이 백신을 배송한다
가지주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벚꽃 잎은
바람이 불 때마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
지나가는 자동차 위에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 위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쉬고 있는 벤치 위에
한 잎씩 떨어지고
벚꽃이 닿을 때마다 사람들은 마냥 행복해진다

벚꽃백신이 퍼져나간 세상이
내년 봄이 올 때까지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벚나무는 초록 잎 두 손 모아 기도하며
긴 숙면을 취한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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