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원 물고문 학대’ 늑장 대응 규탄에 경산시, 내달 10일 ‘전수조사’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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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락원공동대책는 29일 오전11시 30분, 경신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거주시설 성락원의 힉대 사건에 대한 경산시 대응이 늦다며 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박재희 집행위원장
▲성락원공동대책는 29일 오전11시 30분, 경신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거주시설 성락원의 힉대 사건에 대한 경산시 대응이 늦다며 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박재희 집행위원장
  • 8. 10. 경산시 성락원 전수조사 실시
  • 권익옹호기관에 조사결과 받아 경찰수사 의뢰 등 사안별 조치 중
  • 전수조사 후속조치에 경산시 의도 드러날 것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인거주시설 ‘성락원’에서 물고문 학대 행위가 외부로 알려진 지 2달이 넘었지만, 관할 행정기관인 경산시가 이에 대한 조치를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내달 10일 전수조사를 하기로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다.

경상북도 경산 소재 성락원은 거주인 200명 정원 규모의 경산 최대 규모 장애인시설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설이 폐쇄적으로 운영되면서 거주 장애인에 대한 물고문 학대가 자행되었고, 이는 지난 5월 한 익명의 제보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김종한 경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에 따르면 성락원 시설 거주 장애인이 반응행동을 나타내자 종사자가 싱크대로 끌고 가 머리를 수도꼭지를 밑으로 집어넣고 수돗물을 트는, 소위 ‘물고문 학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또 가혹행위 과정에서 가해자 외에 서너 명의 종사자들이 있었지만 이를 방조했고, 이후 성락원 측은 해당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나 신고조차 하지 않은 데다 오히려 가해자가 연차휴가를 쓸 수 있도록 편의까지 보장했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7.18.기사 ‘장애인 물고문 학대한 거주시설 ‘성락원’, 폐쇄해야!”
*더인디고 7.19.기사 ‘ 경산시, 물고문 의혹 불거진 ‘성락원’ 전수조사… 인권침해 시 행정처분 약속

당시 제보를 받은 시민사회단체들은 5월 1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피해자 긴급구제와 인권실태 전수조사 진정을 제기했고, 18일에는 경산시청을 점거하며 시 차원의 8가지 후속조치를 끌어내기도 했다.

시는 시설 내에서 거주 장애인의 물고문 학대 의혹을 받는 사회복지법인 ‘성락원’을 상대로 인권실태 전수조사를 약속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와 경북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인권침해 발생 시 주무관청인 경상북도에 법인 행정처분 요청과 경찰에 수사 의뢰 등을 밝힌 바 있다.

취재결과 물고문 학대뿐 아니라 올해 3월에는 수십 년간 지속된 부실 급식, 냉난방 통제와 불량 피복 문제가 알려지며 지역사회의 큰 공분을 샀고, 이러한 내용은 경북권익옹호기관 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나 경산시에 조사자료가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 공론화 이후 2개월이 지났음에도 시의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판단한 ‘성락원대책위’는 오는 7월 29일 오전 11시 30분, 경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산시 늑장 대응 규탄과 성락원 인권실태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성락원대책위는 경산시청 앞에서 누구나 의 학대 사건에 대한 경산시 대응이 늦다며 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이 시설에서 나와 자유룝게 살자는 문구가 적힌 판넬 등을 들고 있다. / 박재희 집행위원장
▲이날 성락원대책위는 경산시청 앞에서 학대 사건에 대한 경산시 대응이 늦다며 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시설에서 나와 자유롭게 살자는 문구가 적힌 팻말 등을 들고 있다. / 박재희 집행위원장

박재희 420경산공투단 공동집행위원장은 본지(더인디고)와 전화 통화에서 “당초 6계획된 인권실태 전수조사는 조사원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지연되었고, 이마저도 경산시는 250여 명에 달하는 거주인·종사자를 단 하루 만에 조사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뒤늦게 계획을 수정하는 등 사태 해결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과정이 반복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달이 지나는 사이, 물고문 학대 현장에서 방조자로 알려져 있던 나머지 2명의 종사자 역시 직접 가해행위에 가담했다는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며 “피해자는 여전히 가해자와 방조자들이 남아있는 시설에서 매일 학대 환경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성락원대책위와 경산시는 회의를 열고, ‘8월 10일 전수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양측 모두로부터 사실을 확인했다.

경산시 지역복지팀장은 더인디고와 통화해서 “성락원이 대형시설이다 보니 전수조사를 할 조사원 구성 동 준비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을 뿐 결코 이를 늦추기 위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또 권익옹호기관으로부터 조사결과를 받았지만, 사안이 많다 보니 일부는 시정조치나 과태료, 그리고 심각한 상황 등은 경찰 수사 의뢰도 했다”고 말했다.

박재희 공동집행위원장은 “몇 가지 드러난 심각한 인권침해만으로도 시설 폐쇄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할 수 있지만, 경산시가 시간을 너무 끈 것은 맞다”면서 “또 전수조사 후 후속조치를 어떻게 하는지를 보면 시의 진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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