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장차연, “탈시설은 타협거리 아냐”… 청암재단 시설폐쇄 막는 민주노총 청암지회 “제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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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장애인 탈시설 왜곡 폄하 발언에 대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의 안일한 대처를 규탄하고 청암지회 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대구장차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장애인 탈시설 왜곡 폄하 발언에 대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의 안일한 대처를 규탄하고 청암지회 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대구장차연
  • “탈시설은 기본권 침해”…민노총 산하 청암지회장 거침없는 발언 ‘논란’
  • 탈시설 주장하던 노조원들 급선회 배경엔 ‘고용불안’
  • 상급노조인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
  • 대구 활동가들, 청암재단 탈시설 역사 떠올리며 ‘착잡’, ‘분노’ 교차

[더인디고 조성민] 전국 최초로 장애인거주시설 폐지와 재단 공공화를 선언한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 민주노총 청암지회가 오히려 탈시설 주장을 왜곡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대구장차연)는 6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암지회’뿐 아니라 상급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대경본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수막. ‘장애인 탈시설 왜곡 폄하 발언에 대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의 안일한 대처를 규탄하고 청암지회 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라고 적혀 있다. ⓒ대구장차연
▲현수막. ‘장애인 탈시설 왜곡 폄하 발언에 대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의 안일한 대처를 규탄하고 청암지회 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라고 적혀 있다. ⓒ대구장차연

대구장차연에 따르면 대경본부 산하 청암지회는 올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장애인단체와 법인, 노동조합 간의 ‘탈시설 및 시설폐지’에 대한 합의를 부정하고 오히려 탈시설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행위를 지속해왔다고 한다.

특히, 청암지회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5일, 6일 양일간에 걸친 <청암재단 장애인거주시설 변환 시범사업 계획 설명회>에서 ‘2025년까지 탈시설 및 시설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청암재단의 계획은 장애인의 주거권 침해, 자기결정권의 침해,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또 ‘국가든 지방정부든 이용인의 기본권을 침범하는 이런 부분에 대해 신고’ 운운하며 공식 석상에서도 탈시설을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청암지회 노동조합이 시설폐쇄까지 선언한 마당에 지금 와서 반탈시설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탈시설의 관점 변화’도 있겠지만 ‘고용불안’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청암재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본지(더인디고)와의 통화에서 “법인은 탈시설을 논의할 때마다 종사자들의 100% ‘고용보장’을 견지해왔고, 지난 연말에는 탈시설 추진계획 결의문에 이를 명시했음에도 노동자들은 잘 믿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지난 연말 청암지회 노조원 다수는 ‘대구시가 100% 고용보장을 공문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 법인의 탈시설 추진 계획을 찬성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고 이에 전임 집행부가 전원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롭게 비대위가 들어서면서부터는 그동안의 청암재단 산하 시설폐지 추진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청암재단은 지난 2005년 재단 내 거주시설에서 장애인 인권침해와 비리 사건을 계기로 공익이사제 도입 등 시설 민주화를 추진, 2015년에는 청암재단의 공공화와 탈시설화 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청암재단과 청암지회는 시설 거주인들의 자립을 지원하면서 2017년부터는 법인 기본재산 일부를 출연, 지역사회 내 자립생활의 기반을 확장하는 사업도 펼쳤다.

또한 시설 구조 자체의 변화 없이는 필연적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2018년에는 산하 시설(경산 와촌 소재 장애인거주시설 2개소)을 폐쇄하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했던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착잡한 심정에 분노를 삭이면서도, 민주노총 대경본부와 청암지회에 ‘사과’와 ‘제명’ 등의 발언을 이어갈 때는 단호했다.

▲대구장차연 박명애 상임대표(사진 왼쪽)와 노금호 공동대표(사진 오른쪽)가 착잡한 심정을 밝히며 민주노총 대경본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대구장차연
▲대구장차연 박명애 상임대표(사진 왼쪽)와 노금호 공동대표(사진 오른쪽)가 착잡한 심정을 밝히며 민주노총 대경본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대구장차연

박명애 대구장차연 상임대표는 “현재 청암지회 노조 상황은 잘 모르겠으나 지금까지 민주노총은 늘 우리와 함께했기에 고마운 동지였다.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앞에 오면서 오늘같이 마음이 착잡하여 말하기 싫은 날이 없었다”며 “하지만, 더는 비참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민주노총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노금호 대구장차연 공동대표도 “지난 6년간 청암재단 법인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일들도 있었지만, 탈시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잘 몰랐으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 했다. 오히려 노동자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설득하고 그들의 일터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해 왔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어 “그래서 일방적인 시설폐쇄가 아닌 노동자들과 함께 장애인이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그 시간의 결과가 지금의 상황으로 회귀한 것에 답답하고 화가 난다”면서도 “민주노총 동지들과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청암지회 ‘탈시설은 기본권침해’라는 주장에 대해 전근배 대구장차연 정책국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 국제사회 기준은 ‘시설폐쇄’와 지역사회에 나오더라도 이들을 또다시 예속시키는 ‘시설화 요인 제거’ 두 가지라며, 동시에 당사자의 권한 강화와 그럴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전 국장은 또 “그렇다고 청암재단 탈시설 역사와 함께해 오면서 단 한 번도 하루아침에 시설을 문을 닫아야 한다거나, 시설 노동자들을 탓한 적도 없다”며 “노동권이 일할 권리는 맞지만, 그 노동권이 어떻게 행사되고 또 정의로운 일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 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이어 “지금 이 상황은 절충될 문제가 아닌 만큼 공공운수노조와 대경본부는 탈시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과 상급노조의 사과와 권고를 무시하는 청암지회를 즉각 제명할 것”을 촉구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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