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 ‘성락원’, 경산시 전수조사도 비웃나? ‘물고문 사건’ 후 학대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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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8개 단체로 구성된 ‘경산 성락원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탈시설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 경산시청 앞에서 ’성락원 거주인 학대 재발 규탄과 피해자 즉각 분리 및 지원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성락원대책위
▲지역사회 8개 단체로 구성된 ‘경산 성락원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탈시설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 경산시청 앞에서 ’성락원 거주인 학대 재발 규탄과 피해자 즉각 분리 및 지원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성락원대책위
  • ‘물고문 가해자’ 퇴사했음에도 당사자 A씨 몸엔 멍 자국 선명
  • “죄송해요” 울부짖는 영상 속 가해자는 “근무 중”
  • 전수조사 당일 장애인 B씨 입에 잔반 넣으며 “짬밥처리용” 조롱
  • 성락원대책위, 분리조치 방관한 경산시·인권위 성토 “책임져야!”

[더인디고 조성민] ‘물고문 학대’ 등 각종 인권침해가 사실로 밝혀진 장애인거주시설 ‘성락원’에서 최근까지도 학대 등이 이어지자 지역 장애인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지속적인 인권침해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방치한 경산시와 국가인권위원회에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지역사회 8개 단체로 구성된 ‘경산 성락원 인권침해 진상규명 및 탈시설 권리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성락원대책위)’는 24일 오전 10시 경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락원 거주인 학대 재발 규탄과 피해자 즉각 분리 및 지원조치를 촉구했다.

성락원대책위 관계자로부터 제보받은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학대로 의심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 사진에는 지난 5월 불거진, 소위 ‘물고문’ 학대 피해 장애인 A(17세) 씨도 포함됐다.

사진 속 A씨 얼굴에 난 멍 자국은 물고문 학대 공론화 이후 경산시가 전수조사를 결정한 6월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다리 곳곳에 난 멍 자국을 볼 때도 학대는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보에 따르면 물고문 학대 피해자 A씨는 이미 4월 다리(사진 왼쪽)뿐 아니라 전수조사가 결정된 6월에는 얼굴(사진 오른쪽)에도 멍 자국이 발견됐다. /사진=성락원대책위
▲제보에 따르면 물고문 학대 피해자 A씨는 이미 4월 다리(사진 왼쪽)뿐 아니라 전수조사가 결정된 6월에는 얼굴(사진 오른쪽)에도 멍 자국이 발견됐다. /사진=성락원대책위

당시 성락원에 근무했던 한 종사자는 A씨가 반응행동을 보이며 말을 안 듣는다며 싱크대로 끌고 가 머리를 수도꼭지를 밑으로 집어넣고 물을 트는 등 ‘물고문’ 학대를 가했다. 해당 종사자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돌연 퇴사했지만, 가혹행위 과정에서 이를 방관한 서너 명의 종사자나 성락원 측은 신고는 물론 A씨의 보호조치도 없었다.

또한 작년 12월 한 제보자가 찍은 영상에는 A씨가 화장실 안에서 연달아 비명을 내며 “죄송해요”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녹음됐다. 화장실 문이 닫힌 상태라 안에서 정확하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영상은 종사자가 A씨를 화장실로 끌고 가 폭행한 장면이며, 해당 종사자는 지금까지도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성락원에서의 인권침해 행위는 경산시가 전수조사를 한 첫날인 8월 10일에도 있었다.

박재희 420경산공투단 공동집행위원장은 더인디고와의 통화에서 “전수조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 종사자가 먹다 남은 단무지를 거주인 B씨의 입에 넣으며 ‘짬밥처리용’이라는 조롱했다”면서, “지난 5월 성락원에서의 인권침해가 외부에 알려졌고 또 시민단체와 경찰까지 대동한 외부조사 기간에도 버젓이 학대 행위 등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이곳의 학대행위는 특별한 사건이 아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인 것 같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물고문 학대 피해자 A씨를 분리조치 해달라고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요청했지만, 인권위는 ‘가해자가 퇴사했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경산시도 보호조치를 약속했음에도 당사자가 미성년이고, 중증의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를 들어 조치를 미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A씨는 미성년자라 돌볼 사람이 없는 데다 중증의 장애인이고, 갈 곳도 없고 가해자는 퇴사했으니 성락원에 남겨진 채 또다시 학대를 당하는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성락원대책위는 24일 오전 기자회견에 이후 경산시청에서 농성에 돌입(사진 왼쪽)한데 이어 일부 활동가는 인권위를 방문(사진 오른 쪽), 최근 재발사건에 대한 긴급구제 조치 시행과 인권위원장 면담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성락원대책위
▲성락원대책위는 24일 오전 기자회견에 이후 경산시청에서 농성에 돌입(사진 왼쪽)한데 이어 일부 활동가는 인권위를 방문(사진 오른 쪽), 최근 재발사건에 대한 긴급구제 조치 시행과 인권위원장 면담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성락원대책위

이에 성락원대책위는 지난 22일 인권위에 재차 긴급구제를 신청한 데 이어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피해자 긴급구제를 외면한 인권위 관계자 등은 전원 사퇴하라”고 직격했다.

또 일부 활동가들은 기자회견 후 서울 소재 장애차별조사과를 방문 해당 요구사항 전달과 인권위원장 면담 요구 등 인권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성락원대책위는 경산시에 대해서도 “피해자 즉각 분리조치와 자립지원 대책마련, 성락원 폐쇄처분 및 개인별 탈시설·자립생활 지원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경산시 측은 피해 장애인에 대한 시설전원을 제안했지만, 성락원대책위는 주거공간과 지원계획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며 경산시청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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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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