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떡볶이 강제로 먹여 20대 장애인 아들 질식사”… 유족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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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 뉴스 화면 캡처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SBS 뉴스 화면 캡처
  • 김밥 싫어한다고 센터 측에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 기도폐쇄 초기에 제대로 된 응급처치도 안 해
  • 아들의 선택권 박탈하고 굴복시킨 직원들 처벌해 달라

[더인디고 조성민] 인천의 한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 20대 장애인 장모씨에게 강제로 음식물 먹여 사망에 이른 사건이 발생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센터장과 종사자 등을 처벌해 달라는 글이 올랐다.

장씨의 부모는 24일 “중증 지적장애인 아들이 센터의 직원들에 의한 ‘강제 음식먹임 학대’로 기도폐쇄에 따른 뇌사 판정으로 사망했다”며 “아들의 장애정도와 행동패턴 및 습성을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자신들의 편의만을 위해 길들이고 굴복시키려 했던 센터 관계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청원했다.

앞서 23일 SBS 보도에 따르면 8월 6일 센터 직원이 장씨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먹이려 하자 장씨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거부했다. 심지어 다른 직원이 가세해 장씨의 어깨를 누른 상태에서 김밥을 억지로 입안에 넣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를 완강히 거부하며 옆방으로 도망친 장씨는 결국 힘없이 고꾸라지며 의식을 잃었다.

▲인천의 한 주간보호센터에서 8월 6일 점심 20대 지적장애인 장씨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강제로 먹이는 장면. 사진=SBS 보도 화면 캡처
▲인천의 한 주간보호센터에서 8월 6일 점심 20대 지적장애인 장씨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강제로 먹이는 장면. 사진=SBS 보도 화면 캡처

장씨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2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의료기록에는 장씨의 기도에서 4.5㎝ 길이의 가래떡과 김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건 당시 센터에는 식사를 돕는 종사자 2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의 청원 글에는 “아들은 매주 3회 센터에서 2시간 30분 정도 체류했다”며 “센터장에게는 아들이 집에 오면 음식을 챙겨줄 가족들이 있으니 음식을 제공할 필요가 없고, 또 먹더라도 싫어하면 먹이지 말아 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고 말했다. 또 “이후에도 센터직원들에게 아들은 김밥을 싫어한다고 누차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도 세 명의 직원이 비인격적으로 억압하고, 음식을 먹기 싫어서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다른 방으로 피해 달아나려는 아들을 계속해서 끌어다 놓고 악의적으로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장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특히, 점성이 강해 기도폐쇄 가능성이 커 집에선 가래떡 떡볶이는 먹여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센터 여직원은 4~5cm의 떡볶이를 물에 담그거나, 잘게 자지도 않은 채 연거푸 3개를 강제로 계속 밀어 넣었고, 남자직원은 아들의 아랫배를 강타하는 폭력까지 행사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모는 또 “이 과정에서 김밥과 가래떡이 기도를 막아 질식으로 의식을 잃고 축 늘어져 쓰러졌는데도 ‘하임리히법’과 같은 기도폐쇄 초기에 쓸 수 있는 응급수단은 생각지도 않고, 부적절한 응급처치로 30분 이상 뇌산소공급중단으로 아들을 사망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행위는 사고 당일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학대가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아들처럼 인간으로서의 선택권을 박탈당한 채 학대 등으로 희생되는 장애인이 나오지 않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청원했다.

▲24일 장씨의 부모가 올린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24일 장씨의 부모가 올린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24일에 시작된 청원은 하루 만인 25일 오전 3만 6천 명을 넘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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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dus4955@naver.com'
김다연
2 years ago

안타까운 일이 장애인 주간 보호 센터에서 일어났다는 게 이제 사람들이 맡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안 좋은 인식으로 인해서 인력들이 적어지는 경우가 많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 저렇게 한 센터 직원들에게 강력한 조치를 해야 되고 매달에 한 번씩 교육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