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선거법 개정’ 공감… ‘장애인 참정권’ 방안 놓고 선관위 ‘온도차’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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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가 6일 오후 2시, 발제자와 토론자들만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유뷰브(최혜영 TV)를 통해 진행됐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가 6일 오후 2시, 발제자와 토론자들만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유뷰브(최혜영 TV)를 통해 진행됐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 국회·장애인단체, 양대 선거 전 법 개정 “한목소리”
  • 개정 방향은 ‘발달장애인 참정권 구체화, 임의규정 의무화 등’
  • 선관위, “공적보조인, 읽기 쉬운 자료 등 당사자마다 의견 달라”
  • 참정권? 피선거권 보장과 전자투표 방식 전환도 제기

[더인디고 조성민]

내년 20대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의 온전한 참정권 보장이 또다시 장애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참정권은 기본권임에도 현행 공직선거법(선거법)은 장애유형에 따른 정보접근과 정당한 편의 등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을 시작으로 장애계는 온전한 보장 중심의 개정을 요구해 왔다.

특히, 중요한 양대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21대 국회 여야 의원들도 올해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장애인 단체들은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등 여야 의원 공동주최로 6일 선거법 개정법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혜영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4.7 재보궐선거 때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보물이 없었고, 시각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선거용 보조기구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심지어 엘리베이터 없는 2층 투표소도 있었다”며 “장애인 누구나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의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개정에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선거법 개정 방향에 대해 발제를 맡은 김성연 장추련 사무국장은 “2010년부터 장애인 참정권을 위한 토론회와 설명회, 기자회견 및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헌법소원 청구 등 다양한 개정 운동을 전개했지만, 제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다행히 구체적인 법안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인권위 결정례 등 참조선거권 보장 위한 종합적인 개정안 준비

김 국장은 “선거법 개정을 검토하면서 구체적인 안은 인권위의 결정례를 참조했다”면서 “특히 발달장애인 관련 규정을 처음 포함했고, 임의규정이었던 주요 권리들의 의무화, 그리고 거주시설 투표 부정 방지 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제시한 내용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보 제작과 방송광고 등에서의 쉬운 표현사용, 그리고 공적 보조인 등 투표보조지원을 통해 발달장애인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절차와 과정을 명문화 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물의 점자와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 및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와 자막제공 의무화할 것 ▲투표소는 편의시설이 있는 곳에 반드시 설치하고 ▲장애인 거주시설 내 투표 금지를 통해 지역사회 투표소를 이용하거나 선관위가 이동식 투표소 설치 및 관리 ▲글씨를 읽기 어려운 노인이나 외국인, 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그림투표용지 도입 등이 주요 골자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주요내용을 김성연 사무국장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최혜영TV 화면 캡처
▲공직선거법 개정안 주요내용을 김성연 사무국장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최혜영TV 화면 캡처

하지만 공직선거법 개정 과정과 이후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보다 촘촘한 법안 마련과 의견수렴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이날 토론회만 놓고 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법 개정에 대한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내용 자체에 대한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구체적인 개정 내용과 장애 유형별 실제 적용 방식 등은 논의 이어가야

다자토론이 이루어질 때 수어통역사를 1:1로 배치하는 것이나 제대로 된 점자공보물 제작, 시설 거주인의 지역사회 투표 지원정책, 읽기 쉬운 공보물 혹은 그림투표용지 제작방식과 제공 내용 등은 법안에 녹여 내더라도 그렇지 못할 경우 대안 등이 제시돼야 하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투표보조인(공적 보조인)에 대한 개정과 운영방식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부터 선거지침에 기존 시각 및 신체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발달장애인도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작년 4·15 총선 때부터는 선관위가 사전 아무런 공지 없이 해당 지침을 삭제하면서 투표를 못 하거나 사표가 된 사례가 발생했다.

이 문제는 인권위도가 지난 4월 9일, ‘차별’이라 결정했지만,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조항(제157조 6항)에 따라 시각과 신체장애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정당한 편의제공 등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장애인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수연 법조공익모임 나우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더라도 발달장애인 투표보조인은 공직선거관리규칙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변호사는 “UN장애인권리협약 제12조(법 앞의 평등)에 의거 장애가 있는 선거인의 의지와 선호가 존중되어야 한다”며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필요한 투표보조인의 종류와 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관리규칙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투표보조인은 본인이 지명한 사람에는 장애인 활동지원사 등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법 개정 놓고 드러난 선관위와의 온도차 커

반면 유수민 선관위 선거1과 서기관은 법 개정 과정, 특히 투표보조인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유 서기관은 “기존 장애인 단체들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발달장애인 본인의 자유로운 투표권을 중시할 것이냐 아니면 투표보조를 받을 권리를 더 중요시할 것이냐에 따라 의견이 갈렸다”면서 “실제 발달장애인이 투표소 현장 도착 시, 즉석에서 공적보조인 등이 장애의 특성을 바로 파악할 수 있을지, 반면 당사자는 낯선 보조인과 같이 기표소에 들어가는 부분은 괜찮은지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서기관은 또 “선관위가 자료를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고 있지만, 현재 제공되는 자료의 난이도에 대해 긍정과 부정적 피드백이 공존하는 만큼 이 부분도 더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나아가 인권위 결정도 발달장애인 전체가 조력을 받을 수 없어서 차별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이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라는 취지의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다음 선거부터는 발달장애인의 경우에도 투표 보조를 받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매뉴얼이나 교육 교재에 사례를 추가하고, 실제 투표 현장 관계자들의 이해가 중요한 만큼 이 부분도 함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발달장애인의 의사결정을 대신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투표 과정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적보조인’ 명칭을 법안에 포함하는 것임에도 선관위가 의사결정능력을 판단의 중심에 놓고 있다”며, “선관위가 법 개정 방향과 내용에 대해 충분한 인식을 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참정권… 피선거권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참정권의 일부인 선거권만이 아닌 피선거권도 법 개정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주현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정책국장은 “선거권 보장을 위한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정보제공과 투표행위 부분 등 선거권에만 한정되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피선거권과 선거권 모두 포괄하는 선거 참여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정책국장은 이어 “선거시스템 전반의 문제, 특히 장애인이 후보로 출마할 경우 선거운동 과정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피선거권 보장의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투표방식 중 하나로 전자투표의 도입을 전향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현재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여야 의원들도 공감하며 실제 개정발의까지 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지난 8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를 3배로 확대하고 또 접근성 바코드 의무화를 골자로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도 발달장애 등 정신적 장애를 가진 선거인도 투표 보조 2인을 동반하여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대표발의 했다.

이번 최혜영 의원을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선거법 개정안 자체는 추가 논의 과정에서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 드러난 선관위와의 의견차를 좁히면서 동시에 장애유형에 따른 구체적인 적용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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