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청각·언어장애인 스타벅스 DT 차별 용인’… 장애계 ‘행정심판’ 검토

89
▲대구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 등 대구지역 장애인단체들은 9일 오전 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등 DT 서비스 차별을 용인한 인권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사진=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
▲대구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 등 대구지역 장애인단체들은 9일 오전 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등 DT 서비스 차별을 용인한 인권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사진=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
  • 국내 1위 스타벅스에 과도한 부담 초래?
  • 비대면 시대, 장애 고려한 시스템 개선 기대 무너져

[더인디고 조성민] 청각, 언어장애인 등이 대형 프랜차이즈의 ‘드라이브스루(DT)’ 서비스 이용 시 차별을 받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했지만, 인권위가 이를 기각하자 장애인 단체들의 비판이 거세다.

대구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 등 대구지역 장애인 단체들은 9일 오전 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등 DT 서비스 차별을 용인한 인권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는 지난 4월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3주년을 맞아 지역 장애인들이 겪은 차별 사례들을 모아 차별시정기구인 인권위에 집단 진정했다. 당시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은 DT 시스템 이용에서 음성언어로 주문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권위는 진정사건 처리결과 통지문을 통해 “정당한 편의제공은 장애인이 요구하는 방식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반드시 장애인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제공해야 할 의무는 없다”면서 ”장애인이 실질적으로 재화를 향유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 편의제공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차 후에 매장에 들어가거나, 운전을 시작하기 전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해놓고 DT를 이용할 수도 있고, 또 스타벅스 측이 대구, 경산지역 26개 DT 매장에 ‘부기보드(썼다 지우기를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는 전자노트 대표 브랜드)’를 이용한 필담으로 주문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한 만큼 별도의 구제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는 “주차 후 매장 이용은 드라이브스루 환경 자체가 차별적으로 운영된다는 진정 취지와 다른 이야기이자 비대면의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운전 전 스마트폰 주문 시 불필요하게 개인정보 제공을 해야 하고, 필담 주문은 비장애인과 달리 오랜 대기시간으로 장애인에게 민원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 이어 “그마저도 스타벅스는 ‘차차하겠다’는 입장으로 설치된 곳은 현재 없다. 즉, 3가지 방식 모두 결과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비장애인과 동등한 활동에 동등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을 제약하는 환경을 인권위가 오히려 인정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김시형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은 “가뜩이나 비대면이 강조되는 시기다. 사회 곳곳 일상생활 전반의 장애인 차별이 새롭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 이번 인권위의 기각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장애인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용만 할 수 있다면 그 환경과 과정이 어떻든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냐”며 인권위의 판단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정동환(사진 왼쪽)씨가 수어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
▲정동환(사진 왼쪽)씨가 수어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

수어통역사이면서 청각장애인 당사자인 정동환씨는 “부기보드와 종이로 필담을 나누는 것이 뭐가 다르냐”며 “필담은 정당한 편의제공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씨는 “DT를 이용하는 이유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또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목적인데 필담 자체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같은 돈을 주고 제품을 구입하는 데 주문과정에서 시간이 걸려 다른 사람의 눈치 볼 수도 있다. 보드 형식이 아닌 화상수어서비스든 터치 방식이든 청각장애인들이 서비스를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차별상담네트워크는 이 같은 유사 사례의 확산을 방지하고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행정심판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 INDIGO]

관련 기사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