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대 “입학성적 조작 사건은 조직 내 만연한 장애인 차별” 인정… 2차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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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 오후 저녁 유길한 진주교대 총장이 본관 앞에서 장애계 활동가들에게 입시조작 사태에 사과하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경남장애인인권연대
▲9월 2일 오후 저녁 유길한 진주교대 총장이 본관 앞에서 장애계 활동가들에게 입시조작 사태에 사과하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경남장애인인권연대
  • 개인 일탈 아닌 교육현장 내 쌓인 장애인차별… 구조적 환경 개선과 재발방지 약속

[더인디고 조성민] 국립 진주교육대학교(진주교대)가 장애인 성적 조작 사건에 대해 2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24일 진주교대가 더인디고에 보내온 사과문에 따르면 2018학년도 장애인 특별전형에서의 차별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사과하며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진주교대는 “장애인 입학전형에서 인적 관리의 허점과 예방 시스템의 미비가 가져온 성적조작 지시사례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다시는 차별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입학업무 담당자 및 대학 구성원에게 철저한 장애인식 개선교육과 평가과정의 투명한 모니터링 도입, 그리고 교육권 보장을 위해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진주교대는 또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자 징계 등 필요한 후속조치”에 이어 “이번 사안이 교육현장에 만연해 있는 장애인 차별의 문화와 구조 속에 발생했다는 장애인 인권단체들의 뼈아픈 지적을 가슴 깊게 받아들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교원양성기관으로서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시는 이러한 장애인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 내 차별적 문화, 관행,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진주교대는 교육부 감사결과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에서 장애인 수험생을 탈락시키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지난 8월 17일 진주교대는 유길한 총장 이름으로 1차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유길한 총장은 홈페이지에 “장애인 특별전형 입시에서 입학관리팀장의 장애인 학생 성적 조작 지시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함으로써 최초 합격할 수 있는 학생이 추가 합격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장애인 특별전형 운영을 철저히 관리·감독하지 못했음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차별받은 학생과 가족에게 실망감과 상처를 드린 것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최진기 진해장애인평생학교 교장(맨 앞줄 왼쪽에서 첫 번째)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주교대와 같은 성적 조작 사건을 막고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가기 위해 함께 투쟁하자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남장애인인권연대
▲최진기 진해장애인평생학교 교장(맨 앞줄 왼쪽에서 첫 번째)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진주교대와 같은 성적 조작 사건을 막고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가기 위해 함께 투쟁하자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남장애인인권연대

하지만 경남장애인인권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지난 8월 23일부터 유길한 총장의 사퇴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며 진주교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과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 장애인단체는 “진주교대에서 발생한 성적 조작 사건은 입시부정이자 장애인차별이 지속해서 반복된 사건인데도 대학은 입학팀장의 개인적 일탈로만 치부한 채 책임회피와 사건축소로 일관하고 있다”며 “유길한 총장은 즉각 사퇴하고,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진주교대는 단체의 농성이 이어지자 9월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등 장애인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건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 차별 인정과 사과문 게재 ▲장애학생 교육권 보장 마련 및 재발방지책 수립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총장의 사퇴 문제와 관련해서는 재판 결과에 따라 책임자를 대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장애인단체들도 11일간의 농성을 풀었다.

다음은 진주교대의 2차 사과문 전문이다.

사 과 문

장애인 입학전형에서의 차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2018학년도 장애인 특별전형 입시에서 입학관리팀장의 부당한 장애인 학생 성적 조작이 있었습니다. 또한 교육부 감사과정을 통하여 2017, 2019학년도에도 입학관리팀장의 추가적인 성적 조작 의심 사례가 발견되어 경찰 수사 의뢰된 상황까지 발생하였습니다. 진주교육대학교는 이러한 차별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재발방지대책을 철저히 마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진주교육대학교는 장애인 입학전형에서 인적관리의 허점과 예방 시스템의 미비가 가져온 성적조작 지시사례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 다시는 이러한 차별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입학업무 담당자 및 대학 구성원들에 대한 철저한 장애인식 개선교육과 평가과정에 대한 투명한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입학전형 전반에 대한 절차와 제도를 보완하여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장애학생 성적조작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자 징계 등 필요한 후속조치를 하겠습니다.

장애인 차별의 문화, 관행, 환경을 반성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이번 사안이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현장에 만연해 있는 장애인 차별의 문화와 구조 속에 발생했다는 장애인 인권단체들의 뼈아픈 지적들을 가슴 깊게 받아들입니다. 진주교육대학교는 국립대학 및 교원양성기관으로서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시는 이러한 장애인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 내 차별적 문화, 관행,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장애인 인권단체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담아내어 장애학생들의 교육권이 보장되는 차별 없는 교육문화와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2021년 9월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유길한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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