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집회 막고자 출근시간 엘리베이터 세워… “장애 이용한 악의적 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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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이 혜화역 승장장에서 이동권 투쟁을 위해 선전전을 전개한다고 하자, 서울교통공사와 혜화역은 이를 막기 위해 6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약 1시간 30분 가량 2번 출구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았다. /사진=박경석 대표 페이스북
▲전장연이 혜화역 승강장에서 이동권 투쟁을 위한 선전전을 전개한다고 하자, 서울교통공사와 혜화역은 이를 막기 위해 6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약 1시간 30분 가량 2번 출구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았다. /사진=박경석 대표 페이스북
  • 교통공사 “경찰 측과 논의해 결정” 해명
  • 전장연 “장애이용 접근 배제… 경악”
  • 교통약자법 연내 개정 촉구… 지하철 선전전 돌입
  •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특별교통수단 지역간 차별 철폐”

[더인디고 조성민]

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 단체의 집회를 봉쇄하기 위해 6일 출근 시간 때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엘리베이터를 약 1시간 30분 동안 막는 일이 벌어져 장애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앞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연내 개정을 위해 매일 아침 8시, 혜화역 승강장(서울역 방면)에서 지하철 출근 선전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혜화역 2번 출구(마로니에 공원 방향) 엘리베이터로 진입하는 경사로 입구에 ‘금일 예정된 장애인단체의 불법시위(휠체어 승하차)로 인하여 엘리베이터 운행을 일시 중지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위험 출입금지’가 쓰인 테이프로 출입 자체를 봉쇄했다.

이에 대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더인디고와의 통화에서 “한마디로 경악스럽다”며 “치졸하게도 장애의 특성을 이용해 편의시설을 막은 서울교통공사와 혜화역장의 태도에 대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표는 결국 한성대입구역까지 이동해서 다시 혜화역 승강장에 도착, 선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

▲6일 오전 8시 경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교통약자법 연내 개정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형숙 서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하라’ ‘특별교통수단 중앙정부가 지원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6일 오전 8시 경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교통약자법 연내 개정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형숙 서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하라’ ‘특별교통수단 중앙정부가 지원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경찰 측에 시설물 보호와 지원요청을 했고, 오전 출근 시간을 고려해 경찰 측과 논의를 통해 오전 7시 30분부터 선전전이 끝나는 오전 9시까지 막은 것”이라며 “다만, 맞은 편 3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는 출입에 문제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또 막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2001년 1월 22일, 오이도역 장애인 노부부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촉발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올해로 20년을 맞이했다.

전장연은 저상버스, 장애인콜택시 도입,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버스와 지하철 선로를 점거하고, 2014년 설 명절부터는 ‘장애인도 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를 외치며 휠체어 탑승 가능 시외·고속 버스 도입을 매년 촉구했고, 그 결과 2005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교통약자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해당 법에 명시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5개년 계획’에 명시된 목표를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 한 차례도 지키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1차 계획에서는 2011년까지 저상버스를 31.5%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 보급률은 12%에 그쳤다. 또 제3차 계획에서는 2021년까지 저상버스를 42.1%(15,178대)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2020년 9월 기준, 실 보급률은 28.4%(9,791대) 수준이다. 1차 계획 당시 목표보다 3%나 낮은 수치이며,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30% 미만의 미비한 도입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전장연은 “실제 저상버스 도입률이 저조한 원인은 관련 법상 저상버스 의무 조항이 없어 지자체 및 운수 사업체의 재량에 맡겨져 있고, 장애인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의 공공 운영에도 여러 법률적 사각지대가 존재해, 현행 교통약자법의 실효성이 매우 저조하다”고 진단한 데 이어 올 한해 전국의 모든 지역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입법운동을 전개해 왔다.

문제는 현재 국회에 관련 법률 개정안이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저상버스 및 일반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 내용이 삽입된 교통약자법 일부개정안이 여전히 소관위심사 상태로 계류돼 있다. 또한 특별교통수단의 경우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역 간 이동 차별철폐’를 목표로 관련 법을 발의했지만, 역시 소관위 접수 상태다.

관련해 전장연은 이 같은 두 개의 개정안이 연내 통과할 때까지 6일부터 매일 아침 8시, 혜화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출근 선전전을 전개한다.

▲혜화역(서울역 방향) 승강장 벽에 부탁된 선전물.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혜화역(서울역 방향) 승강장 벽에 부탁된 선전물.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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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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