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혜화역 엘리베이터 원천 봉쇄 “경악”… 인권위에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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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혜화역 엘리베이터를 막아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서울교통공사와 서울경찰청 등 관련 기관장을 대상으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9일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혜화역 엘리베이터를 막아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서울교통공사와 서울경찰청 등 관련 기관장을 대상으로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과잉금지원칙과 국가배상법 위배
  • 서울교통공사 책임자 공식 사과 촉구
  • “국회, 교통약자법 개정 논의조차 안 해”… 비판 직면

[더인디고 조성민]

서울교통공사가 장애인 단체의 집회를 막기 위해 혜화역 엘리베이터를 봉쇄한 것을 두고 비판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 사건의 피해자인 장애인 당사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9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혜화역 운영 책임과 관리를 맡은 서울교통공사장과 혜화역장, 그리고 이번 엘리베이터 봉쇄에 협조한 서울경찰청장, 종로경찰서정 및 혜화경찰서장을 상대로 인권침해 진정서를 인권위에 접수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9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서울교통공사의 엘리베이터 봉쇄 조치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책임자 사과, 관련자들의 장애인 인권교육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9일 오전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일 서울교통공사의 엘리베이터 봉쇄 조치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책임자 사과, 관련자들의 장애인 인권교육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진정인은 엘리베이터 폐쇄로 이동권을 침해받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이규식 서울장차연 상임대표 등 수동 또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당사자 3인이다.

이들은 9일 오전 8시에도 서울역 방향 혜화역 승강장에 집결,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 촉구 출근 선전전을 진행했다. 인권위 진정접수를 위해 충무로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사진 왼쪽) 등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이 9일 오전 8시, 혜화역 승강장에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연내 개정을 촉구하는 지하철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사진 왼쪽) 등 장애인운동단체 활동가들이 9일 오전 8시, 혜화역 승강장에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연내 개정을 촉구하는 지하철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6일 전장연이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연내 개정 촉구를 위한 출근길 선전전을 예고하자 이를 불법시위로 간주,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막았다.

엘리베이터 입구를 막은 시간은 집회가 예고된 오전 8시를 전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1시간 30가량이다. 당일 오전 서울교통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더인디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찰 측에 시설물 보호와 지원요청을 했고, 오전 (시민들의) 출근 시간을 고려해 경찰 측과 논의해서 막은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에 박경석 대표는 9일 기자회견에서 “지하철 선전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여, 게시물 부착 시점에 이를 불법시위로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특히, 서울교통공사의 일방적인 조치는 ‘헌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반하는 위법하고 장애차별적인 사안이자 ‘국가배상법’ 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고의적이고 일방적인 행정처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대표는 또한 “일방적인 지하철 엘리베이터 봉쇄 조처를 한 서울교통공사뿐 아니라 일방적인 지하철 엘리베이터 봉쇄 조치에 공모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을 피진정 대상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진정인들은 △엘리베이터 봉쇄 조치에 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책임자의 공식적인 사과문 게시 및 대면사과 △관련자들의 장애인 인권교육 등을 촉구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논란이 거세지자 사건 발생 다음날인 7일 오후 8시, 트위터를 통해 “앞으로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 교통약자들이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엘리베이터의 운행 정지는 최대한 지양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서울교통공사는 7일 저녁 8시, 서울교통사 트위터를 통해 혜화역 엘리베이터를 막은 것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튀위터 캡처
▲서울교통공사는 7일 저녁 8시, 서울교통사 트위터를 통해 혜화역 엘리베이터를 막은 것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튀위터 캡처

하지만 “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다수의 시민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는 지하철을 이용한 시위는 자제해 달라.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등 정작 당일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었던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겐 겐 사과한마디 없었다.

한 장애인단체 활동가는 해당 글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장애인을 시민으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장애시민과 비장애시민으로 구분하고, 갈라놓고 있다”며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 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한편 시내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와 특별교통수단 지역 간 차별철폐를 위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이 올해 상정됐다.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오늘 9일까지 해당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 법안 소위에서는 논의조차 없자 장애계의 거센 저항이 예고된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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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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