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면 채우기 위해 없는 내용도 표기
- ‘대통령’을 ‘대통력’… 오타 수두룩
- PC에서 인식되지 않는 USB도 발견
- 선거공보 품질 전수조사… 비용 보존 제한해야!
[더인디고 THE INDIGO]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시각장애인 유권자의 주소지로 배송된 선거공보물이 오류투성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련)는 7일 20대 대선 선거공보를 전수 검수한 결과, 동일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개정 취지는 사라지고 일부 인쇄 사업자들의 돈벌이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은 대선 후보자는 ‘점자형 선거공보’를 ‘책자형 선거공보’ 면수의 2배 이내인 최대 32면까지 작성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제11항은 후보자가 책자형 선거공보의 내용을 음성·점자 등으로 출력되는 디지털 파일로 전환한 저장매체를 제출하는 경우 관할 선관위는 선거공보와 함께 발송하도록 했다.
하지만 한시련에 따르면 일부 인쇄업자들은 32면을 맞추기 위해 책자형에는 없는 내용을 기재하거나 임의로 문단을 나누기도 했다. 또 내용이 책자형 선거공보보다 축소 또는 오타 및 점자 규정에 맞지 않는 내용도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동봉된 저장매체(USB)의 경우 PC 등에서 인식되지 않거나 인식되더라도 저장된 파일을 불러오지 못하는 문제들도 발견됐다.
앞서 지난 3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시각장애인 선거공보 제출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모든 형태의 선거공보를 제대로 제출한 후보는 14명 중 단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져 법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제기된 바 있다.
취재 결과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모든 형태의 선거공보를 제출했지만, USB 표면에 점자를 표기하지 않았다. 시각장애인 유권자가 받아 보면 어느 후보의 저장매체인지 알 수 없는 선거공보가 된 셈이다.
이에 한시련은 비판 성명을 내고 “품질이 불량한 ‘점자형 선거공보’가 제작되는 과정에는 수익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기획사들과 일부 점자인쇄업자들의 농간이 가미된 것”이라면서, “‘점자형 선거공보’가 굳이 32면이 아니어도 됨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책자형 선거공보’에 없는 내용을 추가해 면수를 늘리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시련은 문제해결 방안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점자형 선거공보’의 품질 전수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선거비용보전을 제한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후보자들도 공인된 ‘점자출판시설’에서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한시련은 20대 대선에 출마한 14명의 후보의 시각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선거공보를 검수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검수 자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선거공보에는 특별한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윤석열, 심상정 후보의 경우 책자형에 있는 내용이 점자형에는 없거나 특히, 심 후보의 선거공보는 책자형에 없는 내용이 점자형 선거공보에 포함되기도 했다. 또 일부 후보의 선거공보를 점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을 ‘대통력’으로 비장애인을 ‘비장인’으로 표기하기도 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__________________
[관련 기사]
제20대 대선, 시각장애인 선거공보물 접근성 여전히 ‘미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