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디고 조성민]
미국의 장애운동가 주디스 휴먼(Judith Heumann)의 자서전 ‘나는, 휴먼’이 18일 출간됐다.
저자 주디스 휴먼은 1970년대 미국 장애인 시민권의 근간이 된 재활법 504조 시행령 투쟁부터 1990년 미국장애인법(ADA) 제정에 이르기까지 소송과 시위, 조직과 점거를 불사하며 최전선에서 싸운 ‘장애 운동가’이다. 클린턴·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장애인의 권리를 법과 제도를 통해 실현하려 한 ‘장애 권리 행정가’이다. 또 투쟁 현장뿐 아니라 일상 업무 공간에서도 겹겹의 차별과 배제를 돌파해나가야 했던 ‘여성’이자 유대인 ‘이민자 가정’ 출신이기도 하다.
주디스 휴먼은
주디스 휴먼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인한 사지마비 장애인이다. 1947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는 청소년 시절 학교와 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하며 장애 정체성을 인식했다고 한다. 1970년에는 장애를 이유로 교사 면허를 불허한 뉴욕시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통해 교사가 됐고, 이를 계기로 장애인이 주체가 된 장애 시민운동에 나섰다.
그는 세계 최초인 버클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며 자립생활운동에도 뛰어들었다. 100여 명의 장애인 동료들과 샌프란시스코 연방 정부 건물을 24일간 점거한 결과 1977년 보건교육복지부 장관의 ‘재활법 504조’ 시행령 서명을 끌어냈다. 504조는 미 연방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기관들이 장애시민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지만, 미 행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시행 규정을 거부했다. 수년째 이어진 투쟁의 성과는 점거 농성으로 매듭되면서, 미국 장애시민권 운동 역사의 이정표를 남겼다.
이후 그는 1980년, 에드 로버츠와 조앤 리언 등과 세계장애인기구(https://wid.org/)를 설립하고, 1990년 미국장애인법이 제정되기까지 투쟁의 최전선에 선다.
또한 1993~2001년까지는 클린턴 행정부의 특수교육 및 재활 서비스국 차관보로, 2002~2006년에는 세계은행 최초의 장애와 개발 자문위원으로, 2010~2017년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국제 장애인 인권에 관한 특별 보좌관으로 일하며 세계 장애 운동의 리더로 활약했다.

나는, 휴먼
이 책은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어린 시절부터 사회의 모든 영역에 장애인의 자리를 만들고, 소외된 이들의 시민권이 보호받는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휴먼의 일대기를 그 자신의 말로 정리한 자서전이다.
또한 오늘의 우리가 다른 장애에 관한 인식, 시민의 권리와 평등에 관한 생각들이 긴 시간에 걸쳐 수많은 사람이 저항하고 연대하고 협력한 결과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자, 공고한 차별과 배제의 벽을 결국엔 시민의 힘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증언이기도 하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을 회고하며 “나는 내가 되고자 했던 그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남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던 아이가 부당한 사회에 맞서며 스스로 시민이 되고, 마침내 자기 자신으로 살게 된 이야기는 오늘도 거리에 선 장애 운동가, 당사자들의 투쟁이 향하는 곳을 짐작게 한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으로, 내 목소리를 내며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사는 것이다.
이 책은 주디스 휴먼·크리스틴 조이너가 썼으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했던 김채원, 문영민 씨가 우리말로 번역, 출판사 사계절이 펴냈다.
출간 과정에서 미국의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과 페미니스트 사회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비롯해 국내에선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그리고 박찬오 서울장애인자립생할센터 소장이 추천의 글을 남겼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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