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이동권 약속, 연이은 파기에 ‘문건’까지… 지하철 시위 ‘격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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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1일 오전 9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장애인 이동권 증진 관련 두 차례의 서울시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사과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사진=전장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1일 오전 9시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장애인 이동권 증진 관련 두 차례의 서울시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사과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사진=전장연
  • 서울시 약속 미이행 “吳 시장, 사과 먼저”
  • 25년까지 E/V 100% 설치? 까치산역은 설계비 미반영
  • “언론공작 문건… 공사와 시, 국가책임”

[더인디고 조성민]

지하철 시위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 투쟁이 서울교통공사의 부정적 여론 조성을 위해 만든 문건으로 인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서울장차연)는 오늘(21일) 오전에도 4호선 혜화역을 출발, 2호선 시청역까지 ‘지하철 선전전’에 이어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하철 선전전은 오늘로 71일 차다.

이들 단체는 서울시가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하겠다며, 2002년(이명박 전 시장)과 2015년(박원순 전 시장) 두 차례나 약속하고도 전혀 이행하지 않는 것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식 사과가 있어야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지난 2월 서울시가 2025년까지 교통편의 증진을 위한 ‘대중교통 이용 환경 개선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예산 반영 등 이행 의지가 부족한 것을 확인했다며 완전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거듭 촉구했다.

■ 21년 간 이동권 투쟁에서 서울시, 두 번의 약속과 파기… 이번엔 잘 지킬까?

앞서 오이도역(2001)과 발산역(2002)에서 리프트 추락 참사가 이어졌다. 2002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서울시 장애인이동권보장 종합대책’을 통해 2004년까지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 100% 설치와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 등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첫 번째 파기다.

박원순 전 시장도 2015년 12월 3일 ‘서울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선언’에서 △2022년까지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100% 설치 △2025년까지 저상버스 100% 도입 △2017년까지 마을 저상버스 도입방안 마련 △승강장과 열차 간 바퀴 빠짐 방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두 번째 파기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월 지하철 1~8호선 275개 전 역사에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마치고 ‘1역 1동선’을 확보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월 지하철 1~8호선 275개 전 역사에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마치고 ‘1역 1동선’을 확보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진=서울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1~8호선 역사의 1역사 1동선 확보율은 93.6%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사가 21개에 달한다. 공사는 지난 1월 이를 2024년까지 100% 달성하겠다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월 서울시는 이를 2025까지 미뤘다. 대신 시는 전 노선의 시내버스를 100% 저상버스에 이어 마을버스도 73개 노선 235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조차도 제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다.

▲박미주 서울장차연 사무국장이 현재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21개 역사에 대한 설계용역과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박미주 서울장차연 사무국장이 현재 서울시가 진행하고 있는 21개 역사에 대한 설계용역과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서울시와 협의 과정에 참여하는 박미주 서울장차연 사무국장은 “지난해 21개 역사 중 설계용역이 반영되지 않은 3개 역사(2호선 신설동 , 5호선 까치산, 6호선 대흥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더니, 올해 2개역만 반영한 채 까치산역은 또 제외했다”면서, “시는 설계를 하더라도 공사예산 편성이 어렵다는 식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사무국장은 이어 “서울시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려면 추경이라도 해서 설계비와 공사비를 반영해야 가능한 일”이라며 오 시장의 의지를 촉구했다.

지하철 시위 갈라치기, 불신 더 키워서울시·중앙정부 책임 핵심

여기에 최근 서울교통공사 홍보실에서 제작한 문건(사회적 약자와의 여론전 맞서기)도 시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우는 모양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는 이동권 운동을 주도하는 전장연과의 협력과 소통을 도모하는 방식이 아닌, 오히려 ‘적’으로 간주했다. 실제 지하철 시위에서의 약점을 발견해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며 악의적 여론전을 펼친 정황까지 드러난 데다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당분간 교통공사 사장의 사퇴와 서울시장의 사과 요구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시위 대응 과정에서 자신들의 치명적 약점으로 ▲법적 근거(교통약자법 등) ▲지하철 사고 ▲엘리베이터 100% 약속 등 서울시의 공식적인 선언을 꼽았다. 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치명적 약점이 아닌, 그 선언이 이행되지 않음으로 인해 장애인이 죽어갔던 매우 치명적인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건 사태는 직원 개인 아닌 서울교통공사 사장과 서울시장에 책임이 있는 것이자, 국가권력에 있다”며 “윤석열 당선자도 이 문제를 모를 일 없는 만큼 낼 오전에도 지하철을 타고 인수위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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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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